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벤처 창업·자금 지원 한정…판로지원 필요

프린트

Live 중기 ㅣ 지금 중기에선 소셜벤처 창업·자금 지원 한정…판로지원 필요 정책지원 불충분…공공구매제도에 소셜벤처 포함해 활성화해야

기사입력2022-04-14 18:39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기술성과 혁신성을 보유하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 ‘소셜벤처’에 대한 정책지원이 그동안 충분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창업과 자금에 한정된 지원을 넘어 성장단계별로 맞춤형 지원책을 개발하고, 시민사회·최종 사용주체와의 공동가치 창출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소셜벤처의 혁신능력 향상을 위한 정책과제’ 보고서를 보면, 소셜벤처가 양적으로 성장하며 취약계층 고용에 기여하는 등 혁신적인 방식으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주체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정책지원은 충분한 조명을 받지 못했다며, 소셜벤처의 사회·기술혁신 능력 향상을 통한 소셜벤처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회문제 해결…소셜벤처 양적 성장=소셜벤처가 지속가능한 사회기술시스템 전환과 사회문제 해결의 중요한 주체로 등장하면서, 중소벤처기업부는 소셜벤처의 사회적 가치를 스스로 측정하고 공시할 수 있는 ‘사회적 가치 측정 방안’을 지난해 최초로 시범 도입하는 등 소셜벤처의 혁신성과 사회적 가치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중기부에 따르면, 2019년 8월 소셜벤처는 998개사였지만, 지난해 8월에는 2031개로 크게 증가했다. 소셜벤처의 정규직 근로자 비중은 93.4%로 일반기업 63.7%, 사회적기업 72%에 비해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또 소셜벤처 684개사는 고령자, 장애인 등 취약계층 7882명을 고용해 취약계층 고용에도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셜벤처의 주요 사업모델은 ▲취약계층 고용촉진(30.8%)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제품서비스 제공(26.6%) ▲취약계층을 위한 플랫폼 운영(13.2%) 순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창업·자금지원 한정…판로 지원 필요=보고서는 중소기업과 사회적기업의 경우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 등 일련의 지원사업을 통해 구매 및 시장 창출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소셜벤처의 경우 인증시험, 공공구매, 판로개척에 대한 지원이 미흡하다고 분석했다.

소셜벤처의 지원정책이 주로 소셜벤처 경연대회, 소셜벤처 동아리 지원,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등과 같은 창업지원이나 임팩트투자 조성, 소셜벤처 맞춤형 금융확대 등의 자금지원에 한정돼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그동안 창업과 자금지원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던 소셜벤처 지원을 성장 및 유형에 맞춰 지원정책을 다양화하고 고도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우선, 사회적 가치와 혁신성을 동시에 지향하는 소셜벤처의 특성에 부합되는 정부 R&D프로그램을 구성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기부에 따르면, 소셜벤처의 2/3 이상을 기술기반 업종이 차지하고 있는데, 소셜벤처가 주관기관이 되거나 소셜벤처 전용의 연구개발 사업을 구성운영하고, R&D는 물론 시험실증, 법제도 개선, 시장창출까지 고려한 지원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민관 협업…경제적·사회적 가치 추구=보고서는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소셜벤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관계부처 합동은 물론 적극적인 민관 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공부문의 뉴딜정책과 같은 지속가능한 사회기술시스템 전환 프로그램, 기업 차원의 CSR·ESG 운동, 시민사회 영역의 사회혁신운동과도 연계해 나갈 필요가 있다.

보고서는 현재 다양한 정책결정 과정에 소셜벤처의 참여가 저조하기 때문에 이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우선적으로 사회문제 해결형 R&D 관련 기획과정과 위원회에 소셜벤처의 참여를 확대하고 의견청취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셜벤처가 개발한 제품과 서비스가 활용·확산되기 위해서는 혁신시제품 테스트베드와 공공구매, 법제도 개선 등 사회기술시스템 전환에 대한 적극적인 개선 노력도 요구된다.

현재 소셜벤처는 사회적기업과 달리 공공구매 지원제도가 없으며, 정부 및 민간에서 주최하는 소셜벤처 경연대회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지원받고 있다. 따라서 공공구매지원 제도에 소셜벤처도 포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판단이다.

이와함께 소셜벤처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개별적·파편적 지원이 아닌 공통의 문제를 중심으로 통합적인 지원방안을 강구하고, 관련 주체 간의 연계를 강화하기 위해 당사자 중간조직을 활성화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보고서는 시민사회 및 최종 사용주체와의 공동창출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소셜벤처의 경우 일반대중, 고령자,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많은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혁신 노력은 미흡한 실정이다. 보고서는 당사자·수요자·사용자·소비자 등 문제해결의 주체이자 대상으로서 각 주체에 대한 새로운 인식 전환과 능동적·적극적인 주체로서의 역할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참여와 민-산-학-연-관의 협력에 기반을 둔 혁신방법론으로 리빙랩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 된다. 보고서는 소셜벤처 자체적으로 리빙랩 활동을 진행하거나, 중앙정부·지자체, 중간지원조직, 대학 등에서 진행하고 있는 리빙랩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적 거버넌스 주체로 성장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