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시장 ㅣ FTA
한중FTA 화장품 호재? 통관 ‘방긋’ 관세 ‘글쎄’
시험성적서 인정, 검사 단축…관세 인하율은 높지 않을 듯
- 기사입력2014-11-29 00:00
이혜원 기자 (dipsy@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
“한중FTA에서 화장품 관세 인하는 큰 성과가 없었지만 국제공인시험성적서를 중국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점에서는 기대를 걸고 있다”
북경애박신화장품상무유한공사의 최선 지사장이 지난 27일 열린 ‘한·중FTA,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화장품브랜드 미샤의 중국법인인 ‘북경애박신화장품상무유한공사’의 최선 지사장은 지난 27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가 공동 주최한 ‘한·중FTA,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세미나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최 지사장에 따르면 한중FTA 타결로 국내 화장품 업계가 득을 볼 수 있는 부분은 통관 간소화와 TBT(Technical Barriers to Trade:무역기술장벽) 관련 조치다.지금까지 중국은 한국에서 발행한 국제공인시험성적서와 위생증명서를 인정하지 않고 화장품을 수입할 때마다 일일이 검사를 해 왔다. 이 때문에 화장품의 유통기간이 짧아지고 유행이나 계절이 지나 상품성이 떨어지는 문제 등이 있었다.한중FTA의 TBT 관련 조치에 따르면 앞으로는 한·중 양국이 국제공인시험성적서를 수용하고, 또 시험 샘플 통관도 원활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이날 세미나에서 조철 산업연구원 주력산업연구실장도 “TBT관련 조치로 수출관련 검사에 필요한 비용 및 기간이 단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험성적서 인증과 통관 과정에서 애를 먹었던 화장품 업계로서는 호재다.다만 관세 부분에서는 큰 수혜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 중국으로 수출되는 화장품 관세는 6.5~10%다. 한중FTA 협정문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관세 인하 폭은 1%p대에 머물고, 향수·화장수 등 12개 품목은 관세철폐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중국 화장품 시장 진출하려면=중국에 화장품을 수출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라면 업계 상황을 알고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아화장품은 한류스타 이다해씨를 광고모델로 기용했다.<사진=한아화장품>중국 화장품 유통망은 전 세계적인 흐름에 맞게 온라인 중심으로 개편되고 있다. 백화점 비중이 가장 크긴 하지만 온라인 점유율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최 지사장에 따르면 2008년 중국의 유통망별 판매금액은 백화점이 45%, 온라인이 0.5%였으나 2013년에는 백화점이 31%, 온라인이 15%로 절반까지 치고 올라왔다. 최 지사장은 “백화점과 마트, 편의점의 화장품 판매액은 감소하고 온라인과 드럭스토어의 판매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고 소개했다.지적재산권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소위 중국산 ‘짝퉁’을 막기 위한 조치다. 최 지사장은 “중국에서 화장품을 팔 계획이라면 반드시 중국에서 상표권을 등록해야 한다. 많은 기업들이 이 부분을 간과해 피해를 보기도 한다”고 했다.브랜드나 제품명을 지을 때도 중국어를 활용하면 좋다는 팁도 제시했다. 미샤의 경우 중국에서는 ‘미썅(mishang)’이라고 부른다. 최 지사장은 “중국어로 ‘미썅’은 무언가에 빠져든다는 의미다. 우리 제품이 좋아서 빠져든다는 의미로 연결시켰다”며 “중국어는 표의문자라 한자로 좋은 의미로 담고 있을 때 훨씬 큰 효과를 발휘한다”고 말했다.마케팅을 할 때는 한국기업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것이 좋다. 2007년 중국에 진출한 ‘한아화장품’의 김형열 대표는 세미나에서 “중국에서 한국 화장품은 품질이 좋다는 인식이 있다. 마케팅을 할 때는 한국이라는 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면서 “한국 드라마와 연관성이 있으면 더 좋다”고 조언했다. 한아화장품은 한류스타이면서 중국어에도 능통한 이다해씨를 광고모델로 기용해 마케팅을 하고 있다.하지만 광고모델 선택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배우 전지현씨는 중국 화장품회사인 ‘란쉐(LANCHEN)’와 ‘한후(HANHOO)’의 광고모델로 활동했고 김태희씨는 ‘JKO’사의 광고를 촬영했다. 한류스타를 광고모델로 쓰려는 한국 화장품회사라면 중국 현지 화장품 회사들과 겹치지 않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수다.한편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으로의 화장품 수출액은 올해 8월까지 2억9088만달러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 늘어났다. 그러나 중국 기업들도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방심할 수는 없다는 것이 최선 지사장의 말이다.최 지사장은 “중국 현지 화장품회사들이 꾸준한 연구개발과 브랜드 이미지 제고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로레알그룹의 ‘가르니에’와 미국브랜드 ‘레브론’이 최근 중국시장에서 퇴출됐다. 한국 브랜드에도 경고성의 메시지라 본다. 중국은 시장이 크지만 쉽지만은 않은 나라”라고 강조했다.<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