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화공정 핵심 로봇 필요한데 비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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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자동화공정 핵심 로봇 필요한데 비용이…” 중소제조업, 적합한 기능도 부재…국내 로봇산업 발전 과제

기사입력2014-09-06 00:00

세계적인 전기전자기업 지멘스가 독일 중소도시 암벡에서 운영중인 공장은 세계 최고의 수율을 자랑하는 자동화 공장이다. 100만개의 제품 중 12개가 결함을 보여 수율 99.9988%를 달성했다. 1000여종의 제품을 연간 1200만개 생산하는 다품종 대량생산을 이뤘다는 점도 이채롭다. 산업자동화 SW와 생산로봇을 통해 자동화율 75%를 달성한 덕분이다.

국내 중소제조업체들이 제조업용 로봇 도입을 주저하는 이유

<자료=2014 로봇융합포럼 자료집>

스마트공장을 구성해 수율을 높이는 전략은 제조업에서 특이한 전략은 아니다. 하지만 실천이 어렵다. 국내 중소제조업체들 역시 생산성 향상을 위한 자동화 전략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지난해 중소기업청이 발표한 ‘2013년 중소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중소제조기업 중 33.7%가 ‘생산성 향상을 위해 추진할 부분’으로 “생산설비 개선(자동화)”을 꼽았다.

그러나 자동화공정의 핵심인 로봇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업체들은 많지 않다. 산업통상부와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4일 개최한 ‘2014 로봇융합포럼’에서 백봉현 로봇산업진흥원 실장은 한국기계연구원의 조사결과를 인용해, 국내 중소제조업체가 로봇 도입을 망설이는 첫 번째 이유가 초기 투자비용 부담 때문이라고 밝혔다.

336개 중소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진행된 이 조사에서 42.6%의 기업이 로봇을 활용하지 못하는 이유로 “비용문제”를 꼽았다. “적합한 기능을 갖춘 로봇이 부재하다”는 응답도 26.5%에 달했고, “로봇활용 효과 불확신”(11.9%), “로봇운용 전문인력 부재”(8.3%) 등이 뒤를 이었다.

정부는 비용 부담을 이유로 로봇 도입을 주저하는 중소제조업체를 대상으로 로봇도입사업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백봉현 실장은 “장기적으로 로봇 가격 인하를 위한 부품 국산화, 생산기술 향상을 통한 원가절감, 대량생산 체계 구축 등이 필요하며, 단기적으로는 로봇 도입 비용 지원 등 대규모 보급사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정부는 개발이 완료된 로봇 제품을 대상으로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사업화를 검증해 실수요로 연계하는 로봇 보급사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금형, 주조, 용접, 소성가공, 표면처리, 열처리 등 6대 뿌리산업 기업 44개사에 제조업용 로봇을 도입해 평균 20%의 생산성 향상과 함께 불량률도 감소한다는 결과를 확인하기도 했다. 보급사업 이후 55개 기업이 449대의 로봇을 자체예산으로 구입하기도 했다.

정부는 뿌리산업 로봇 적용성과를 바탕으로 중소제조기업의 취약공정을 로봇시스템 등 고부가가치 제조공정으로 혁신하는 2차사업도 추진 중이다. 취약공정을 개선하는 제조로봇의 적용분야는 섬유·의복·신발, 전기장비 및 전자부품, 식료품 및 음료, 목재·나무제품·가구, 종이·인쇄, 고무·플라스틱, 이적재·핸들링 로봇 등 전산업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 제조용 로봇 제작산업의 육성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제조업용 로봇시장 규모

단위:억원<자료:2014 로봇융합포럼 자료집>

한국의 제조업용 로봇시장은 지난해 내수 1조1639억원, 수출 5965억원 등 1조7000억원을 넘어섰다.

제조업용 로봇의 내수시장 규모는 2009년 7487억원에서 2010년 1조2032억원으로 성장했으나, 이후 2011년부터 1조1600억~1조1900억원대로 정체국면을 보이고 있다.

반면 수출시장은 2009년 743억원, 2010년 1426억원에 이어 2011년 4212억원으로 크게 성장했으며, 매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요국가별 수출추세를 보면, 베트남의 경우 2012년 5억원에서 지난해 255억원으로 성장했고, 중국 역시 181.8%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도 2012년에 비해 지난해 91.6%의 수출 증가를 보였다. 반면 일본, 인도 등지에서는 수출액이 감소하고 있다.

중국시장의 경우 노동자 1만명당 로봇도입대수가 23으로 한국(396)은 물론 일본(332), 독일(273), 미국(141)에 비해 크게 못미쳐 로봇 도입여력이 큰 상황이다.

2013년 한국의 주요국가 제조업용 로봇 수출현황

단위:억원<자료:2014 로봇융합포럼 자료집>

그러나 중국내 로봇수입국 순위는 일본, 독일, 스웨덴에 이어 한국이 4위에 머무르고 있다. 금액기준으로 보면 일본의 1/14, 독일의 1/4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이 중국과 베트남 등 신흥 제조업용 로봇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적극적인 수출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산업별로는 기존의 전기·전자·자동차뿐만 아니라 금속기계와 제약산업 등에서도 로봇에 대한 투자가 증가추세에 있어, 다양한 제조업용 로봇을 개발할 필요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