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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사설 ‘사람이 걷는’ 도시가 상권살리는 미래도시다 하이라인처럼 서울역 고가는 서울시민에게 무엇을 줄 것인가

기사입력2015-01-30 14:41

중기이코노미 기자 (junggi@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뉴욕시가 시민에게 준 최대의 선물입니다” 2009년 6월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이 고가철도 공원 ‘하이라인(Highline)’ 개막행사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2011년 6월25일자 중앙일보는 보도했다. 1934년 건설된 화물열차용 고가철도를 공원으로 조성한 게 하이라인이다. 하이라인의 탄생으로 이곳은 관광명소가 됐고, 공원 주변은 뉴욕에서 가장 집값이 비싼 동네가 되기도 했다고 한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2004년부터 ‘하이라인 프로젝트’를 책임진 수석 건축가 황나현씨는 하이라인의 컨셉트에 대해 “도시의 과거와 미래, 보존과 개발 등 흔히 상반관계로 이해되는 관계들의 공존을 가능케 할 유연성있는 사고와 그 실현을 위한 구체적 건축설계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철거대상인 서울역 고가를 오는 2017년까지 공원으로 만들고, 고가 주변도 함께 개발한다는 계획을 29일 발표했다. 자동차 전유물을 사람이 다니는 길로 만들겠다는 계획이 이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 서울역 고가 공원에는 남산, 남대문시장, 명동을 비롯해 도심으로 연결되는 17개의 진출입로가 만들어진다. 계획대로라면 서울시내 한복판에 마치 공중 위를 걷듯 산책길이 만들어지게 되며, 뉴욕 하이라인처럼 관광객들은 이곳을 걷고 주변 남대문시장과 명동 등을 찾아 서울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에대해 남대문시장 상인들과 주변 주민들이 고가가 폐쇄됨에 따라 교통 불편이 우려되고 상권이 붕괴될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집회를 통해 “대체 도로없이 고가도로를 공원화하면 명동이나 남대문시장의 상권이 무너진다”고 주장하며 사업 중단을 촉구했다. 이곳의 고가도로가 공원화돼 도로가 사라진다고 해서 주변 상권이 붕괴될지는 예측키 어렵겠으나, 차도가 없어짐에 따라 예상될 수 있는 불편함과 손실을 우려하는 목소리임에는 분명하다. 도시재생보다 ‘생계와 차량통행’에 더 민감하고 익숙할 수 밖에 없는 주변 상인들과 주민들을 찾아 설득해야 하는 서울시의 노력이 더 필요한 대목이기도 하다. 서울시는 사람이 걷는 도시가 상권도 살릴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여야 한다. 덧붙여 이번 계획발표를 시작으로 개발과 과거의 집착에서 벗어나 이제 미래도시에 대한 담론을 벌일 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