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특허’인 PCT 출원은 만능 해결책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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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특허변리 ‘국제특허’인 PCT 출원은 만능 해결책이 될까 한번 출원으로 여러 국가 특허신청…종국엔 각국서 별도심사 거쳐야

기사입력2024-09-23 11:00

손보남 객원 기자 (ceo@indieip.co.kr) ㅣ다른기사보기

손보남 ㈜인디프 대표/변리사

“국제특허 꼭 필요할까요?”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이 해외로 시장을 확장할 때 자연스럽게 마주하는 고민이 있습니다. 바로, 특허 보호입니다. 한 나라에서 특허를 받는 것조차 복잡한데, 여러 국가에서 동시에 특허를 획득하고 유지하는 일은 훨씬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이때 많은 기업이 고려하는 것이 바로 ‘국제특허’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전 세계 모든 국가에서 동시에 특허권의 효력을 발생시키는 ‘국제특허’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국제특허’라고 하면 PCT(특허협력조약), 마드리드 시스템(상표), 헤이그 시스템(디자인)과 같은 다수의 국가가 체결한 국제조약을 기반으로 한 출원시스템을 의미합니다.

그 첫 번째로 PCT(특허협력조약) 출원이 필요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그리고 그 장단점에 대해 알아보면서, 비즈니스에 맞는 전략적 특허출원 방법을 모색해 보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PCT 국제출원이란?

PCT(특허협력조약)는 한 번의 출원으로 여러 국가에 특허를 신청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이를 통해 PCT 가입국(2023년 기준 157개국)에 한 번에 출원한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PCT 출원이 즉시 모든 국가에 대한 특허권을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지만, 국제조사를 통해 특허 가능성을 미리 평가받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개별 국가에서 특허심사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PCT 국제출원의 장점

①한 번의 출원으로 여러 국가에서 특허 보호 가능=PCT 출원을 하면 157개국에 특허를 신청한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개별 국가에서 일일이 출원하는 번거로움을 덜고, 한 번의 절차로 여러 국가에 출원할 수 있어 시간과 노력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②국제조사로 특허 가능성 미리 확인=국제조사기관에서 발명의 특허 가능성을 미리 평가(선택절차)해주기 때문에, 특허 가능성이 낮은 국가에 불필요한 비용을 지출하지 않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국가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③언어 장벽 해결=한국 특허청을 통해 PCT 출원을 할 경우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 하나의 언어로 출원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각국의 언어로 출원서를 따로 준비할 필요가 없어 초기 준비과정이 간소화됩니다.

④출원 결정까지 최대 30개월의 시간 확보=PCT 출원을 통해 국제 출원 후, 각국에서 특허를 등록할지 여부를 결정하기까지 최대 30개월의 시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 기간 동안 시장 상황과 자금 여력을 평가한 후 중요한 국가에만 특허 절차를 진행할 수 있어,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자료=특허청>

◇PCT 국제출원의 단점

①추가 비용 발생=PCT 출원 자체에 별도의 비용이 발생하며, 이후 각국의 심사 단계로 진입할 때 추가적인 비용이 소요됩니다. 특히 번역 비용, 각국의 심사 비용, 유지 비용 등이 중복되기 때문에, 초기 비용 절감의 효과는 한정적일 수 있습니다.

②이중 심사 절차=PCT 출원을 통해 국제조사 및 국제예비심사를 받더라도, 각국에서 다시 심사를 받아야 합니다. 따라서 절차가 중복될 수 있으며, 각국에서의 심사 결과가 다를 수 있어 예상보다 긴 시간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PCT 출원이 적합한 경우

PCT 출원이 필요한 상황은 각 기업의 비즈니스 목표와 특허 전략에 따라 다릅니다. 다음은 PCT 출원이 적합한 예시들입니다.

①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하는 경우=만약 제품이나 기술이 여러 국가에서 사용될 예정이라면, PCT 출원을 통해 각국에서 특허 보호를 받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특허를 확보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②시장 조사 및 특허 가능성 평가가 필요한 경우=PCT 출원을 통해 각국의 시장 상황과 특허 가능성을 평가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는 신중한 해외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에 유리합니다. 30개월 동안 경쟁사 동향이나 시장성을 조사한 후, 필요에 따라 각국에서 특허 절차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③초기 비용 절감이 필요한 경우=초기에는 많은 국가에서 특허를 받기 어렵지만, 장기적으로는 다수의 국가에 진출할 계획이 있다면 PCT 출원을 통해 초기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PCT 출원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

①특정 국가에서만 사업을 진행할 경우=만약 해외 진출 계획이 없고, 특정 국가 내에서만 기술을 보호하고자 한다면 PCT 출원은 불필요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해당 국가에 직접 출원하는 것이 더 효율적입니다.

②기술 수명이 짧고 빠른 특허 보호가 필요한 경우=기술 수명이 짧거나 빠른 특허 등록이 필요한 경우, PCT 출원보다는 개별 국가에 직접 출원해 빠르게 특허를 취득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PCT 출원은 각국에서 심사를 받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기술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서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③사업 예산이 제한적인 경우=PCT 출원 후에도 각국에서 심사 비용과 등록 비용이 발생합니다. 예산이 제한적이라면, 주요 진출 국가에만 개별 출원을 진행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선택일 수 있습니다.

PCT 출원은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을 보호하려는 기업에 매우 유용한 도구입니다. 한 번의 출원으로 여러 국가에 특허를 신청해 출원일을 선점할 수 있고, 국제조사를 통해 특허 가능성을 미리 평가할 수 있어 불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특허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각국에서의 심사가 별도로 이루어져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국제특허’는 만능 해결책이 아닙니다. 기업의 글로벌 전략, 예산 상황, 보호하고자 하는 기술의 중요성을 고려해 PCT 출원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국제 출원이 아니라, 운영하는 비즈니스 전략에 부합하는 지식재산권 보호 전략을 수립하는 것입니다. 각 기업의 상황과 목표가 다른 만큼, 지식재산권 전략 역시 개별적으로 고민하고 수립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국제특허의 경험이 있는 변리사의 조언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혁신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공적으로 보호되길 바라겠습니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손보남 ㈜인디프 대표/변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