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신혼집 마련해주려는데 증여세 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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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세무회계 자녀 신혼집 마련해주려는데 증여세 내야 하나 일부 공제하고, 증여추정 배제기준 있어…주택마련자금과 증여세

기사입력2017-08-04 14:51

채수왕 객원 기자 (alentino@naver.com) ㅣ다른기사보기

세무법인 신원 채수왕 세무사

결혼을 하려는 예비부부, 자녀의 결혼을 준비하고 있는 부모의 가장 큰 고민은 바로 신혼집 마련일 것이다. 예비부부의 자력으로 주택을 구입해 결혼생활을 시작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 현실이다.

결국 신혼집을 마련하기 위해 자금의 일부는 주변의 도움을 받아 채우게 되는데, 이때 ‘세금부담이 있지 않을까’라는 고민이 들수 있다. 신혼집을 마련하는 자금 원천에 따라 세금부담이 달라지기 때문에, 주택마련자금과 관련 있는 증여세에 대해 알아본다.

직계존속·기타친족 도움…증여재산 일부 공제

증여세란 재산을 무상으로 이전받게 되었을 때 발생하는 세금이다. 다만, 무상으로 주택마련자금을 이전받게 됐다고 해서 전액 증여세가 과세되는 것은 아니다. 수증자·증여자에 따라 증여재산공제가 이뤄지고, 공제 후 금액에 대해 증여세가 과세된다.

예를 들어 직계존속으로부터 주택자금으로 2억원을 받은 경우(수증자가 직계비속인 경우)에는 2억원 전액에 대해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이 아니고 2억원에서 500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1억5000만원에 대해 증여세를 부과한다.

©중기이코노미

반면 기타친족으로부터 2억원을 받은 경우 1000만원을 제외한 1억9000만원에 대해 증여세를 부과한다. 물론 직계존속, 기타친족을 제외한 타인으로부터 주택자금을 받은 경우에는 공제액 없이 전액에 대해 과세한다.

여기서 유의해야할 점은 수증자별로 공제금액이 10년간 합산 적용된다는 점이다. 직계비속이 직계존속으로부터 증여받는 경우, 증여 1회당 5000만원씩 공제되는 것이 아니라 10년간 총 증여받은 금액 중에서 5000만원까지만 공제해준다는 의미다. 따라서 10년이내 재차증여를 계획하는 경우에는 세부담을 고려해야 한다.

증여세 신고하지 않으면 자금출처조사 대상

부모 자녀간의 주택 자금거래에 있어서 자금을 무상으로 이전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하고 이 또한 수락하겠다는 증여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증여세 자진신고도 하지 않는 경우가 상당수 존재한다. 부모의 도움으로 전셋집 또는 자녀 명의의 주택을 매입하고 증여세 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자녀가 주택마련에 대한 자금출처조사를 받을 수도 있다.

자금출처조사는 국세청의 소득·지출분석 시스템에 따라 신고누락혐의금액을 분석한다.

©중기이코노미

주택구입액이란 주택 담보대출 금액을 제외한 금액을 말한다. 소비지출액은 국세청 전산시스템에서 주택구입자 명의의 신용카드 사용액, 현금영수증 사용액으로 파악할 수 있다. 소득신고액은 근로소득자인 경우 연말정산시 총급여액, 일반 사업소득자인 경우 종합소득세 신고금액으로 확인된다.

예를 들어 3년정도 근로소득자(연말정산 총급여 4000만원, 신용카드 사용액 2000만원) 생활을 한 남성이 결혼할 때, 부모의 도움으로 시세 5억원의 아파트를 금융권 대출 2억원을 받아 매입한 경우 증여재산 혐의금액이 얼마일까?

우선 5억원의 주택을 2억원의 채무를 안고 구입했으므로 순수한 재산증가액은 3억원이다. 급여생활 3년동안 총 1억2000만원을 급여로 받고 총 6000만원을 지출했으므로 증여재산 혐의금액은 2억4000만원으로 계산된다. 따라서 이 남성의 경우 2억4000만원의 재산 형성과정을 추가적으로 입증하지 못하면 증여세 추징 대상이 되는 것이다.

취득재산 규모에 따라 증여세를 피할 수 있다

©중기이코노미

국세청의 소득·지출분석 시스템에 따라 산출되는 모든 혐의금액에 대해 자금출처조사를 실시하는 것은 아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 사무처리규정 제31조에 증여추정 배제기준을 두고 있어 일정기준 이하의 재산형성금액은 증여세 과세대상에서 배제된다.

결국 국세청에서는 소규모의 재산형성과정까지 세부적으로 증여추정을 하지않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주택취득가액 또는 채무상환금액이 기준금액 미만이라도 타인으로부터 증여받은 사실이 객관적으로 확인될 경우에는 증여세 과세대상이 되므로, 이 기준금액을 증여세 면세점으로 오해하지 않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