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화…정확한 예측으로 물류 리스크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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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자동화…정확한 예측으로 물류 리스크 줄인다 스마트 물류 혁신 이끄는 기업…국제물류산업대전

기사입력2025-04-28 11:30

김범규 기자 (bgk7@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윌로그의 전자온도기록장치는 수출용 컨테이너 안의 물류를 관리함으로써 문제 발생 시 책임소재를 명확하게 하는 역할도 한다. 사진은 윌로그의 전자온도기록장치가 수출용 컨테이너 안에 장착돼 있는 모습. ©중기이코노미

“최근 물류업계의 가장 큰 이슈라고 하면 자동화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동화를 통해 업무효율성은 높이고, 리스크는 낮추면서, 비용을 줄여 생산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여러 방안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22일부터 25일까지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제물류산업대전(KOREA MAT 2025)에 참가한 니어 솔루션(Near Solution) 정영교 대표가 중기이코노미와 인터뷰하며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물류의 기본 미션은 자원을 효율적으로 보관하고, 원하는 장소에 제시간에 이동시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과거에는 유통망 자체에 초점을 맞췄고, 설비업체들이 기존 시장을 장악하는 형태로 발전해 왔다.

하지만, 최근 물류시스템의 패러다임은 바뀌었다. 로봇, AI 시스템 등을 통해 ‘더 빠르게, 덜 힘들게’ 운용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처럼 보관, 피킹(Picking), 패킹(Packing), 이동 등 전 물류 과정에서 혁신적인 기술과 서비스를 통해 미래 물류비즈니스의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을 중기이코노미가 만나봤다.

물류 현장 디지털화…불확실성 낮추고 생산성 높이고

물류창고 운영의 디지털 전환을 통해 물류 흐름 최적화를 목표로 하는 니어 솔루션은 WES(Warehouse Execution System, 창고 실행 시스템)을 들고나왔다.

이 회사의 정영교 대표는 “물류 운영을 위해서는 설비, 프로세스, 사람이 필요한데, 기존의 물류 운영방식은 설비가 중심이었다. 하지만, 설비 위주로 시스템을 운용하면 모든 것이 설비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설비도 하나의 디바이스라는 개념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즉, Near WES 시스템을 통해 주문 처리부터 재고 관리에 이르는 전반적인 물류센터 작업의 흐름을 효율화하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특정 작업을 할 때 필요했던 인원수 등을 체크해 데이터베이스화해 두고, 비슷한 주문과 작업이 들어오면 몇 명의 작업자가 필요한지, 설비는 몇 시간 동안 가동해야 할지 등을 예측해 준다.

니어 솔루션의 가상 시스템은 물류센터의 선반의 위치를 알려주는 설비를 장착하지 않아도 알 수 있도록 해준다. ©중기이코노미

물건을 담을 박스도 선정해 준다. 물류센터의 중요 작업 중 하나는 물건을 받아서 보관하고, 포장하고, 출하하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 규격에 맞는 박스를 제대로 선정해 주기만 해도 원가절감이라는 큰 숙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영교 대표는 “이전에는 박스를 선택할 때 작업자의 경험에 기반해 ‘감’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포장해야 할 물건을 보면 길이, 높이, 중량 등 스펙들이 있다. 우리는 이런 정보들을 데이터베이스화해 어떤 박스를 써야 할지 미리 알려준다”고 설명했다.

즉, 택배 이동 시 필요 없는 유휴공간을 최소화함으로써 불필요한 낭비를 줄일 수 있다는 말이다.

정 대표는 “아무리 소규모의 물류센터라 하더라도 택배 비용을 5~10원만 줄여도 한 달에 1000만원~2000만원을 저감할 수 있다”며, “물류를 운영할 때 평균 영업이익률이 보통 3~5% 내외인데, 이런 것을 통해 원가를 낮출 수 있는 것”이라고 자신했다.

니어 솔루션은 박스 선정 외에도 가상(virtual) 시스템을 통해 원가 절감을 구현하고 있다. 물류센터의 각 선반에는 위치를 알려주는 숫자와 라이트가 들어오는데, 피킹 업무 시 편리한 대신 단가가 6~7만원에 달해 최대 몇억원의 자본이 들어가야 한다. 이에 니어 솔루션은 이 기능을 가상의 소프트웨어를 통해 미리 웹으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해 초기 설비비용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윌로그의 영엄 담당자가 물류 시스템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IoT 디바이스를 통해 실시간 위치 정보부터 온도, 습도, 충격, 기울기, 조도까지 화물의 상태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환경 데이터를 정확하게 수집해 제공하는 시스템도 있다. 이는 물류의 과정 전체를 투명하게 관리하고,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까다로운 배송관리를 요구하는 의약품에 최적화돼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윌로그(willog)의 영업 담당자는 “백신이나 냉장 의약품들은 식약처의 철저한 규정 아래 관리되고 있다. 특히, 생물학적 제제는 품목이 뭔지, 언제, 몇 시에 어디로 도착했는지, 도착한 당시 온도가 몇 도인지 등의 세부 정보를 기록한 출하 증명서를 최소 2년간 보관해야 한다”며, “우리는 이 모든 데이터를 수집하는 전자온도기록장치를 의약품 수송 용기에 부착해 운송할 뿐만 아니라 대시보드로 도달한 기록을 회사로 전달해 준다”고 소개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국내 의약품 배달 시스템은 스티로폼 박스에 얼음을 넣거나, 냉매를 넣어 의약품을 보관해 배달하는 아날로그 방식이 주를 이뤘지만, 의약품 규정이 강화되면서 물류 과정의 모든 단계를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에 대한 요구 또한 많아지고 있다. 윌로그 또한 시장의 편의성을 위해 해당 프로그램을 개발했고, 점차 만족도를 높여 나가면서 제약회사와 물류사, 화주사 등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이런 시스템은 수출입 시 컨테이너 안의 물류를 관리함으로써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소재를 명확하게 할 수 있는 해결책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수출 시 운송 기간은 최소 한 달에서 두 달은 소요되는데, 그 사이에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소재를 명확하게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며, “이럴 때 컨테이너나 창고에 온습도를 관리해 주는 디바이스를 붙여서 나가면 이런 분쟁에서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했다.

윌로그는 이런 IoT 시스템을 통해 과거 이력을 분석함으로써 문제 발생 가능성을 예측해 리스크를 예방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렇게 모인 데이터를 모아 머신러닝화시켜 빅데이터화해 선박이 특정 구간을 지날 때 위험도를 예측하고, 예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그럼으로써 물류 과정의 모든 단계를 예측하고 관리해 기업의 물류 전략을 고도화하고, 리스크는 최소화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강조했다.

유온로보틱스에서 개발한 피킹 로봇이 오더에 따라 과일을 담고 있는 모습 ©중기이코노미

비전 인공지능(AI) 기반의 로봇 솔루션을 통해 오더피킹부터 제품을 이송해 상자 내 적재까지 자동화 시스템을 선보인 곳도 있다.

유온로보틱스 유재민 프로는 “빨간 사과 두 개, 파란 사과 두 개에 대한 오더가 들어왔다고 가정했을 때, 사람이 프로그램으로 명령만 내리면 피킹 로봇이 해당 물건을 집어 모바일 로봇에 얹어준다. 그러면 모바일 로봇이 받아서 가져와 소팅까지 해준다”고 소개했다.

시선AI의 로봇 부문 자회사로 1년이 채 안 된 이 회사는 해당 시스템을 통해 최근 식품회사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유 프로는 “우리의 기본적인 모토는 형태에 대한 데이터나 모델이 없는 비정형 물체에 특화한 시스템을 운용하는 것”이라며, “식품업체에서 나오는 물건들은 모양도 평평하지 않다. 예를 들어, 닭가슴살 패키징만 하더라도 회사마다 다르다. 그러다 보니 식품업체에서 관심을 두고 문의를 해온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의 기업은 로봇 시스템을 들인 후 2~3년 안에 인건비 회수가 시작되면 이익으로 본다”며, “우리는 이런 시장의 눈높이에 맞춰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고, 여기서 더 나아가 1~2년 안에 인건비 회수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물류 기본 창고…부피·면적 줄여 공간 효율성 높이다

남영물류산업의 메자닌 시스템 ©중기이코노미

물류의 기본은 창고다. 창고는 보관뿐만 아니라, 입고와 출고, 반품 처리 등 모든 물류 과정이 시작되고 끝나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창고를 짓기 위해서는 무조건 큰 공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물류 창고 또한 공간 효율성을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메자닌(MEZZANINE) 시스템을 들고나온 남영물류산업 관계자는 “창고의 공간을 활용하기 위해 내부에 쌓아놓고 지게차로 관리하거나, 팔레트로 보관하는 방법, 자동화시켜 무인으로 관리하는 등 다양한 방법이 강구되고 있다”며, “우리는 복층으로 구조물을 만들어 효율적으로 공간을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랙당 600kg까지 무게를 견딜 수 있는데, 남영물류산업의 장점은 조립형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 관계자는 “대다수의 업체에서는 설계할 때 용접하지만, 우리는 볼트로 조립해서 설치한다. 이런 공법은 용접공 인건비가 비싼 국가에서 비용 절감 차원에서 반긴다”며, “원래는 이 공법을 미국으로 수출하기 위해 개발했는데, 컨테이너에도 쉽게 들어가 수출에 용이하다. 이 기술로 국내에서 특허로 받았다”고 했다.

설치하고 난 뒤에는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좌표만 찍으면 위, 아래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박스가 지나다니며 원하는 곳으로 움직인다. 설치 모양이나 색상은 업체의 니즈에 맞춰 맞춤형으로 제작할 수 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자동화 창고 시스템이 시중에 여럿 나와 있지만, 우리나라 기술이 해외에 비해 품질면에서는 뒤떨어지지 않는다”며, “중요한 것은 시공 능력이다. 얼마나 빨리 세울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우리는 간단한 조립을 통해 만들 수 있어 신속성과 비용 절감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기술의 자동화 창고도 있지만, 여전히 해외 브랜드가 강세를 띠고 있는 건 사실이다.

에스엠디코리아(SMDLOREA)는 독일의 회전형 창고 시스템을 국내로 들여와 미군을 비롯해 대기업과 강소기업을 중심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의 정창범 대리는 “물류창고를 보면 수많은 랙이 쌓여 있다. 이것을 일일이 손이나 기계를 이용해 꺼내야 해서 랙을 높이 쌓기 힘들었다”며, “이 제품은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보관 제품의 높이와 무게를 자동으로 측정해 좀 더 많은 제품을 효율적으로 보관할 수 있는데, 이전보다 60% 이상 부피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한 칸당 최대 650kg의 하중을 견디고, 10미터 이상까지 올릴 수 있으며 내부 ERP와 연동이 가능해 재고까지 원스톱으로 파악할 수 있다”며, “공장과 업체의 특성에 따라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이 가능하다는 점도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