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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시간을 품은 고찰의 품격, 안동 광흥사 응진전
조선 불교건축의 미학과 고즈넉한 산사의 정취
- 기사입력2025-11-07 16:33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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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시 서후면 광흥사에 자리한 응진전(應眞殿)이 최근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됐다. 광흥사는 고려 말 또는 조선 초에 창건된 것으로 알려진 사찰로, 응진전은 이곳의 중심 법당이자 조선 불교건축의 단아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전각이다.
응진전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단층 건물로, 목재 구조와 공포(栱包) 짜임이 안정감 있게 구성돼 있다. 겹처마를 받치는 공포의 세밀한 결구는 조선시대 장인의 높은 기술력을 엿보게 한다. 정면에서 바라보면 처마의 선이 유려하게 흐르고, 오래된 기둥에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전각 내부에는 나한상이 봉안돼 있으며, 불교 수행의 공간으로서 오랜 세월 신앙의 중심 역할을 해왔다.
안동 광흥사 응진전 <사진=안동시>응진전의 현판은 퇴색했지만 힘 있고 절제된 서체로, 오랜 역사와 기품을 함께 전한다. 단정한 건물의 형태와 소박한 장식미는 조선 후기 사찰 건축의 특징을 잘 보여주며, 보물 지정의 근거가 됐다.
광흥사 일대는 사계절 다른 풍경을 자랑한다. 봄에는 산벚꽃이 경내를 감싸고, 여름에는 짙은 녹음이 사찰의 고요함을 더한다. 가을이면 단풍이 처마를 붉게 물들이고, 겨울에는 흰 눈 속에서 전각의 선이 한층 뚜렷해진다.
광흥사 주변에는 함께 둘러볼 만한 유적과 명소도 많다. 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병산서원은 퇴계 이황의 학문과 정신이 깃든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낙동강 절벽 위 정자의 풍경이 인상적이다. 또 다른 방향에는 하회마을이 자리해 전통 한옥과 고가, 고택이 어우러진 조선 양반문화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고요한 산사, 단정한 건축, 그리고 그 주변의 역사와 풍경이 어우러진 안동 광흥사 응진전은 천년의 시간과 정신을 품은 살아있는 유산이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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