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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력 담긴 의무기록 병원 밖에서 보관한다는데

“의료기관·소비자 편리해져” vs “보안취약, 사기업 이익창출 수단” 

기사입력2016-10-21 15:42

개인 병력 등이 담긴 의료정보가 병원 밖으로 나간다. 의료기관 내에서만 보관하도록 한 전자의무기록을 의료기관 외부 클라우드 보관을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시행규칙을 정부가 지난 8월 개정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소비자의 편의성을 확대하고, 빅데이터를 활용한 의료 관련 신산업을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의료정보가 유출될 경우 개인에게 회복할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의료계를 중심으로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진료정보의 전자적 송부 및 정보보호 조치 등을 명확하게 규정하기 위해 전자의무기록의 안전성 확보의무를 의료법에 명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표준정보교류 시스템을 개발하고 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립암센터, 질병관리본부 등 공공기관이 보유한 건강정보 빅데이터를 연계·개방하는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또 내년 하반기 중으로 공공기관이 보유한 건강정보를 연계·개방한다.

 

정부는 의료기관 내에서만 보관하도록 한 전자의무기록을 외부기관에 보관할 수 있도록 허용한데 이어 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립암센터, 질병관리본부 등 공공기관이 보유한 건강정보 빅데이터를 연계·개방하는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중기이코노미

 

지난 86일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에 따라 의료기관이 전자의무기록을 외부장소에 보관하기 위해서는 전자의무기록의 생성 및 보관을 위해 필요한 기능을 갖춘 장비 전자의무기록의 이력관리를 위해 필요한 장비 전자의무기록의 복제·저장에 필요한 백업 장비 네트워크 및 시스템 보안에 관한 설비 및 장비 시스템 운영에 필요한 장비 별도의 출입통제구역의 설치와 그 장소의 통제 및 감시를 위한 설비 재해예방에 관한 설비 등을 갖춰야 한다.

 

정부는 지난 75서비스경제발전전략을 발표하면서 미국에서는 건강보험제도 개혁의 일환으로 표준화된 전자의료기록을 도입한 후 병원간 정보공유를 유도했고, 이를 통해 구글·애플 등이 웨어러블 기기 등 신산업을 창출하는데 기여했다클라우드 구축을 통해 의료기관간 진료정보를 원활히 교류하게 되면 중복 처방·검사 등으로 인한 의료비 이중부담을 줄이고, 진료기록 전달에 따른 번거로움도 감소시킬 수 있다. 또 병원 진료정보 시스템 개발·운영 등 관련 산업의 발달도 촉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보건복지부 한 관계자는 의료계 현장에서도 외부 보관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었다고 중기이코노미에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의료분야에서 전자문서차트를 사용하는 비율이 201492%에 달하는 등 대부분 IT화 됐는데, 이를 의료기관내에만 보관하도록 하니 물리적 공간의 제약과 비용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하나의 법인이 여러 병원을 운영하는 경우에도 정보보관을 위한 장소를 각각 구축하고 관리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한 관계자도 신산업 창출과 연계되기도 하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의료기관과 소비자 편의 향상이라며 지금처럼 필요한 서류를 발급받기 위해 일일이 병원을 방문해야 할 필요성이 점차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중기이코노미에 말했다.

 

하지만 전자의무기록을 의료기관 외 장소에 보관할 경우 가장 우려하는 이유는 일차적으로 보안이다. 대한의사협회 한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환자의 질병정보는 민감한 개인정보다. 이를 의료기관 이외 장소에서 보관할 경우 유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전자의무기록의 외부기관 보관을 허용함에 따라 전문 정보관리 서비스업체를 통해 동네의원급 병원의 보안성이 강화될 것이란 의견이 있는 반면, 이는 사기업 이익창출 수단에 불과하며 책임있는 공공기관이 관리하는게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무관.   ©중기이코노미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의 변혜진 기획국장도 보건복지부는 과거 LG유플러스를 비롯한 기업들이 질의한 클라우드 방식의 의료정보 솔루션에 대해 개인의 진료기록은 민감한 건강정보로, 외부 유출시 정보주체에게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고 중기이코노미에 밝혔다. 변 국장은 미국의 경우 정보가 유출됐을 뿐만 아니라 해커들이 서버를 강제로 중단시킨 후 돈을 받고 풀어주는 등의 범죄가 일어나 문제점으로 지적됐다모든 정보를 한곳에 모은다면, 단 한번의 해킹만으로도 큰 피해가 발생한다. 그런 위험을 줄이기 위해 정보는 분산 보관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은행권에서도 이미 비슷한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몇몇 이슈가 있기는 했지만 은행권도 양호한 보안수준을 갖추고 있으며, 의료계도 충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복지부 관계자 역시 네트워크의 구축, 접근통제 시스템, 통제권한자의 설정 등 안전장치를 시행규칙 고시를 통해 충분히 마련했다정보관리 서비스업체들이 등장해 시장서비스가 함께 발전하면, 기존에 정보관리가 잘 되지 않던 동네의원의 보안수준은 오히려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변혜진 국장은 동네의원이 취약한 것은 맞지만, 의료정보를 사기업이 보관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꼴이라며 책임있는 공공기관이 동네의원의 정보를 별도 관리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도 결국 사기업의 운영소프트웨어를 판매하기 위한 계획에 불과하다의료기관의 행정부담을 최소화하고, 의료기관의 행정지원에 대한 제반비용을 정당하게 청구할 수 있는 방안이 반드시 선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장비를 갖추기 힘든 동네의원은 정보접근성에서 소외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정보접근을 위해서라면 대형장비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이미 많은 동네의원들이 전자문서차트를 사용하고 있다. 또 시행규칙에 명시된 장비는 외부기관에 보관할 때만 적용되는 사항이며, 동네의원이 필수적으로 갖춰야할 내용은 아니다라고 복지부 관계자는 설명했다의료정보 클라우드 보관 허용이 의료기관간 정보교류를 통해 원격의료로 이어질 것이란 주장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현재 시행중인 사안은 원격의료와는 성격이 다르다. 일반병원이 개별적으로 관리하던 전자의무기록에 편의성을 더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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