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이코노미

중견·중소기업 소상공인 매체
2020/10/28(수) 00:02 편집

주요메뉴

메일 페이스북 트위터 프린트
오피니언칼럼

낡은 통계 비현실 이론…지역화폐 무용론 오류

조세재정연구원의 지역화폐 효과에 관한 보고서를 반박하며 

기사입력2020-09-27 00:00
양준호 객원 기자 (junho@inu.ac.kr) 다른기사보기

양준호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
지역화폐 논쟁에 불이 붙었다. 국책연구기관인 조세재정연구원이 국내 지역화폐 정책의 효과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내놓으면서다. 이 글에서는 지역화폐의 효과와 관련해서는 아주 일부만 언급하기로만 하고, 우선 조세재정연구원(이하 조세연)이 보고서를 통해 제기한 지역화폐 무용론의 오류들을 지적하고자 한다. 핵심은, 그 이면에 어떤 배경이 작용한 보고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국책연구기관으로서 내놓을 만한 연구결과물로는 부적격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에 있다.

 

첫째, 조세연 보고서에 활용된 통계의 문제다. 한심하기 짝이 없는 통계 적용은 사실 이 보고서가 학술적·분석적 성격을 완전히 결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근본적인 문제다.

 

보고서에서 활용되고 있는 통계는 2010~2018년의 것이다. 보고서도 언급하고 있듯이, 2019~2020년에 실제 지역화폐 발행 지자체 수와 지역화폐 발행액이 집중돼 있어 보고서의 객관성, 학술성이 확보될 수 없다. 좀 세게 말하면, 이 보고서는 연구로 볼 수 없다.

 

둘째, 지역화폐 효과의 측정방식 문제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이 보고서에 활용된 이론 모형이 매우 비현실적이라는 의미다.

 

지역화폐의 효과를 정확히 평가하기 위해서는 지역화폐로 인한 지역 소상공인들의 매출증대, 그것의 지역경제에 대한 파급효과, 지역에서 납부된 부가가치세, 그리고 무엇보다 지역화폐의 유통속도 즉 지역화폐의 회전율을 검증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보고서와 같이 비현실적인 이론 모형을 통한 검증이 아니라 (통계 입수가 기술적으로 어렵다고 한다면) 각 지역의 현황에 대한 면밀한 조사연구를 통한 실증적인 검증 방식이 적절하다. 이 보고서에 활용된 이론 모형의 비현실성에 관해서는 아래에서도 다시 언급하고자 한다.

 

셋째, 지역화폐 발행 비용에 대한 문제의식의 천박함이다. 즉 정책비용 개념에 대한 이해가 희박하다. 지역화폐 발행에 따른 비용과 손실에 대해서는 제도적으로 보완·대응해나가야 할 부분으로, 그동안 지역화폐는 비용보다 성과가 크다고 평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천의 지역화폐 인천e은 지역 내 부가가치세 세수를 파격적으로 늘렸다. 2018년에 비해 지역화폐를 도입한 이후인 2019년에는 무려 744억원(2019년 상반기 기준)이나 늘어났다. 그런데 인천의 지역화폐 1조원 발행 비용은 캐시백으로 충당된 600억원인데, 20196월까지의 부가가치세 세수는 이를 크게 상회한다. 지역화폐 정책은 유용성뿐만 아니라 이른바 가성비도 높은 정책이다. 지자체들이 기존에 ‘18번으로취했던 토목 공사형 경기진작책이 이 정도의 세수 증대 효과를 담보했을 리 만무하다.

 

보고서에는 이와 같이 비용 대비 성과에 대한 문제의식이 결여되어 있다.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정책은 없다. 지역화폐의 효과를 비용상의 문제로 논의하기 위해서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하는 여타 정책과 지역화폐 정책의 비용 대비 성과지수를 비교해서 밝혀야 한다.

 

지역화폐의 효과를 정확히 평가하기 위해서는 ▲지역화폐로 인한 지역 소상공인들의 매출증대, ▲그것의 지역경제에 대한 파급효과, ▲지역에서 납부된 부가가치세, 그리고 ▲무엇보다 지역화폐의 유통속도 즉 지역화폐의 회전율을 검증해야 한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넷째, 지역화폐의 효과를 논의하면서 고용 성과를 언급하는 문제다. 보고서는 실증분석을 해봤더니 고용효과 확인 불가라는 결론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20202월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취업자 중 임금노동자 비중이 76%인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지역화폐 발행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중소 도소매 자영업은 전체 노동시장에서 차지하는 고용 비중 자체가 낮다. 그리고 이 중소 도소매업종의 일자리 특성상 좋은 일자리가 많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주지의 사실 아닌가. 이는 연목구어(나무에 올라가 물고기를 얻고자 한다)’. 지역화폐 발행의 가장 큰 목적은 보고서에도 지적하듯이, 지역 내 소상공인 보호에 있으며, 특정 산업에 집중적으로 자금을 투입하는 형태가 아니므로 고용효과를 지역화폐의 평가 항목으로 설정하는 것 자체가 매우 비현실적이다.

 

이 뿐만 아니다. 지역화폐의 고용 관련 효과에 관한 사실도 은폐되어 있다. 인천 전체 및 인천 서구, 그리고 경기도 시흥은 지역화폐에 의해 직접적으로 고용이 늘어났는데 이러한 사실은 전혀 파악되어 있지 않다.

 

예를 들어 인천 서구의 경우, 지역화폐 서로e이 주로 사용되어 왔던 사업, 개인, 공공서비스업부문에서 그 고용이 2019년 하반기 기준으로 3.86%,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부문에서는 8.46% 늘어났다. 이들 업종에서의 2019년 하반기 기준으로 늘어난 고용자 수는 3995명으로, 이들의 임금을 최저임금으로 가정할 때, 인천 서구에서는 서로e으로 월 약 55억원에 이르는 새로운 소득을 발생시켜낸 바 있다. 경기도 시흥시의 지역화폐 시루의 경우에서도, 그 도입 후(2018년 하반기 이후에) 위의 인천과 같은 업종들에서 9.65%, 13.72%의 고용증대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소상공인들이 집중되어 있는 특정 업종에 한정되어 고용 효과가 나타난 것은 사실이지만, 지역화폐의 고용증대 효과는 여타 그 어떤 지역경제 정책보다 탁월했던 것이 분명하다. 지금까지 지역경제에 관한 그 어떤 정책이 위와 같은 사례 수준의 고용 증대를 이뤄낼 수 있었나.

 

마지막으로 다섯째, 게임이론에 투영되어 있는 현실에 대한 몰이해의 문제다. 위에서도 다시 언급하겠다고 한 이론 모형과 관련해서 보고서는 게임이론을 아주 비현실적인 문제의식을 토대로 러프하게 적용했다는 점이다.

 

조세연은 학술적인 구색을 갖추기 위해 게임이론을 구사하며 지역화폐의 효과를 논의하려고 했으나, 사실 이 보고서의 가장 큰 게임이론 차원의 오류는 ‘A지역의 지역화폐와 B지역의 지역화폐가 서로 경쟁관계에 있다고 전제한 점이다. 사실, 보고서가 전제하고 있는 A지역화폐 vs B지역화폐 간의 경쟁관계는 기본적으로 또 현실적으로 성립이 되지 않는다.

 

실제로 한 지역 내에서 지역화폐의 발행량은 아직 전체 화폐량에 비해 아주 적기 때문에 이 전제는 성립조차 불가능하다. 한 지역의 캐시백률이 10%이고 다른 지역의 캐시백률이 5%라 해도, 이는 보고서와 같이 인구가 급격하게 이동하는 조건으로서 성립되지 않는다. 소비자(지역 주민)들은 단순히 할인율 5~10% 가지고 다른 지역까지 이사갈 정도의 이른바 호모 에코노미쿠스(완전 수준의 합리적 경제인)’가 아니다. 또 정작 그 할인율(캐시백 비율)은 지금 거의 모든 지역에서 현재 감소 추세에 있다. 이런 점을 같이 고려했을 때, 조세연 보고서는 핵심 가설(위의 전제)부터 현실과는 동떨어진, 즉 실제 사실에 대한 문제의식이 완전히 결여된 문건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가설, 전제가 잘못된 분석이나 주장이 이 사회를 떠도는 것과 관련해, 그 정치적인 배경과 의도에 심심한 우려를 표한다. 현실에 의거해서 볼 때, 실제 경쟁관계 있는것은 지역화폐 vs 지역화폐가 아니라 지역화폐 vs 현금그리고 지역화폐 vs 신용카드아닌가.

 

지역화폐를 무차별로 폭격한 조세연 보고서는 낡은 통계를 활용하며 감히 현재를 논한 그 행태에서뿐만 아니라 핵심 이론 모형으로 게임이론을 아주 비현실적으로적용했다는 점에서, 그들이 강조하고자 하는 주장들은 기각될 수밖에 없다. 이 보고서의 우리 사회에 대한 단 하나의 기여(?)2010년부터 2018년까지의, 그러니까 보수우파 정권들은 지역화폐에 대한 정책적문제의식이 아예 전무했음을 그들 본의와는 달리 적나라하게 폭로해준 것에 있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양준호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목록 top

객원전문 기자칼럼

 
  • 기업법률
  • 상생법률
  • 공정경제
  • 법률산책
  • 생활세무
  • 상가법
  • 인사급여
  • 4대보험
  • 노동정책
  • 판례리뷰
  • 이제IP
  • 무역실무
  • 알쓸신법
  • 부동산
  • 금융경제
  • 세상이야기
  • 가족여행
  • 예술만세
  • 작가노트
  • 현대미술
  • 시민경제
  • 무역물류
  • 스마트공장
  • 가맹거래
  • 미국문화
  • 중국상인
  • 노동법
  • 신경제
  • CSR
  • 정치경제학
  • 빌딩이야기
  • 민생희망
  • 지적재산권
  • 개인회생
  • 공동체
이전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