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부진 공시 전 주식처분…결산기 투자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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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실적부진 공시 전 주식처분…결산기 투자유의 금감원 “전해 들은 정보로 투자해도 처벌 가능”

기사입력2025-02-25 00:00

#1. A사 최대주주 갑은 종속회사의 가결산 자료를 통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70% 감소한 사실을 알게 됐다. 이는 ‘매출액 또는 손익구조 30% 이상 변동’ 공시의 대상이다. 갑은 공시 이전에 A사 주식을 매도했다가 금융당국에 적발돼 고발조치됐다.

#2. B사 실질사주 을은 외부감사인의 현장감사가 끝난 시점에 수익구조가 개선돼 관리종목 지정사유가 해소될 것이라는 정보를 알게 됐다. B사는 영업실적 악화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된지 약 1년이 지난 상태였다. 주가 상승이 예상되자, 을은 감사보고서 제출을 통해 정보가 공개되기 전에 차명계좌를 이용해 B사 주식을 매수했다. 금융당국은 이를 적발하고 을을 고발고치했다.

금융감독원은 “통상 결산시즌에는 상장기업 등의 경영실적 및 감사의견 등 중요한 정보가 다수 생성돼 이와 관련된 불공정거래 행위 발생가능성이 높다”며, 실제 사례와 분석결과를 24일 공개했다.

금감원은 “상장사 임직원·대주주 등은 결산시기 주식 거래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최근 3년간 결산 관련 불공정거래 행위가 적발된 18개사, 21건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최대주주가 변경되는 등 지배구조가 취약한 기업, 외부자금 의존도가 높거나 감사의견이 비적정인 한계기업에서 대주주 및 임원 등의 악재성 미공개 이용 사례가 많았다.

유형별로 보면 미공개정보 이용 사건이 17건(81%)으로 가장 많고, 부정거래 사건 3건(14%), 복합사건(미공개+부정거래)이 1건(5%)으로 확인됐다.

미공개정보 이용행위에 사용된 결산 관련 정보는 감사의견 비적정, 경영실적 악화 등 악재성 정보가 82%를 차지했다. 혐의자 66명 중 43명(65%)이 대주주나 임원 등 회사 내부자였다. 금감원은 혐의자 중 총 55명을 검찰고발하거나 통보하는 등 조치했다.

◇자본 적은 ‘소규모 기업’ 비중 높아=결산 관련 불공정거래가 발생한 18개사 중에서는 자본 규모가 적은 소규모 기업의 비중이 높았다. 평균 자본금은 176억원이었는데, 자본금 200억원 미만이 11개사(61.1%)였다.

또, 최근 3년간 당기순이익이 평균적으로 계속해서 적자를 기록했고, 2023년 기준 부채비율은 평균 216.1%로 상장회사 평균(108%)의 2배에 달했다.

특히, 결산 관련 불공정거래가 발생한 기업들은 감사보고서 비적정의견을 받거나 감사보고서 제출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 3년간 감사보고서 비적정은 9개사, 제출 지연은 6개사가 있었다.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아 최대주주 변경이 빈번히 발생했다는 공통점도 있었다. 18개사의 2023년말 최대주주 지분율은 평균 26.9%로 여타 상장사 최대주주 평균 지분율(43.1%)보다 16.2%p 낮았다. 또, 18개사 중 13개사에서 최근 3년 이내에 최대주주 변경이 있었다. 또한, 영업실적 부진이나 감사의견 비적정 등 악재를 감추기 위해 사명을 변경하는 사례도 최근 3년 이내에 10개사가 있었다.

결산 관련 불공정거래가 발생한 18개사 중 5개사는 감사의견 거절 등으로 인해 결국 상장폐지돼 투자자에게 막대한 피해를 유발했다.

◇신규사업 등 허위 공시·풍문 유의를=금감원은 이에 따라, “상장사 임직원·대주주 등은 결산시기 주식 거래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결산 관련 정보를 이용해 금융투자상품을 거래하는 경우 미공개정보 이용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상장회사는 평소 내부자거래 알림서비스를 활용하는 등 불공정거래 사전예방을 위한 내부통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안내했다.

투자자들에게는 “결산시기 허위 정보를 조심하고, 불공정거래에 연루되지 않도록 주의하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결산 시기 상장사의 신규사업 추진, 외부자금 조달 등 현혹될 수 있는 허위 공시나 풍문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전해 들은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매매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경우 미공개정보 이용행위 또는 시장질서 교란행위로 처벌 받을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결산시기를 전후해 발생하는 감사의견 거절, 감사보고서 지연 제출 등 이상징후가 발생한 종목을 집중 모니터링 중”이라며, 불공정거래에 가담한 혐의자를 끝까지 추적해 과징금부과, 형사처벌 등의 조치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