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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규모별 임금격차를 줄여야 출산율 오른다
과도한 경쟁, 사회적 갈등, 출산율 추락 원인은 ‘노동시장 이중구조’
- 기사입력2023-12-06 11:3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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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화를 심화시키는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과도한 경쟁과 사회적 갈등을 일으키고 이는 낮은 출산율의 원인이 되기에, 우선 임금격차를 줄여 이를 해소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시 말해 20% 남짓의 소수에게만 허용되는 양질의 일자리(높은 임금 등)를 갖기 위해 평생 경쟁을 해야 하고, 아이들은 입시지옥을 견뎌야 하며 부모는 사교육비를 감당해야 한다. 청년들은 높은 교육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 출산을 포기하거나 한 자녀만 선택하기도 한다. 결국 양질의 일자리에서 밀려난 불안정한 일자리에 속한 사람들은 빈곤에서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에 무엇보다 임금격차를 줄여 양질의 일자리를 확대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얘기다.
정흥준 서울과기대 경영학과 교수는 민주노총, 한국노총, 더불어민주당 우원식·이수진·김영진 의원, 정의당 심상정·배진교 의원, 진보당 강성희 의원 등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13명의 야당 국회의원이 5일 공동주최한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원인과 대책’ 정책토론회에서, 노동시장 이중구조 원인과 정책방향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를 제안했다.
◇기업규모별 임금격차가 심각하다=우리나라 노동시장은 다른 나라에 비해 차별적이다. 비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은 정규직 시간당 임금의 70% 수준인데, 유럽 선진국 90%에 비해 상당히 낮고 일본(80%)보다도 낮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고용노동부의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에 따르면,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시간당 임금격차는 2006년 55.3%에서 2022년 70.6%로 격차가 줄어들었다. 그러나 기업규모에 따른 시간당 임금격차는 같은 기간 50.8%에서 2022년 56.8%로 거의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 교수는 고용형태에 따른 임금격차는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으나, 기업규모에 따른 임금격차는 줄어들고 있지 않다며, 기업규모에 따른 임금격차가 이중노동시장의 더 큰 원인임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기업규모별 시간당 임금총액은 300인 이상 기업 대비 30~299인 기업의 시간당 임금이 약 65% 내외이고, 5인 미만 사업체의 시간당 임금은 300인 이상 대비 45%로 격차가 상당했다.
특히 2022년 코로나19 이후 대기업의 임금인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는데, 반면 중소기업의 비정규직 임금은 지난 16년 동안 거의 늘지 않았다. 중소기업 비정규직의 임금은 2006년 106만원이었으나 2022년 172만원으로 연평균 4만원 정도 올랐다. 이해비해 대기업 정규직의 임금은 2006년 374만원에서 2022년 631만원으로 상승했다. 게다가 개선되고 있던 임금격차도 2022년부터 다시 벌어지기 시작했다. 예를들어 2021년 비정규직 임금은 정규직 임금 대비 72.9%였는데, 2022년에는 70.6%로 2.3%p 떨어졌다.
◇여성 임금이 남성의 69.8% 불과=우리나라 남녀간 임금격차는 OECD 국가 중 최하위다. 2022년 기준 남성의 임금을 100으로 했을 때 여성의 상대임금은 69.8%였다. OECD 여성의 상대임금이 89.1%인 것과 비교해 성별 임금격차가 차별적임을 알 수 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정 교수는 여성노동자의 임금이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는 단지 여성이기 때문에 낮은 원인도 있지만, 비정규직 여성이 더 많기 때문에 여성의 평균임금이 남성의 평균임금에 비해 과도하게 낮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남녀의 임금을 고용형태인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나눠 살펴본 경우, 정규직 남성 대비 정규직 여성의 상대임금 비율은 71.3%였으며, 정규직 남성 대비 비정규직 여성의 상대임금 비율은 53.1%로 크게 낮아졌다.
◇직무가치를 반영하지 않은 임금=정 교수에 따르면,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등 기업규모와 무관하게 비슷한 일을 하고 있다면 비슷한 수준의 보상을 받아야 정당하지만, 실제 우리나라 임금체계는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다.
가장 큰 이유는 직무가치에 대한 비교평가를 통해 임금 수준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지불능력이나 근속 등이 우선 고려되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직무에 대한 평가를 객관적으로 내려 합당한 임금을 책정하는 것이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불합리한 임금격차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했다.
◇원청의 사용자 책임 회피도 원인=원청의 사용자 책임 회피 또한 정 교수가 꼽은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한 원인이다.
특히 정 교수는, 원청은 하청 노동자의 처우와 노동조건에 대한 실질적인 영향력이 있으므로 사용자로서의 책임이 있지만, 현실에서 대기업 원청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현행 법 제도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용자에게 법적 의무를 묻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한국노총, 더불어민주당 우원식·이수진·김영진 의원, 정의당 심상정·배진교 의원, 진보당 강성희 의원 등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13명의 야당 국회의원은 5일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원인과 대책’ 정책토론회를 공동주최했다. <사진=민주노총>노조법 2조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하청 노동자의 노동조건에 대해 원청이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원청 사용자는 하청 노동조합이 요구하는 교섭에 응해야 할 제도적 책임을 갖게 되는데,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노조법 개정은 무위로 돌아갔다.
◇정부의 종합적인 대책이 중요하다=정 교수는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줄이기 위해서는 정부의 종합적인 대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의 자발성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임금격차를 줄이고, 노동조건이 좋은 노동시장으로의 이동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임금 결정기준을 동일가치 동일임금으로 전환하고, 저임금 일자리의 임금을 끌어올리기 위해 임금교섭의 재구조화를 제안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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