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본회의 앞둔 노란봉투법…또 거부권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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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6월 본회의 앞둔 노란봉투법…또 거부권 가나 하청노동자 교섭권 보장…국힘은 헌재에 권한쟁의심판 청구까지

기사입력2023-05-31 12:02

신지아 기자 (jiah1288@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최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노란봉투법’이라 불리는 노동조합법 개정안이 최초 발의 8년 만에 통과됐다. 이어 지난 24일 환노위 전체회의를 통해 노란봉투법의 본회의 부의 요구(직회부)안이 의결됐다.

국회법에 따르면, 법사위가 회부된 법안을 이유없이 60일 이내에 심사를 마치지 않으면 소관 상임위 재적위원 5분의 3 이상 찬성으로 본회의에 부의를 요청할 수 있다. 환노위 재적위원 16명 중 민주당 의원 9명과 정의당 이은주 의원이 직회부 안건에 찬성했다.

◇하청노동자 교섭권 보장=노란봉투법은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무분별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고 하도급 노동자에 대한 원청기업의 책임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노동자들의 근로권리를 보호하자는 게 핵심 취지인데, 민주당과 정의당 복수의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을 하나로 합친 환노위원장의 대안이 환노위를 통과했다.

이번 개정안은 간접고용 노동자 교섭권 보장, 쟁의행위 탄압 목적의 손해배상 및 가압류 금지를 골자로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노조법 2조와 3조가 수정됐는데, 근로자의 민·형사상 면책 범위와 손해배상 청구 제한 범위를 대폭 넓히고 노조 교섭대상인 사용자의 범위는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다.

노란봉투법은 하청 등 간접고용 근로자도 원청 사용자와 단체교섭 등을 할 수 있도록 사용자의 범위를 확대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먼저 근로자·사용자·사용자단체·노동조합·노동쟁의 등에 대한 정의를 규정하고 있는 노조법 2조 개정안은 사용자와 노동자의 의미를 새롭게 규정했다. 하청 등 간접고용 근로자도 원청 사용자와 단체교섭 등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근로계약 체결의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도 사용자로 볼 수 있도록 사용자의 범위를 확대했다.

노동쟁의의 대상도 확대했다. 현행 법은 노동쟁의를 “근로조건 결정”에 관한 사항으로 한정하고 있어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 단체협약의 불이행 등에 대해서는 쟁의행위를 할 수 없다. 노란봉투법은 “근로조건에 관한 주장”으로 대상을 확대해, 이미 결정된 근로조건에 대한 권리분쟁에 대해서도 쟁의행위가 가능토록 했다.

아울러 노조법 3조 개정안은 파업 과정에서 노동자의 손해배상 면책 범위를 확장시켰다. 현재 법원은 모든 공동불법행위자 각각에게 총 손해발생액 전부를 부담시키고 있는데, 개정안은 이를 각 배상의무자별로 각각의 귀책사유와 기여도에 따라 개별적으로 책임 범위를 정하도록 했다.

◇‘쌍용차 파업’으로 촉발=노란봉투법이란 이름이 붙여진 건 지난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09년 쌍용자동차는 근로자 약 2600명의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하고 두 달 만에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이에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차지부는 정리해고에 반발해 8월까지 두 달여간 공장 점거파업을 벌였지만, 업무복귀는 끝내 무산됐다.

이후 쌍용차와 경찰은 파업을 주도한 노조 관계자들을 상대로 불법파업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법원은 “노조원들이 사측에 입힌 손해를 47억원이라는 금액으로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한 시민이 언론사에 편지와 함께 4만7000원이 담긴 노란 봉투를 보냈고, 많은 시민들이 동참해 ‘노란봉투 캠페인’이 일어났다. 캠페인은 곧이어 “입법으로 이어가야 한다”는 의견으로 모아지면서 지금의 노조법 입법 움직임을 일게 했다.

◇대통령실, 거부권 검토=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당 주도로 직회부가 되자, ‘불법파업 조장법’이라며 법안 처리에 반대해 온 여당 국민의힘이 강한 반발을 하고 있다.

국회법에 따르면, 이번 의결에 따라 국회는 여야 합의를 거쳐 30일 내 법안을 본회의에 부의해야 하며, 기간 내 부의가 무산될 경우 본회의에서 무기명 투표를 통해 부의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에 따라 노란봉투법은 6월 임시국회에서 본회의에 부의되고, 뒤이어 상정 절차를 거쳐 표결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실은 재의요구권(거부권)으로 맞서며 견제에 나설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고 밝히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고, 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본회의 직회부에 대해 헌재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이에 따라 헌재의 심판 이후에 본회의 의결과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이 노란봉투법에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양곡관리법 개정안(4월4일), 간호법 제정안(5월16일)에 이어 취임 후 3번째가 된다. 중기이코노미 신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