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중인 디자인도 ‘출원공개신청’ 통해 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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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특허변리 심사중인 디자인도 ‘출원공개신청’ 통해 보호 등록 안돼도 출원공개된 후라면 경고장 보내 ‘보상금청구권’ 발생

기사입력2017-06-10 11:02

이가영 기자 (young@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스타트업 지식재산 레벨업 ⑩누군가 디자인을 베꼈다면?

최근 스타트업의 지적재산권(지재권) 분쟁사례가 늘고 있다. 대기업에 의한 기술탈취 유형이 다양해지고, 제품을 직접 생산·판매하지 않고 보유특허로 수익을 내는 특허관리전문회사(NPE)의 무차별적 소송제기도 빈번해진 것이다. 제조·생산기업에 비해 혁신기술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하는 스타트업의 특성상 지재권은 두 말할 나위없이 중요하다. 중기이코노미는 스타트업이 알아둬야 할 지재권 활용전략을 취재, 소개한다.

힘들게 개발한 디자인인데, 나도 모르게 길거리 가판대에서 팔리고 있다면? 우리 회사 제품과 별반 다를게 없는 제품이 중국에서 대량생산돼 전 세계로 수출되고 있다면? 경쟁력있는 디자인을 가진 스타트업이라면 한번쯤 이같은 우려를 한 적이 있을 것이다. 모방이 쉬운 디자인의 특성상 권리를 등록했더라도 모조품으로 인한 피해를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는 매출이 감소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평판과 이미지, 신뢰 등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신속한 대처가 필요하다.

디자인 침해 여부는 반드시 ‘도면’이나 ‘실물’로 판단해야

특허청에 디자인을 등록한 상태라면, 디자인을 침해한 것으로 판단되는 업체에 경고장(내용증명)을 발송해 디자인권리범위확인심판 청구, 침해금지 및 예방청구권, 손해배상청구권, 침해죄 고소 등의 대처를 할 수 있다. 가장 좋은 것은 경고장을 통해 원만하게 합의하는 것이다. 법적절차를 거치게 되면 적지않은 시간과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특히 유행주기가 짧은 제품의 경우 승소하더라도 계획했던 매출액이나 브랜드 시장진입과 같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경고장을 보내기 전에 먼저 할 것은 등록디자인과 침해품의 디자인이 얼마나 유사한지 검토하는 것이다. 등록디자인의 ‘도면’과 침해품을 나란히 두고 전체적인 외관이 동일·유사한지 판단해야 한다. 등록디자인의 창작 포인트를 침해품이 그대로 복제했는지가 권리침해의 핵심이다. 온라인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사진이나 이미지만으로 비교하지 말고, 반드시 침해품을 직접 주문해 실물로 보고 판단해야 한다. 온라인 사이트의 사진과 실제 제품이 다른데, 침해로 잘못 판단해 분쟁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

권리침해가 확실하다면, 침해품의 증거자료를 수집해야 한다. 침해자가 침해품을 판매하고 있다는 증거를 최대한 많이 수집하는게 좋다. 온라인 사이트의 광고 페이지를 캡처하거나,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 중인 사진을 촬영하는 등 침해품에 대한 광고 및 판매행위에 대한 증거자료를 수집한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이후 경고장을 보낸다. 손해배상이나 형사처벌이 이뤄지려면 침해에 대한 고의나 과실이 인정돼야 한다. 침해품과 유사한 디자인이 존재함을 침해자에게 인지시키고, 보상금 등을 청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 경고장은 반드시 보내야 한다.

요구사항을 명확하게 기재해 권리자로서의 의사전달을 분명히 하고, 빠른 해결을 위해 경고장의 회신기한을 정해서 기재하는 것이 좋다. ▲침해사실 ▲권리를 증명하는 서류(공개 또는 등록공보, 등록증 등) ▲침해 입증 자료(침해형태 및 이를 입증할 만한 자료) ▲즉시 침해중지 요구 ▲기타 권리자의 요구사항을 포함해 작성하면 된다.

관련된 제3자에게 경고장을 보낼 경우에는 보다 신중해야 한다. 만약 잘못된 판단으로 경고장을 보내는 경우 되레 업무방해나 영업방해와 같은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따라서 권리범위 확인심판 등과 같은 객관적인 침해판단을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등록디자인과 완전히 동일한 침해품의 경우에는 상관이 없겠지만, 침해를 주관적으로 단정하거나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합의를 통해 해결하는게 가장 좋지만 경고장을 발송해도 상대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경우, 침해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법적 조치를 강구할 수 있다. 사안에 따라 법원에 가처분, 가압류 신청을 하거나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미등록 디자인은 ‘부정경쟁방지법’과 ‘저작권법’으로 보호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등록되지 않은 디자인(심사중)인데 침해라고 판단되면, ‘출원공개신청’을 통해 디자인을 공개한 후 경고장을 보내야 한다. 디자인이 등록되지 않았더라도 출원공개가 된 이후라면, 경고장을 보낸 경우 ‘보상금청구권’이 발생한다. 보상금청구권은 디자인등록을 전제로 발생하며, 출원디자인의 거절이 결정되거나 취하되면 소멸된다. 따라서 가급적 출원공개신청과 함께 우선심사신청을 통해 빠르게 등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디자인출원이나 등록을 하지 않은 경우라면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 이나 ‘저작권법’을 통해 침해품에 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부정경쟁방지법으로 보호하기 위해서는 제품이 시제품 제작 등 상품의 형태가 갖춰진 날부터 3년이 지나지 않았고, 이미 기존에 존재하던 통상적인 제품디자인의 형태가 아니어야 한다. 단, 부정경쟁행위(모방행위)의 경우는 민사적 조치만 가능할 뿐 형사적 조치는 불가능하다.

저작권법으로 보호받기 위해서는 ‘응용미술저작물’로 인정돼야 한다. 저작권법에서는 물품과 구분돼 ‘분리’가 가능하고, 동일한 형상으로 복제될 수 있는 디자인은 ‘응용미술저작물’로 보호하고 있다. 예컨대, 넥타이나 냉장고는 물품 자체로 디자인보호법의 보호대상이 되지만, 넥타이와 냉장고의 그래픽 디자인과 같은 미적인 요소 부분이 물품과 구분돼 분리될 수 있고 창작성을 갖췄다면 저작권법으로도 중복해 보호할 수 있다.

저작권은 별도의 출원절차 없이도 창작물을 완성하는 즉시 전세계적으로 저작권이 발생한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발생시기와 창작자를 증명하기 어렵기 때문에 저작권등록시스템(www.cros.or.kr) 등을 통해 창작일자와 저작권자를 등록해 놓는게 좋다. 또 저작권으로 보호하는 디자인은 실질적으로 동일할 정도로 매우 흡사해야 저작권 침해라고 인정하고 있어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