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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소득·고용여건 개선 ‘펜트업 소비’ 뒷받침

코로나 끝자락 억눌렸던 소비 폭발 현실화 전망 

기사입력2021-04-28 13:30

가계의 소득과 고용 여건이 개선될 경우 그간 억눌렸던 소비가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 사진은 4월 서울의 한 백화점 모습 <사진=뉴시스>

 

“코로나19 위기가 무엇보다도 소비에 큰 충격을 주었다는 점에서 향후 경기회복세의 정도는 소비의 회복 양상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이용대 조사국 과장은 BOK 이슈노트 ‘향후 pent-up 소비 가능성 점검’ 보고서에서, 이번 코로나19 위기의 특징이 소비위축에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민간소비의 감소폭은 -4.9%에 달했다. 실질 GDP가 1.0% 감소한 것에 비하면, 소비의 감소폭이 훨씬 컸다.

소비의 급격한 위축은, 반대로 경기가 회복될 때 소비가 급속도로 늘어날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보복소비’와 같은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용대 과장은 ‘펜트업 소비(pent-up 소비)’라는 용어를 소개했다. “경기침체기에 소비의 일부는 미래소득 불확실성 증대,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미뤄졌다가 경기회복기에 되살아나는데, 이처럼 소비가 억눌렸다가 되살아나는 현상”을 말한다.


펜트업 소비의 가능성은 코로나19 위기 극복의 양상을 가늠하는 중요한 근거가 될 전망이다. 앞서 설명한대로 유례없이 큰 소비위축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대면서비스 소비 부진이 더욱 컸다=보고서는 소비위축의 원인으로 “경기 부진에 더해 감염병 확산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방역조치 등이 소비를 상당폭 제약”했다는 점과, “내국인의 해외여행이 급감한 점”이 주된 소비위축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서비스 소비의 위축은 이번 위기의 특성이 잘 드러나는 지점이다. 지난해 명목 민간소비 중 서비스 소비는 2019년에 비해 7.4% 감소했다. 특히 오락·스포츠는 이전해보다 -21.3%의 역성장을 보였다. 또 교육서비스(-15.4%)와 음식·숙박(-12.7%) 등 대면서비스 소비의 부진이 크게 나타났다. 의류, 신발, 운동용품 등 준내구재 소비 역시 -16.5% 급감했다.

 

반대로 가계의 자동차, 가구 등 내구재 소비는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내활동이 확대되고 재택근무·원격교육이 늘어나면서 가구와 가전제품 소비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비자발적 소비제약 풀리면 펜트업 소비=소비감소는 거리두기나 영업제한 등 비자발적인 소비제약에 따른 결과인 경향이 크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소비제약이 줄어든 분야에서 펜트업 소비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 2월 영업제한 및 집합금지가 일부 완화되자 숙박·음식, 예술·스포츠·여가 등 대면서비스 소비가 크게 증가했고, 그 결과 서비스업 생산이 전월대비 증가로 전환되기도 했다.

아울러, 가계의 소득과 고용 여건이 개선될 경우 가계가 체감하는 미래소득에 대한 불확실성이 낮아져 그간 억눌렸던 소비가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 보고서는 최근 주요국의 대규모 경기부양, 백신보급 등에 힘입어 글로벌 경제의 성장세가 확대되는 등 대외여건이 개선된 사실이 우리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코로나19 위기 이전 대비 취업자수 감소폭이 줄어들고 있어 향후 가계소득 부진도 다소 완화될 것이라며, 펜트업 소비를 불러일으킬 요인 중 하나로 꼽았다.

감염병 확산 및 방역조치에 대한 가계소비 민감도가 약화된 점도 향후 펜트업 소비의 재개를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위기 초기단계에서는 가계가 감염병 확산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대면활동이 급감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코로나19 확산세 및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지속에도 불구하고 경제주체들의 감염병 확산에 대한 적응 및 학습효과, 정부의 선별적 방역조치 등으로 경제활동 및 심리의 위축 정도가 줄어들었다는 이유에서다.

보고서는 그러나 펜트업 소비의 속도를 완만하게 하는 요인들도 있다고 했다. 이번 코로나19 위기로 내구재 소비가 이례적으로 크게 늘어난 점이 대표적이다. 최근 가구와 같은 내구재 소비의 증가는 미래 소비를 당겨하는 성격이 있어, 향후 증가세가 약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결국 관건은 서비스 소비가 얼마나 빨리 회복하느냐에 달려있다.

아울러 소비성향이 낮은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저축이 확대된 점, 그리고 이번 위기를 계기로 가계의 위험회피 성향이 심화될 수 있는 점을 펜트업 소비의 크기를 제약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았다. 

 

가장 큰 문제는 코로나19 위기의 지속 여부다. 결국 “향후 펜트업 소비의 전개양상에는 코로나19 확산과 백신보급 상황이 주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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