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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늘어도 수익없는 외주제작 ‘韓流 명암’
방송계 甲-乙…이익공유 안돼 제작사 영세, 中자본 위협
- 기사입력2014-12-19 14:40
이혜원 기자 (dipsy@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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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둥이’로 인기몰이 중인 KBS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방송 외주제작사인 코엔미디어가 제작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런 경우 프로그램 저작권은 KBS와 코엔미디어 중 어디에 있을까?
<사진=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홈페이지>코엔미디어 고병현 부장은 국가지식재산위원회가 지난 18일 주최한 ‘글로벌 방송 한류를 위한 지식재산 보호전략 세미나’에서 “‘슈퍼맨이 돌아왔다’ 저작권은 KBS가 60%, 코엔미디어가 40%를 가지고 있다. 40%만큼의 권리를 갖기까지도 힘든 과정들이 있었다”며 “외주제작사는 ‘을’의 입장이다 보니 입장을 피력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외주제작사의 프로그램이 전파를 타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방송국에서 기획을 짠 뒤 외주제작에 의뢰하는 경우, 둘째는 외주제작사에서 기획한 뒤 방송국에 방영을 요청하는 경우다. 외주제작사가 제작 전반을 담당한 후자의 경우에도 외주제작사는 저작권을 인정받기 어렵다는 것이 고병현 부장의 얘기다.고 부장은 “외주제작사에서 기획안이 나왔다면 2차저작물을 포함한 저작권을 상당 부분 인정해야 한다”면서 “외주제작사의 수익은 (방송국으로부터 받는) 제작비가 대부분이다. 저작권 수입을 얻을 수 없으니 제작사의 수익악화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방송수출액 12%씩 늘었지만 외주제작사는 영세화외주제작사들의 열악한 여건은 꾸준히 제기돼 온 문제다. 홍원식 동덕여대 교양교직학부 교수는 이날 세미나에서 외주제작사의 영세성과 수익악화가 한류열풍에 제동을 걸 수 있다고 경고했다.한국 방송시장은 양적 성장을 이뤘지만 콘텐츠 제작자에게 제대로 수익이 분배되지 못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는 것이 홍 교수의 지적이다. 2013년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행한 ‘방송영상산업백서’에 따르면 국내 방송영상 산업 매출액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연평균 12% 상승했다. 국내 방송영상 프로그램의 연간 수출액도 2011년에 2억달러를 넘어섰다.
국가지식재산위원회가 지난 18일 한글박물관에서 ‘글로벌 방송 한류를 위한 지식재산 보호전략 세미나’를 개최했다. ©중기이코노미이에반해 외주제작사들은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홍 교수가 제시한 문화체육관광부 통계에 따르면 자본금 1억원 미만의 영세한 외주제작사 비중이 2001년에는 34.8%였으나 2012년에는 68.4%로 치솟았다. 같은 기간 자본금 3억원 이상 제작사 비중은 32.4%에서 16.2%로 축소됐다.방송은 제작사가 만들고 돈은 유통사들이 벌고 있다. 홍 교수는 “방송시장 성장의 대부분은 대형 케이블TV채널과 통신사업자의 몫으로 돌아가고, 방송채널사용사업자들의 대부분은 여전히 영세한 수준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제작비를 들여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보다는 기존 콘텐츠를 구입해 재유통시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열악한 한국 방송시장, 중국의 하청기지화 위험”국내 방송시장이 이같은 구조를 탈피하지 못한다면 중국 자본에 잠식당할 위험이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한중FTA 타결로 엔터테인먼트 빗장이 열리면서 한국과 중국은 상대국 엔터테인먼트 제작사 지분을 49%까지 보유할 수 있게 됐다.홍 교수는 “한중 FTA 타결은 국내 방송시장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외주제작사 등 국내 방송제작 사업자들의 자본력이 취약한 가운데, 중국이 풍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국내시장을 흡수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중국 자본이 국내 방송시장에 투입될 경우 지금도 높은 배우들의 출연료가 더욱 높아져 국내 자본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홍 교수는 말했다. 홍 교수는 “배우 출연료가 올라가면 영세한 한국 제작사들은 자본을 투자할 수 없기 때문에 종국에는 중국 자본 없이 드라마를 제작할 수 없는 상황까지 올 수 있다”며 “국내 방송영상산업이 중국의 하청기지화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있다”고 지적했다.중국시장 개방으로 한국의 제작 노하우가 유출될 위험도 있다. 홍 교수는 “중국 투자자들이 한국 제작사에 투자하는 것은 단순한 투자 의도로만 보기는 어렵다. 제작 노하우에 대한 관심이 클 것”이라며 “중국 지분이 상당부분 유입되면 제작 노하우가 유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이에따라 “시장의 지속성장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 사업자들의 협력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면서 “과거처럼 ‘갑’과 ‘을’의 수직적 관계로 한쪽이 과도한 이익을 챙기는 구조가 아니라 서로 적정 수준의 이익을 공유하는 시장질서가 요구된다”고 홍 교수는 제안했다.<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