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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비용 전가…택배회사도 맘대로 이용못해
[지금 중기에선] 거래불공정 ②홈쇼핑 ‘갑’ 요구에 속수무책
- 기사입력2014-01-06 05:03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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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열린 국정감사에서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은 롯데홈쇼핑의 횡포에 거래업체가 큰 손해를 봤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거래업체는 정해진 날짜와 시간대에 방송을 해주겠다는 롯데홈쇼핑의 약속에 제품을 구매했으나, 방송이 연기되다 결국 일방적인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는 것이다. 이후 업체의 항의로 예정과 다른 시간대에 방송이 이뤄졌으나 업체의 손해가 막심했다고 한다.
이처럼 홈쇼핑업체의 횡포에 의해 손해를 봤다는 중소기업의 피해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갑의 횡포 논란에 휩싸인 백화점 못지않게 홈쇼핑 업체 역시 다양한 불공정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알려졌다.
방송세트 제작비에 모델료까지 부담해야
A홈쇼핑은 의류 납품업체인 V사에게 방송세트가 화려할 경우 패션 상품의 매출이 더욱 높다며 세트제작비 1000만원을 요구해왔다. V사는 이미 판매수수료를 내기로 했지만 이와 별도로 세트제작비 1000만원을 추가로 부담했다. 판매수수료 외에 별도의 세트제작비를 부담해야 하는 의무는 없지만 갑의 지위인 홈쇼핑 측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B홈쇼핑은 화장품을 납품하는 W사에게 에이전트 회사를 소개하며 판매수수료 이외에 납품업체 부담으로 패션모델 출연 계약을 별도로 체결하도록 요구해왔다. 이에 W사는 비용을 부담해 에이전트 회사와 별도 계약을 체결했다. 방송에 출연할 모델 결정이나 연예인 출연 등을 홈쇼핑 측이 결정했음에도 비용은 고스란히 판매사가 부담한 것이다.
방송에 사용될 회사 홍보 등에 관한 사전영상물 제작 역시 TV 홈쇼핑업체가 자사 또는 자신이 정하는 자를 통해 제작하도록 강요하는 행위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홈쇼핑의 경우 중소기업 수수료율이 35.2%로 대기업 27.8%에 비해 7.4%가 더 높았다.<롯데홈쇼핑 방송화면 캡쳐>C홈쇼핑의 바이어는 남성의류를 납품하는 X사에 제품 가격이 너무 비싸다며 ARS 주문 시 3만원 할인 혜택을 제공하라고 권유했다. 이에 X사는 100건의 ARS 주문에 대한 ARS 할인 비용 300만원을 모두 부담했다. 홈쇼핑의 요구에 따른 할인행사였지만 납품업체가 전체 비용을 부담한 것이다.
D홈쇼핑은 Y의류로부터 납품을 받으며 상품배송은 홈쇼핑 측이 담당하기로 했다. 그러나 고객의 변심에 따른 반송에 대해서는 납품업체가 비용 부담하도록 했다. 상품 하자 때문이 아니라 단순 변심에 의한 반송인 경우에도 배송을 담당하기로 한 홈쇼핑 측이 부담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E홈쇼핑은 납품업체 Z식품에게 자신의 계열사인 E택배를 이용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Z식품은 배송비가 저렴한 물류회사를 이용하지 못하고 E택배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이같은 행위는 지난해 6월 공정거래위원회가 ‘TV 홈쇼핑 표준거래계약서’를 개정하면서 금지된 사항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표준거래계약서를 준수하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는 지난 12월에야 서면조사가 시작됐을 따름이다. 이미 수년간 지속적으로 홈쇼핑 업체들의 횡포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표준계약서 발표 외에 단속이나 현장점검이 부족했었다는 게 홈쇼핑 이용사들의 반응이다.
수수료, 매년 증가세에 일부는 중기가 더 비싸
홈쇼핑의 수수료 역시 납품업체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2013년 TV홈쇼핑 전체 평균 판매수수료율은 34.4%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00원의 상품을 판매할 경우 34원 가량을 홈쇼핑업체에 지급하고 있다는 의미다.
평균 판매수수료율은 GS홈쇼핑이 가장 높았고, CJO와 현대, 롯데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농수산홈쇼핑과 홈앤쇼핑은 상대적으로 수수료율이 낮았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납품업체 규모별 평균 판매수수료율은 대기업 납품업체는 32.0%, 중소 납품업체는 34.7% 수준으로 중소기업이 부담하는 수수료율이 더 높았다.
업체별로 보면 롯데홈쇼핑의 경우 중소기업 수수료율이 35.2%로 대기업의 27.8%에 비해 7.4%가 더 높았다.
GS홈쇼핑은 중기 수수료율이 38.5%로 대기업의 34.7%에 비해 3.8% 더 높았으며, 현대홈쇼핑 역시 중기 수수료가 37.2%로 대기업의 33.6%에 비해 3.6% 높았다. CJO의 경우 중기와 대기업 수수료율이 36.7%로 같았다. 중소기업 수수료율이 대기업에 비해 낮은 홈쇼핑은 홈앤쇼핑이 유일했다.
홈쇼핑 수수료율 변화 추이를 보면 전체 평균은 2011년 34.1%에서 2012년 33.9%로 일시 하락했으나 2013년 들어 다시 34.4%로 상승했다.
GS는 2011년 34.9%에서 2013년 37.9%로 상승했고, CJO 역시 2011년 35.3%에서 2013년 36.7%로 수수료율을 올렸다. 롯데와 현대는 큰 변화가 없었다.
대형유통업체들이 수수료율을 인하할 경우 공정거래협약 이행평가점수에 반영되지만, 이것이 수수료율 인하를 유도하지는 못한다고 납품업체들은 지적한다. 그럼에도 공정위가 수수료의 상한선을 만드는 등 직접적인 규제에 나설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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