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MCA CPTPP 지식재산 강화, 국내법 점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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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특허변리 USMCA CPTPP 지식재산 강화, 국내법 점검을 “다자무역협정에 대비해 부정경쟁방지법 등 정비 논의해야”

기사입력2021-12-30 09:53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영업비밀은 지식재산 가운데 아직까지 국제적인 보호체계가 미비한 몇 안 되는 분야 중 하나로 꼽히는데, 최근 영업비밀의 국제적 규범화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글로벌 통상규범에서의 영업비밀 보호 정책에 맞게 우리 법체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국지식재산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글로벌 신통상규범 영업비밀 관련 주요 조항 검토 및 우리법에의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 US-Mexico-Canada Agreement)’ 그리고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동반자 협정(CPTPP, Comprehensive and Progressive Trans-Pacific Partnership)’과 비교했을 때 우리 법에서는 영업비밀 보호에 한계가 있거나 명료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향후에 있을 양자 또는 다자간 무역협상에 대비해 법개정 등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영업비밀의 국제적인 규범화 논의=영국 지식재산청에 따르면 미국, 영국 등 주요 선진국들의 영업비밀 유출에 따른 피해규모는 각국 GDP의 1~3%를 차지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영업비밀 유출에 따른 피해규모가 연간 최대 58조원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지식재산 확보가 장래 국가의 존립을 좌우할 척도로 여겨지고, 국가경쟁력에서의 그 중요성이 점차 확고해짐에 따라 최근 다자간 자유무역협정(Multilateral Free Trade Agreement)에서는 영업비밀의 국제적인 규범화가 논의되고 있다.

USMCA, CPTPP 등 다자간 협정에서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기술의 발전에 따른 인터넷 등 전자적 지식재산 형태를 보다 강력하게 보호하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영업비밀을 비롯한 지식재산권 보호에 대한 국제적인 논의도 구체화되고 있는 것이다.

◇강력한 집행조항이 담긴 USMCA=USMCA는 기존 NAFTA에 없었던 ▲제19장 디지털 무역 ▲제22장 국유기업 ▲제24장 환경 ▲제23장 노동 ▲제33장 거시경제 정책과 환율 등의 조항을 신설하고 원산지, 금융서비스, 지식재산권 등의 내용들을 강화했다.

특히 지식재산권, 디지털 무역 등에서 미국의 요구가 적극적으로 반영돼 채택됐다. 수준 높은 의약품 지식재산권 조항이 도입됐고 특허, 상표, 영업비밀, 저작권 등의 보호도 전반적으로 강화됐다.

보고서는 USMCA는 포괄적인 국경조치, 상업적 규모의 위조 및 불법 복제품에 대한 집행, 영화 도촬 및 위성케이블 신호 절도 행위에 대한 민형사상 처벌, 영업비밀 탈취에 대한 광범위한 보호, 의약품 지식재산권과 관련해 신약 특허에 대한 높은 수준의 보호조치 등 강력한 지식재산권 집행 조항을 모두 담은 첫 번째 무역협정이라고 설명했다.

◇지식재산 보호에 의지 강한 CPTPP=CPTPP는 2017년 미국이 TPP를 탈퇴한 이후 2018년 발표한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이다. 세계 경제의 13%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의 다자간 무역협정이다. 세계 인구 비중으로는 6.9%(5억명), 세계 GDP 비중으로 13.5%(10조2000억 달러), 세계 무역 비중으로는 15%(4조8000억 달러)를 차지한다. 우리나라와의 무역비중은 2588억 달러로 전체에서 24.6%를 차지한다.

CPTPP는 높은 수준의 시장개방을 추구하며 전자상거래, 자유로운 정보 이동 등 최신 경향을 반영하고 있으며 노동, 환경, 국영기업 등 새로운 통상이슈를 담고 있다.

특히 지식재산 관련 조항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며, 지식재산 보호에 강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USMCA·CPTPP와 국내법 점검 필요=보고서는 향후 미국은 다른 나라와의 신규 FTA 내지는 FTA의 재협상이 있을 경우, 지식재산 보호수준이 가장 강력한 것으로 평가되는 USMCA 협정문을 기초로 협상을 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에 대비하기 위해 USMCA에서 규정하고 있는 내용의 함의를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CPTPP의 경우 우리나라가 향후 가입을 할 수 있는 대표적인 다자협정이며,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가입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양 협정에서 다루는 국내이행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USMCA 협정은 민사집행과 증거보존을 위한 잠정조치와 관련해 우리 부정경쟁방지법과 달리 영업비밀 보호가 유용되지 않도록 규정돼 있다. 우리 법에서도 영업비밀 권리 보유자가 영업비밀이 공개된다는 우려없이 재판에 임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CPTPP 협정에서 외국법인 등에 의한 영업비밀 침해에 대해 가중처벌을 하고 있는 반면, 우리 법은 단순히 국외범에 대한 처벌에 머물러 있다. 따라서 처벌 강화 등이 필요하다.

또, 현행 부정경쟁방지법에는 정부관료의 영업비밀 공개 금지 조항이 존재하지 않는다. USMCA에서는 당사국의 정부관료가 공무범위 외에 권한 없는 영업비밀의 무단공개 및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정부차원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영업비밀의 침해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규정으로 우리 법상 공무상누설죄는 동 규정과 보호의 취지가 다르다. 이 부분도 향후 FTA 협상에 대비해서 논의가 필요하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한국지식재산연구원 곽현 박사는 “CPTPP와 USMCA 등 다자무역협정은 협상 개시부터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상당한 정보력을 기울인 것으로, 이는 향후 미국이 체결할 FTA 협상에 반영하거나 기준점으로 작용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향후 CPTPP 등 협상에 대비하기 위해서 부정경쟁방지법을 비롯한 우리 법 정비를 위한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