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대금 연동제 대상에 주요경비도 포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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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정책법률 “납품대금 연동제 대상에 주요경비도 포함을” 원재료 가격뿐만 아니라 에너지 비용도 올라 영업이익 감소

기사입력2025-04-04 12:04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최악의 경제위기…중소기업이 직면한 과제는

70년 만에 최저 성장률을 기록한 경제위기, 고환율·고금리·고물가 등의 장기화로 중소기업이 고통을 겪고 있다. 내수 경기침체, 세계 무역환경 불확실성까지 겹치며 최악의 경영환경에 놓인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출범에 즈음해, 중소기업 현장에서 제안한 현안과제를 10회에 걸쳐 싣는다.

①중소기업 상생금융지수 도입

②매출채권 팩토링 확대

③중소기업 범위기준 확대·조정기준 명확화

④중소기업협동조합 거래조건 협의요청권 부여

⑤납품대금 연동제 적용대상 주요 경비까지 확대

⑥온라인플랫폼 공정화 및 독점규제법 제정

⑦소기업·소상공인 특화 T커머스 채널 신설

⑧임시투자세액공제 연장

⑨근로시간 제도 유연화

⑩숙련 외국인 근로자 체류시간 연장

원재료의 가격인상에 따른 중소기업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납품대금 연동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전기료 등 에너지비용을 비롯해 운반비 등 주요 경비의 인상을 반영하지 못해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납품대금 연동제는 수탁기업이 위탁기업에 납품하는 물품 등의 주요 원재료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 변동하는 경우, 그 변동분에 연동해 납품대금을 조정하는 내용이 포함된 서면 약정을 체결하는 제도다. 2023년 10월 상생협력법 개정에 따라 납품대금 연동제가 도입됐으며, 계약 체결 당시 예견할 수 없는 원재료 가격 변동에 대해 납품대금을 조정함으로써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중소기업계는 현재의 납품대금 연동제는 납품대금의 10% 이상 차지하는 원재료 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급격히 인상된 전기료나 운반비 등 경비는 대상에서 제외돼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금형, 주조, 용접, 열처리 등 에너지 사용량이 많은 뿌리업종 수탁기업은 에너지요금이 급등하는 경우 그 상승분을 온전히 부담해야 한다. 산업용 전기료는 2022년 38.9% 급등했는데, 2022년 기준 제조원가에서 전력비가 1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업체 비율은 주물산업에서 32.22%, 열처리산업에서 80%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요금 인상으로 영업이익 감소…납품단가에 반영해야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지난해 9월 중소기업중앙회이 내놓은 중소제조기업 대상 에너지비용 부담 실태조사를 보면, 중소제조업의 93%는 산업용 전기요금에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전기요금 인상으로 인해 74%가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응답기업의 77.5%는 납품단가에 전기요금 인상분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었고, 반영하는 기업의 82.4%는 요금 인상분의 20% 미만으로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대해 양찬회 중기중앙회 혁신성장본부장은 “최근 산업용 전기요금이 급등했지만,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요금 인상분을 제대로 납품단가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영업이익 악화 등 경영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중소기업계는 전기료, 가스비, 운반비 등 주요 경비도 납품대금의 10% 이상을 차지할 경우 납품대금 연동대상에 포함할 것을 제안했다. 에너지비용, 운반비 등의 경비는 원재료 가격과 마찬가지로 수탁기업이 통제할 수 없는 요인에 의해 변동되며, 물품 등의 제조에 있어 필수적으로 발생하는 원가결정 요소임을 고려했을 때, 연동제를 적용하는 것이 제도 취지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납품단가 연동제 사각지대 해소위한 상생협력법 개정 필요

이와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오세희 의원은 지난해 7월 납품단가 연동제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에너지요금 포함 등의 내용을 담은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또, 더불어민주당 김정호·송재봉 의원도 에너지비용 등 주요 경비를 연동대상에 포함하는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최수정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국회 전문가 간담회에서, “납품단가 연동제가 시행된 지 1년이 넘었지만, 실제 중소기업 현장에서는 체감을 못한다는 말이 나온다”며, “법에서 정한 원재료의 범위가 최소한으로 규정돼 있어 에너지비용 등이 인상돼도 이를 반영하지 못해 도산에 이르는 기업들이 많다”고 했다.

이어, “미국과 일본의 경우 기업 간 계약을 통하거나 법령에 의해 에너지비용 등을 납품단가에 반영하고 있다”며, “납품대금 연동제의 적용대상을 조금 유연하게 풀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