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란’의 기업회생 신청에 긴장한 스타트업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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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발란’의 기업회생 신청에 긴장한 스타트업 시장 외형성장에만 몰두한 스타트업 성장방식에 고민이 필요하다

기사입력2025-04-04 13:21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최근 명품 플랫폼 ‘발란’이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하면서, 국내 스타트업 시장에 경고등이 켜졌다. 빠르게 성장하며 관심을 모았던 발란의 위기는 단순한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닌 국내 스타트업의 성장방식에 대한 의문을 갖게 만든다는 점에서 스타트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2015년 설립한 발란은 해외 명품을 플랫폼을 통해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소비자의 관심을 끌었고,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동안 비대면 소비트렌드에 힘입어 급부상했다. 2022년에는 기업가치 3000억원을 인정받으며 투자유치를 추진하고, 공격적인 마케팅과 확장 전략을 실행해왔다.

그러나 투자에 의존한 경영과 수익성을 담보하지 못한 사업성과는 지속가능할 수 없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또, 병행수입 과정에서 가품 논란이 퍼지면서 신뢰성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고금리·고물가 시대에 접어들면서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줄어들고 명품시장도 둔화되면서, 명품시장에만 의존했던 발란의 위기도 당연히 뒤따랐다. 초기 성공 이후 무리한 확장 전략으로 고정비 부담이 커지고, 지속적인 적자가 누적되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는 지적이다.

경쟁심화와 매출부진 등으로 고전을 겪던 발란은 올해 3월 기업가치 290억원으로 감소한 상태에서 실리콘밸리로부터 150억원의 전환사채(CB) 투자를 유치했지만 추가 자금확보에 실패했고, 3월 중순 이후 정산지연 사태가 나타나며 결국 3월 31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앞서 티몬·위메프 사태를 필두로 가사도우미 플랫폼 ‘홈클’의 사업종료 등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시장을 위험에 빠뜨리며 실패로 귀결되는 크고 작은 사례들이 있었다. 사용자수 증가 등 외형 확장에만 집중하며,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비즈니스 모델의 한계가 드러난 셈이다.

불황이 장기화되고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앞으로 이러한 기업들이 얼마나 더 나올지 모른다. 가뜩이나 얼어붙은 벤처캐피털(VC) 등의 투자 심리가 더욱 위축될 가능성도 크다. 스타트업 시장이 위축되지 않도록 정부와 금융기관이 적절한 지원책을 마련해, 건전한 창업 생태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