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피한 금리인하…집값 ‘기대심리’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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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불가피한 금리인하…집값 ‘기대심리’ 잡아야 한국은행, “거시 건전성 정책 강화” 강조

기사입력2025-06-16 13:50

지난 5월 금융통화위원회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인하하기로 결정하면서, “성장률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이유를 들었다. 1분기에 이미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올해 연간 성장률이 1%에도 못 미칠 것이란 예상까지 나오자 경기대응이 시급하다고 본 것이다.

문제는 금리인하가 집값에 미칠 영향이다. 한은 금통위 역시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에 대해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리인하가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는 다양하다. 한은이 15일 발표한 ‘주택가격 기대심리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는 금리를 인하할 경우 산업생산, 주택가격, 물가 등이 상승하는데 “특히 단기적으로 주택가격 기대심리를 자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집값에 대한 기대심리는 다양하게 측정되고 있는데, 한은은 전국 2500가구를 대상으로 매달 진행하는 소비자동향조사에서, 1년 후 집값에 대한 예상을 조사해 주택가격전망CSI 지수를 산출하고 있다.

금리가 주택가격 기대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금리인하로 인한 충격 발생 3개월 뒤에 주택가격 기대심리가 최대 0.95%까지 상승했다. 유의미한 상승 효과는 5개월 뒤 사라지지만, “기준금리 조정은 일정한 정책기조 하에서 상당기간에 걸쳐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 경우에는 기대심리 자극효과가 장기 간 나타날 수 있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주택가격 기대심리가 상승하면 실제로 주택가격도 오른다는 점이 문제다. 실질주택가격은 기대심리 충격 발생 후 빠르게 상승해 7개월 뒤 최대 0.43%까지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충격 발생 3개월 후 실질주택가격 상승폭(0.28%)이 산업생산 증가폭(0.23%)을 웃돌며 이 추세는 이후에도 지속됐다.

보고서는 “이는 기대심리의 상승이 소득 대비 과도한 주택 수요의 확대로 이어질 수도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한다”고 풀이했다.

금리인하의 기대심리 자극, 건전성 규제로 줄여야

금리인하 시기에 집값 기대심리의 상승은 과도한 주택 수요의 확대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이같는 논의는 경제성장이 둔화된 시기 금리를 인하할 경우 집값의 상승을 막을 수 없다는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보고서는 거시건전성 규제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LTV, DTI, DSR 규제비율 및 적용 범위를 고려해 거시건전성 정책 지수를 산출한 결과를 보면, 금리 인하가 기대심리를 자극하는 효과는 거시건전성 정책이 완화된 국면에서는 더 크고 오래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는 거시건전성 정책이 신용 확대 경로를 자극함으로써 통화정책의 파급 경로가 기대심리로 빠르게 전달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반면, “거시건전성 정책이 강화된 시기에는 금리 인하가 기대심리를 자극하는 정도가 크게 약화됐고, 통계적 유의성도 거의 관측되지 않았다”면서, 이는 “주택가격 기대심리 관리를 위해서는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 정책 간 적절한 정책조합이 중요함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금리 인하기에 주택가격 기대심리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는 거시건전성 정책을 보완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연구결과 주택가격 기대심리는 실제 주택가격에 선행해 상당한 영향을 미치며, 가계부채와도 직결돼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우리나라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이미 높은 수준에 달해 있어, 기대심리가 과열돼 가계부채 확대로 이어지지 않도록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적극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주택가격 기대심리가 비이성적으로 과열될 경우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이를 안정화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면서, 주택공급 확대 방안이나 투기 수요를 억제하는 조치 등을 통해 추가 상승 기대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주택가격 기대심리가 금리수준에 유의하게 반응한다는 점은 통화정책 수행 시에도 기대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일부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금융안정이라는 중앙은행의 책무와 주택가격 기대심리가 가계부채를 통해 금융불균형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근거로 들었다. 향후 기준금리 인하 속도에 집값상승 추이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메시지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 정책 간 유기적인 정책공조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분석결과가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 정책이 같은 방향으로 운영될 경우에는 기대심리가 크게 변동하며, 두 정책이 반대로 운영될 경우에는 서로 상쇄하는 효과로 인해 기대심리에 큰 변화가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한국은행이 어려운 국내 경기 상황을 감안해 금리 인하 기조에 있는 가운데, 2025년 2월을 저점으로 주택가격 기대심리가 상승 추세로 돌아섰다”며, 금리인하기 주택시장 과열과 금융불균형을 막기 위해서는 “거시건전성 정책을 보완적으로 강화하는 방향으로 운영해야 함을 시사한다”고 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