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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튼 한번 ‘꾹’ 누르면 끝…IoT가 바꿔놓을 미래

편리하지만, 일자리 줄고 개인정보 유출되면 범죄표적 우려도 

기사입력2016-11-29 12:55

영화 ‘그녀(Her)’는 일상의 인간관계에 지친 주인공이 인공지능 비서인 아만다와 사랑에 빠지는 내용이다.<사진=영화 ‘그녀(Her)’ 스틸>
영화 그녀(HER)’의 한 장면이 머지않은 듯 보인다. “오늘 저녁 레스토랑 예약 좀 해줘”, “우울한데 어떤 음악이 좋을까?” 인공지능 단말기에 말을 걸기만 하면 바로 알아듣고 실행에 옮긴다. 2016년을 관통하는 키워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이다. 지난 3월 열린 구글 알파고와 이세돌 구단의 바둑 대국은 일종의 신호탄이었다. 전 세계의 ICT 기업들이 인공지능 플랫폼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애플의 시리’, 구글의 어시스턴트’, 아마존의 알렉사’, IBM왓슨’,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타나등 글로벌 기업들은 모두 자체적인 인공지능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

 

국내에선 네이버가 아미카, SK텔레콤이 누구를 올해 들어 출시했다. 삼성전자도 뒤늦게 가세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미국의 인공지능 플랫폼회사 비브 랩스를 인수했다. 비브는 애플 시리를 만든 멤버들이 창립한 벤처기업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출시를 앞둔 갤럭시S8에 비브의 인공지능 플랫폼을 탑재할 전망이다.

 

지금 우리 아이들은 인터넷 없이 어떻게 사셨어요?’라고 말하죠. 미래세대 아이들은 이렇게 말할 겁니다. ‘인공지능 없이 어떻게 사셨어요?’” 비브 CEO인 다그 키틀로스의 말이다.

 

인공지능과 함께 봐야 할 키워드는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이다. 사물과 사물이 통신으로 연결돼 있다는 의미다. 소통의 1단계가 인간과 인간이고 2단계가 인간과 컴퓨터라면, 3단계는 컴퓨터와 컴퓨터 간 통신이다. 빅데이터 분석으로 컴퓨터가 사용자의 패턴을 학습하고 나면, 인간의 개입 없이도 컴퓨터와 컴퓨터가 통신을 할 수 있다. 사물인터넷 시대에선 집안에 있는 모든 것이 컴퓨터라고 보면 된다. 이미 컴퓨터 기능을 하고 있는 TV부터 시작해 냉장고, 보일러, 조명도 예외는 아니다.

 

인공지능과 함께 봐야 할 키워드는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이다. 사물과 사물이 통신으로 연결돼 있다는 의미다. 사물인터넷 시대에선 집안에 있는 모든 것이 컴퓨터라고 보면 된다. 이미 컴퓨터 기능을 하고 있는 TV부터 시작해 냉장고, 보일러, 조명도 예외는 아니다.<이미지 출처=이미지투데이>

 

사물인터넷 시대에는 이런 일들이 가능해진다. 집주인이 평일 아침 8시에 출근해 저녁 8시에 돌아온다고 가정해 보자. 물론 매일 같지는 않다. 아침회의가 있는 월요일에는 아침 7시에 집에서 나서고, 약속이 잦은 금요일에는 밤 12시에 들어온다. 인공지능을 탑재한 스마트홈 플랫폼은 집주인이 오가는 데이터로 패턴을 학습한다. 분석이 끝나면 그 다음부턴 알아서 한다. 평일 오전 8시 이후에는 집에 있는 모든 불을 끄고 전자제품 전원도 차단한다. 겨울에는 집주인이 돌아오는 저녁 8시가 되기 10분 전에 보일러를 켜서 집을 따뜻하게 만들어놓는다. 인공지능의 학습 기능을 통해 인간이 직접 제어하지 않고도 사물이 스스로 행위의 주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세탁기에 설치한 버튼 누르면 세제 자동주문

 

이같은 변화는 미래가 아니라 현실의 얘기다. 대표적인 것이 온라인쇼핑이다. 온라인쇼핑은 인터넷에서 모바일로 옮겨오더니, 이제는 모바일을 거치지 않고도 주문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2014년 인터넷쇼핑몰 아마존이 시작한 대시(Dash)’가 대표적이다. 한 뼘 크기의 대시 단말기에는 음성을 인식할 수 있는 마이크와 바코드 리더기가 탑재돼 있다. 이 단말기에 대고 우유라고 말하면 아마존에 우유 주문이 들어간다. 우유 곽에 부착된 바코드를 읽혀서 주문을 할 수도 있다.

 

대시는 진화 중이다. 말을 할 필요도, 바코드를 읽힐 필요도 없이 집에 설치된 버튼을 누르면 바로 주문이 완료되는 방식이다. 아마존은 지난해부터 와이파이로 통신하는 대시버튼을 팔고 있다. 손가락만한 크기로 가격은 4.99달러다. 아마존은 소비자들이 정기적으로 주문하는 소비재 브랜드를 중심으로 대시 버튼을 만들었다. 이용자는 부엌에 커피캡슐을 주문할 수 있는 맥스웰하우스’, 아이 방에는 하기스기저귀, 욕실에는 질레트면도기, 세탁실에는 타이드대시 버튼을 붙여놓는다. 이용자가 필요할 때마다 대시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주문이 들어간다. 대시 버튼을 눌러 주문이 완료되면 버튼에 있는 조명에는 녹색불이 들어온다. 카드 오류 등으로 주문이 완료되지 않으면 빨간불이 들어온다.

 

‘대시(Dash)’는 생필품이 떨어졌을 때 집에 설치된 대시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아마존에 주문이 들어가는 서비스다.<자료=아마존>

 

실수로 버튼을 눌러 많이 주문할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버튼을 한번 눌렀는데 제품이 도착하기 전 또다시 버튼을 누를 경우 중복해서 주문이 되진 않는다. 만약 실수로 버튼을 누른 경우 아마존 앱이나 웹에서 언제든 주문을 취소할 수 있다. 대시 버튼은 아마존과 생필품 브랜드 모두에 이득이다. 아마존 입장에서는 생필품을 주문하는 소비자들이 다른 쇼핑몰로 이탈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대시를 적용한 브랜드는 소비자가 경쟁 브랜드가 아닌 자사 브랜드를 꾸준히 이용하게 할 수 있다.

 

최근 국내에도 대시와 비슷한 서비스가 등장했다. 스마트홈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SK텔레콤은 지난 9월 자사 오픈마켓인 11번가에 스마트 버튼 꾹을 출시했다. 라면, 생수, 휴지, 세제, 기저귀 등 생필품 60종을 버튼 클릭 한번으로 주문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일자리 줄고 개인정보 유출되면 범죄 표적될 수도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 시대가 가져올 그늘도 만만치 않다. 가장 큰 건 일자리 문제다. 현재 인간이 하는 일의 대부분을 컴퓨터가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지난 1월 열린 다보스포럼에서는 4차 산업혁명으로 2020년까지 선진국에서만 710만개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영국 옥스퍼드대학은 미국 일자리의 47%20년 내에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0월 한국고용정보원이 ‘4차 산업혁명과 직업세계 변화에 대해 실태조사를 한 결과, 직장인 중 절반은 4차 산업혁명으로 자신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홈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SK텔레콤은 대시를 벤치마킹한 ‘스마트 버튼 꾹’을 11번가에서 시작했다.<자료=11번가>
실제로 인공지능은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 전망이다. 국내 중소기업 마인즈랩은 최근 인공지능 전화 상담사를 개발했다. 마인즈랩 강창호 전무는 이달 초 지식재산전문기업 윕스가 주최한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 세미나에서 기존 콜센터는 피크시간대 상담이 집중돼 고객들의 불만이 잦다. 그런데 상담 내용을 보면 대부분은 단순 업무다. 에어컨회사는 여름철 상담의 대부분이 A/S 요청이고, 유통회사는 배송 상황 문의, 카드회사는 결제금액 문의, 병원은 진료예약이다. 상담원이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는 내용이라고 했다. 이 회사가 만든 인공지능 상담사는 고객이 문의할 경우 간단한 내용은 알아서 이해하고 답변해준다. 만약 복잡한 내용을 문의하면 인간상담원이 개입해 상담을 도와준다.

 

인공지능와 기술발전이 일자리를 대체하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벤처기업 전문가인 이민화 카이스트 교수는 최근 한국노동연구원이 주최한 기술 변화와 노동의 미래세미나에서 산업혁명을 포함해 인류 역사상 기술혁신이 일자리 총량을 줄였다는 증거는 없다면서 일자리의 형태를 바꿀 뿐 일자리를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정보 문제도 양날의 검이다. 인공지능이 탑재된 사물인터넷을 편리하게 쓰려면 개인정보 관련 규제를 풀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기업이 개인정보를 처리할 때마다 고객 동의를 받아야 했다. 가령 스마트냉장고에 식재료가 떨어져 바로 주문을 하려면, 냉장고에서 마트로 고객 개인정보를 넘겨야 한다. 이때마다 동의를 받는 일은 번거롭다. 그래서 정부도 사물인터넷 시대에 대비해 개인정보 관련 규제를 풀고 있다. 고객이 서비스를 이용하기에 앞서 포괄적 동의를 했다면 앞으로의 과정을 동의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사물인터넷으로 축적된 데이터는 개인적이고 민감한 만큼 유출되면 피해도 적지 않다. 스마트홈이 상용화된다면 집주인의 출입시간을 분석해 언제 집이 비는지 알 수 있다. 최근 출시된 웨어러블 기기들은 GPS가 탑재된 데다 수면시간까지 체크해서 수집한다. 실시간 위치정보와 수면시간이 외부로 알려진다면 강력범죄의 표적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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