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파마, 바이오·헬스케어 M&A 모색”

프린트

상생파트너 ㅣ 대기업·공기업 “글로벌 빅파마, 바이오·헬스케어 M&A 모색” 연구결과·시장잠재력 있는 중소 바이오텍 기업 주목받을 듯

기사입력2025-02-21 00: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올해 바이오∙헬스케어 산업 분야에서 글로벌 빅파마(Big Pharma, 대형 제약바이오 기업)의 포트폴리오 확장, 트럼프 2기 정부의 정책 변화, AI∙디지털 혁신 등의 동력에 힘입어 M&A가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정회계법인이 최근 발표한 글로벌 바이오∙헬스케어 M&A 2025년 전망 보고서는 이렇게 내다봤다. 보고서에는 지난 1월 13일부터 4일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헬스케어컨퍼런스(JPM 컨퍼런스)’에 참석 후 글로벌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산업내 투자, 기술개발, 시장동향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르면, JPM 컨퍼런스에서는 존슨앤존슨이 중추신경계 질환 치료제를 개발한 인트라셀룰러 테라피를 최대 146억 달러에 인수한다는 것과, 일라이릴리가 암 치료제 개발기업 스콜피온 테라퓨틱스를 최대 25억 달러에 인수한다는 빅뉴스가 발표됐다. 이와같은 대형 M&A 뿐만 아니라 소규모 거래도 다양하게 나타났다. 바이오·헬스케어의 혁신과 성장에는 M&A가 전략적으로 중요하며, 중소형 거래가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리더들의 평가다.

◇글로벌 빅파마 M&A 모색 중=보고서는 많은 글로벌 빅파마가 특허 만기와 파이프라인 갭에 직면하고 있으며, 이러한 갭을 메우고 성장 계획을 달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M&A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수년 동안 글로벌 빅파마는 잠재력이 있는 바이오 기술 및 자산을 인수하는 볼트온(Bolt-on) 전략을 통해 파이프라인을 채워나갔고,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따라서 보고서는 확실한 연구결과와 시장잠재력을 가진 중소 바이오텍 회사가 올해 상당한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정회계법인이 올해 1월 실시한 글로벌 CEO 설문 결과에도, 최근 3년간 M&A를 진행한 헬스케어 기업 CEO의 86%가 향후 3년 이내 추가적인 인수를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밝혀, M&A 시장이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中 CDMO 대체, 韓기업 기회=JPM 컨퍼런스에서는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규제완화, 기술개발 장려, M&A 촉진 등 관련 논의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무엇보다 생물보안법(Biosecure Act)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생물보안법은 미국 바이오 산업 보호와 안전을 위해, 그리고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바이오 기술의 악용을 막기 위한 목적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중국의 바이오 기업을 견제하고 미국 내 사업을 제한하기 위한 법안으로 풀이된다. 해당 법안은 우시앱텍, 우시바이오로직스 등 중국의 바이오 기업을 직접적으로 명시해 제재 대상으로 지목했다. 그만큼 중국 바이오 기업의 기술력과 시장경쟁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미국은 이에 대한 경계심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보고서는 생물보안법이 아직 의회에서 통과 및 발효된 것은 아니지만, 우시와 같은 중국 CDMO(의약품 위탁개발생산) 업체들의 미국 시장접근이 어떠한 방법으로든 제한된다면, 한국 기업들은 이를 대체하기 위한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의 규제환경에서 한국 기업들이 신뢰할 수 있는 대체 공급망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한국의 바이오 및 제약 기업들은 높은 품질 기준과 규제준수 능력을 바탕으로 미국시장에서 경쟁력을 충분히 가질 수 있고, 또 미국 글로벌 CDMO 업체와의 협력 및 파트너십을 통해 기술이전 및 노하우를 통한 공동 연구개발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내 생산시설 확대 전략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보고서는 중국 기업을 대체할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시기적절한 지원 및 외교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AI·디지털 접목…M&A 주 요소=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서도 인공지능과 디지털은 중요하다. JPM 컨퍼런스에서 엔비디아는 일루미나, IQVIA, 아크 연구소와의 협력을 발표하고, 신약개발 관련 AI 개발을 강화할 계획을 공유했다. 또, 길리어드는 AI 파트너십을 통해 약물개발 프로세스를 향상시키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메이요 클리닉은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세레브라스와의 협력을 통한 AI 활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직 산업에서의 AI 및 디지털 기술 활용은 초기 단계이지만, 약물발견, 임상시험, 제조·승인과정, 정밀의학 등 업계 전반에 걸쳐 적용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M&A 관점에서는 AI 및 디지털 자산과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인수함으로써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고 효율성을 향상시키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칸타타 헬스 솔루션이 가이슬러 IT서비스를 인수하고, 카디널 헬스가 스페셜티 네트웍스를 인수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보고서는 AI, 디지털 및 IT 기반의 헬스·메드 테크, 원격의료, 디지털 헬스케어, 헬스케어 분석 기업이 매력적인 투자 대상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이를 M&A 전략에 중요한 요소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M&A 기회 활용 위한 준비를”=보고서는 한국의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은 글로벌 M&A 트렌드를 모니터링하며, 자사의 포트폴리오 개발 및 투자 전략을 재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IPO를 통한 투자 회수방안이 대부분이었던 방식에서 M&A 등 다양한 투자와 성장 및 회수방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비즈니스 파트너링 및 기술의 수출, 투자 유치를 위해 각종 바이오 컨퍼런스 등 행사에 적극 참가하고 기회를 타진해야 하며, 목적에 맞는 IR을 할 수 있는 역량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정부 차원에서도 우수하고 잠재력이 있는 한국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의 비즈니스 파트너링, 투자 유치활동 및 전략적 M&A 등을 위해 재정적 지원을 포함한 정책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연구개발 관련 보조금 확대, 투자 혜택 및 M&A 정책금융 활성화도 고려할 수 있으며, 미국의 생물보안법 등 글로벌 정책 변화에 대비한 거시적 전략 및 외교 전략도 필요하다고 했다.

보고서는 금리의 추이, 미국 및 유럽의 경기, 규제의 방향 등 여전히 불확실성이 있지만, 분명히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에 기회가 있으며, 산업과 기업의 성장을 위해 기회를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