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플랫폼 영향 막대…불공정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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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온라인 플랫폼 영향 막대…불공정 막아야” 중소기업계,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 및 독점규제법’ 제정 촉구

기사입력2025-04-18 12: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최악의 경제위기…중소기업이 직면한 과제는

70년 만에 최저 성장률을 기록한 경제위기, 고환율·고금리·고물가 등의 장기화로 중소기업이 고통을 겪고 있다. 내수 경기침체, 세계 무역환경 불확실성까지 겹치며 최악의 경영환경에 놓인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출범에 즈음해, 중소기업 현장에서 제안한 현안과제를 10회에 걸쳐 싣는다.

①중소기업 상생금융지수 도입

②매출채권 팩토링 확대

③중소기업 범위기준 확대·조정기준 명확화

④중소기업협동조합 거래조건 협의요청권 부여

⑤납품대금 연동제 적용대상 주요 경비까지 확대

⑥온라인플랫폼 공정화 및 독점규제법 제정

⑦소기업·소상공인 특화 T커머스 채널 신설

⑧임시투자세액공제 연장

⑨근로시간 제도 유연화

⑩숙련 외국인 근로자 체류시간 연장

디지털 플랫폼의 영향력이 급속히 커지면서,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이 이들과의 거래에서 발생하고 있는 불공정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중소기업계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 및 독점규제법(온플법)’ 제정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중소기업·소상공인과 소비자 간 온라인 유통 중개기능을 수행하는 온라인 플랫폼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유통거래가 성장하면서 시장 영향력이 급상승했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의존도도 커졌다.

그러나 온라인 플랫폼과 거래하는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일방적인 계약조건 변경, 수수료 인상, 검색 알고리즘 불이익 등 불공정 행위로 인해 사업운영에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목소리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실시한 온라인 플랫폼 입점 중소기업 거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플랫폼 입점 거래시 가장 많이 경험한 불공정거래·부당행위 유형(복수응답)이 ▲온라인쇼핑몰에서는 ‘상품의 부당한 반품’(48.4%), ▲배달앱에서는 ‘정당한 사유없이 거래조건을 불리하게 설정·변경’(62.5%), ▲숙박앱에서는 ‘불필요한 광고나 부가서비스 강요’(40.0%) 등으로 조사됐다.

◇현행법으로는 막지 못한 티메프 사태=현행 공정거래법이나, 전자상거래법 만으로는 온라인 플랫폼의 복잡한 거래구조와 지배력 남용을 규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플랫폼과 입점사업자 간의 계약과 운영구조를 투명화하고, 플랫폼의 불공정 행위를 규율할 수 있는 독립된 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온플법 제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지만, 윤석열 정부가 플랫폼 규제를 자율규제 중심으로 추진하면서 공정위 또한 입장을 선회했다.

업계에서는 자율규제에도 불구하고 독점적 플랫폼의 과도한 수수료·광고비 설정 등으로 입점 중소기업의 애로는 여전히 큰 상황이며, 협상력이 상대적으로 약해 어려움은 지속되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티몬·위메프 사태가 발생하면서 온플법 제정의 필요성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티몬·위메프 사태는 플랫폼 사업자의 중개거래 정산주기나 자금관리에 대한 규제 공백상태가 이어진 것이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관련 규제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또, 티몬·위메프 사태 피해 판매자들이 생업을 위해 쿠팡 등 상위권 플랫폼으로 유통채널을 변경하면서, 국내 상위 플랫폼의 거래상 우월적 지위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중소기업계는 플랫폼이 거래상 최소한 지켜야 할 사항을 규율할 수 있도록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과 독과점 규제법 등의 법 제정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은 플랫폼과 입점사업자 사이의 갑을관계를 규율하기 위한 법안으로 우월적 지위 남용을 할 수 있는 거래상 지위에 있는 자를 규제대상으로 하며, 불공정거래 행위 금지 규정, 거래비용·조건 차별 금지 등이 주요 내용이다.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규제법은 플랫폼 사업자의 독과점 문제를 규제하기 위한 법률로 독과점 사업자를 규제대상으로 하며, 독과점 플랫폼 지정요건, 독과점 플랫폼 금지 행위 규율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22대 국회에서 17건의 온플법안 발의=22대 국회에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과 독과점 규제법 17건이 야당 주도로 발의돼 있다.

대표적인 법안으로는 민병덕 의원이 지난해 10월 대표 발의한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이다. 민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공룡이 된 ‘온라인 플랫폼’에 쌓인 부실은 수십, 수백만의 피해자와 천문학적 피해 금액을 낳았다”며, 공정한 시장질서 형성을 위해 ‘온플법 ’을 신속히 제정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플랫폼 이용 사업자에게 단체구성권과 단체교섭권을 부여하는 EU 모델을 통해 갑과 을의 ‘윈-윈 전략’ 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김남근 의원은 지난해 7월 ‘온라인 플랫폼 독점규제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김 의원은 쿠팡이 알고리즘 검색순위를 조작하거나 그 기준을 불투명하게 운영해 입점 소기업·소상공인과의 공정한 경쟁을 저해한 행위로 과징금을 받았다며, 온라인 플랫폼 중개사업자를 대상으로 불공정거래 행위 기준을 정하는 한편 온라인 플랫폼 이용사업자의 단체 구성 및 거래조건 협의제도를 도입하는 등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에 관한 공정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온라인 플랫폼 시장 전반에 실질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규율이 필요한 시점으로, 최소한 지켜야할 사항에 대한 법적 규제가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