소상공인 손실보상금 고스란히 임대료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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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소상공인 소상공인 손실보상금 고스란히 임대료로 간다 임대료 부담 클수록 연체규모 큰 것으로 조사돼…관련 법안 처리 촉구

기사입력2021-10-27 15:12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중소상인·자영업자·시민사회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임대료분담 필요성을 공론화하고 임대료분담법, 강제퇴거금지법 등의 처리를 촉구하는 ‘코로나19 임대료를 멈춰라’ 캠페인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임대료 부담이 심각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와 전국실내체육시설비대위,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등 중소상인·자영업자·실내체육시설단체들이 27일 발표한 소상공인·자영업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절반(50.7%)이 임대료를 연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개월 이상 임대료를 연체해 언제든 계약해지를 당할 수 있는 업체도 네 곳 중 한 곳(25.8%)에 달했다.

이번 조사는 10월18일부터 1주일간 중소상인·자영업자·실내체육시설 사업주 79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실내체육시설이 61.8%로 가장 많았고, 식당·카페(28.3%), 노래연습장(5.1%), 독서실·스터디카페(3.3%), 기타업종(1.5%) 순이었다. 사업장 위치는 3단계 이상의 강화된 집합금지 및 제한조치가 시행된 수도권이 74.4%로 가장 많았다.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영업시간 제한을 직접 받았다는 응답은 전체의 61.1%였다. 영업시간 제한조치는 없었지만 테이블 거리 및 입장인원 제한, 샤워실 등 일부시설 폐쇄 등으로 인해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는 응답도 34.1%에 이른다. 전면적인 집합금지 조치를 받은 업체는 4.0%에 그쳤는데, 조사단체들은 “응답자 중 대표적인 집합금지 업종인 유흥업종의 응답률(0.1%)이 낮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했다.

◇임대료 부담 클수록 연체규모도 커=응답한 자영업자들의 월 임대료 평균은 약 600만원으로 조사됐다. 서울지역의 경우 약 784만원으로 전국 평균보다 약 25% 가량 높았다.

임대료 부담이 클수록 임대료 연체규모도 큰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의 절반 규모인 연체 소상공인들이 부담하는 월 평균 임대료는 약 700만원에 달했다. 임대료 연체가 없는 업체(약 400만원)들에 비해 43% 높은 수준이었다. 또한 임대료 연체기간이 길수록 월 임대료 부담이 높으며 3개월 이상 임대료를 연체한 업체의 경우 월 평균 임대료가 약 891만원에 달했다.

임대료를 연체한 자영업자 중 50.1%는 손실보상을 아예 받지 못하거나 1000만원 미만의 보상금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단체들은 “절반이 넘는 자영업자들이 받는 손실보상액이 한달치 임대료 수준이거나 그보다 조금 더 많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조사결과, 손실보상 예상금액이 클수록 월 임대료 수준도 높다는 특징도 확인됐다. 조사단체들은 “임대료 등 고정비용이 클수록 더 큰 손해가 발생하는 것은 물론, 이번 손실보상 금액을 계산하는 과정에서 매출 대비 임대료 비중이 클수록 더 높은 손실보상을 받게 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기존의 재난지원금, 희망회복자금 등이 고정비에 대한 별도의 지원이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임대료나 인건비 비중을 보상범위에 포함시킨 것은 진일보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손실보상금 수준이 충분하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료 연체 업체별 손실보상금 규모 조사결과, 전혀 받지 못한다는 응답이 23.7%였고, 1000만원 미만 예상이란 응답도 26.4%에 달했다. 임대료 연체 평균치인 700만원이 고스란히 연체한 임대료 납부에 들어갈 수도 있다는 의미다.

참여연대 김남주 변호사는 “자영업자 4명 중 1명은 이번에 받는 손실보상금을 고스란히 연체된 임대료를 내는데 써야하고, 약 2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전체 손실보상 예산의 절반 가량이 임대료 명목으로 건물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조사단체들은 이미 국회에 ▲임대료 분담 ▲임대료 유예 ▲강제퇴거금지 ▲즉시해지허용 등 많은 법안이 발의돼 있는 만큼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반드시 이 법안들이 처리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