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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사설
열번 넘는 정부 민생물가대책에도 못잡고 있다
“한가위만 같아라” 말할 수 없는 무서운 물가가 민생을 옥죈다
- 기사입력2022-09-09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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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은, 1년 중 가장 풍족한 추석의 정취를 나타내는 말이다. 하지만 올해만큼은 이 말을 나누기가 힘들다. 어느 때보다 무서운 물가가 민생을 옥죄고 있기 때문이다.물가폭등에 정부가 대응책을 마련했지만 역부족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9월 초 서울지역 90개 시장 및 유통업체에서 제수용품 24품목을 조사한 결과, 추석 1주 전 가격은 지난해 같은 조사에 비해서는 8.5%나 올랐다. 총 24개 품목 중 20개는 지난해보다 평균 16.0%나 상승했다.추석을 앞두고 정부가 각종 대책을 내놓았지만, 소비자단체의 조사에서 그 효과를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앞서 정부는 추석 물가부담 경감을 위해 20대 성수품 공급계획을 역대 최대규모인 23만톤으로 늘렸으며, 9월초 성수품 장보기 집중에 대비해 8월말까지 누적 16.7만톤을 선제적으로 공급해 당초 계획보다 105%를 공급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배추·무, 양파·마늘, 감자 등 지난해보다 가격이 크게 오른 품목에 대해서는 정부 비축물량을 활용해 추석 직전까지 약 4000톤 규모의 공급을 추가 확대한다는 계획이었다.하지만 추석 1주 전의 제수용품 구입 평균가격은 3주 전에 비해 1.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석 3주 전에 비해 1주 전 가격이 떨어진 품목으로는 채소·임산물(-3.7%), 가공식품(-1.3%), 축산물(-0.6%) 등이 있었다. 하지만 과일류(4.4%), 기타 식품(5.6%), 수산물(27.0%) 등의 상승 폭이 더 컸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7일 밤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을 찾아 채소, 과일 등 추석 성수품의 수급상황을 점검했다. <사진=뉴시스>이에 대해 소비자단체협의회는 “명절 물가를 앞두고 정부에서 시행 중인 물가 안정대책에 실효성이 미미한 것으로 보여졌다”고 평가했다.추석 물가대책의 효과가 미미하다는 평가를 정부가 이견 없이 받아들일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정부는 소비자단체의 따끔한 평가는 물론이고, 소비자들이 직접 느끼는 장바구니의 무게를 함께 헤아려야 한다.추석 물가대책 등을 모두 포함해 정부가 민생·물가대책을 내놓은 횟수가 이제 10번을 넘었다. 하지만 장바구니와 외식물가를 중심으로 소비자물가는 여전히 가파르게 치솟고 있으니, 지금까지의 대책에 문제점이 무엇이었고 개선할 점이 무엇인지 빠르게 점검해 대응에 변화를 줘야 할 때다.이런 가운데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7일 밤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을 찾아 채소, 과일 등 추석 성수품의 수급상황을 점검하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정부에서도 물가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니, 유통 관계자 여러분들도 함께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추석을 앞두고 민생을 돌보며 물가안정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하는 거야 합당한 행보지만, 물가대책이 속수무책인 가운데 국민들에게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하는 목소리에 무슨 힘이 실릴 지 알 수 없다.추석 장바구니 무게가 가벼워졌지만, 바구니를 든 손은 오히려 무겁다. 내년 추석에는 민생을 옥죄는 고물가 상황을 벗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가계도 기업도 높은 물가와 금리에 힘든 상황이지만, 중기이코노미 독자여러분들 모두 행복한 추석 보내시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