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 71% “해외 지재권 분쟁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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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특허변리 중소·벤처 71% “해외 지재권 분쟁 경험했다” 특허청, 지재권 분쟁 가장 많은 나라는 중국

기사입력2015-06-23 12:00

윤주희 기자 (jooheey15@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해외에 진출한 우리나라 중소·벤처기업들이 지식재산권 분쟁으로 고통 받고 있다. 10개의 기업이 해외 지재권 분쟁을 경험했다면 그중 7개는 중소·벤처 회사였다.

해외 지재권 분쟁 경험 기업 현황

<자료=특허청>

특허청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해외 지재권 분쟁을 경험한 101개 수출 기업을 조사한 결과, 중소·벤처 기업의 비중이 71.3%로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56.4%로 가장 높았다. 이어 중견기업 21.8%, 벤처기업 14.9%, 대기업 6.9%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소·벤처 기업의 경우, 대기업·중견기업에 비해 지재권 전담부서 보유 비율이 낮아, 지재권 분쟁 예방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기 때문이라고 특허청은 설명했다. 조사 기업 가운데 대기업(57.1%)과 중견기업(50%)은 절반 이상이 지재권 전담부서가 있다고 답한 반면, 중소·벤처 기업은 각각 26.3%, 20%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중소·벤처 기업은 지재권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도 부족했다. 대기업은 평균 2.7명, 중견기업은 2.6명의 담당 인력이 배치돼 있었으나, 중소기업의 경우 1.8명, 벤처기업은 1.5명밖에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지재권 분쟁이 가장 많은 나라는 중국이었다. 전체 지재권 분쟁 235건(피침해 분쟁 131건, 침해 분쟁 104건) 중 36%에 해당하는 86건이 중국에서 발생했다. 이어 미국 59건(25.1%), 유럽 31건(13.2%), 일본 21건(8.9%) 순이었다.

국가별 지재권 분쟁 건수

단위: 건 <자료=특허청>

중국에서 발생한 지재권 분쟁을 권리 유형별로 살펴보면 상표권 65건, 디자인권 10건, 특허권 10건, 실용신안권 1건 등으로 상표권 분쟁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는 우리 기업의 중국 시장 진출이 확대되면서 중국 기업의 위조 상품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특허청은 설명했다.

기업들은 지재권 침해를 당했을 경우, 대응방법으로 항의·경고장 발송(62.7%)과 소송 제기(35.8%)를 주로 사용하고 있었다. 특히 중국에서는 행정조치를 통해 대응한다고 응답한 비율도 39.8%로 높게 나타났다. 중국의 경우 각 지방 정부마다 지재권 침해 물품에 대한 행정 단속을 시행하는 기관(공상행정관리국)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우리 기업이 지재권을 침해해 발생한 분쟁은 미국(51.9%)에서 가장 많았다. 특히 미국에서는 특허 괴물이 분쟁을 제기하는 비율이 31.6%로 높아 이에 대한 대처가 필요한 상황이다. 아울러 미국에서의 지재권 소송비용 평균액이 1억1600만원에 달해 지재권 분쟁 소송보험 등을 통한 기업의 사전 대응도 확대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은 해외 수출 협상 과정에서 특허 보증을 요구받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01개 조사대상 기업 중 15.8%가 특허 보증을 요구받은 경험이 있고, 14.9%는 특허 침해 여부 증명을 요구받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특허 보증 계약의 내용을 살펴보면, 특허 관련 모든 손해를 보상해야 하는 경우(56.3%)가 제품 판매 금액 내에서 보상해야 하는 경우(43.8%)보다 높았다. 특히 벤처 기업의 경우는 특허 보증 요구를 그대로 수용한 경우가 66.7%로 협상을 통해 조정했다는 경우(33.3%)보다 많아 관련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권오정 특허청 산업재산보호협력국장은 “해외 지재권 분쟁으로 인한 우리 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중소·벤처 기업을 중심으로 해외지식재산센터(IP-DESK)를 통한 해외 현장 지원, 지재권 분쟁 컨설팅, 지재권 소송 보험 지원 등 지원 정책을 강화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