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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트렌드 ‘ESG 경영’ 늦으면 도태될 우려

ESG 공시 의무 각국에서 도입…한국도 시행 계획 

기사입력2021-05-04 00:00

최근 기업들의 최대 고민은 ‘ESG 경영이다. 기업 경영에서 재무적 요소와 더불어 비재무적 요소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데, 특히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에 주안점을 둔 ESG 경영전략 수립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연기금이나 금융기관들이 투자대상을 평가할 때 ESG를 고려하기 시작하면서 확산됐는데, 이제는 보편적인 경영원칙으로 대두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많은 기업들이 이미 준비를 시작했지만, 발빠른 기업과 뒤따르는 기업들 사이에 속도차가 느껴진다.

 

지난 4월 전경련에 따르면, 매출액 500대 기업 중 101곳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 최고경영진 중 66.3%(매우 높다 36.6%, 다소 높다 29.7%)ESG에 관심을 보였다.

 

관심이 높다는 응답이 3분의 2를 넘었음에도, 이해도에서는 상당한 차이가 드러났다. 가장 많은 29.7%의 응답자가 ‘ESG의 모호한 범위와 개념때문에 전략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반대로 기관마다 상이한 ESG 평가방식(17.8%)이나 지나치게 빠른 ESG 규제도입 속도(11.9%)과 같은 응답은 ESG 경영을 위해 상당한 준비과정을 거친 기업이 적지 않다는 것을 시사한다.

 

상반된 반응은 다른 질문에서도 나타난다. 이사회 내에 ESG 위원회 설치 여부에 대해서는 이미 설치(17.8%)했거나 할 예정(27.7%)인 기업이 45.5%에 이른다. ESG 실무를 전담하는 조직을 갖췄느냐는 질문에도 이미 마련(23.8%)했거나 마련할 계획이 있다(29.7%)는 응답이 53.5%로 절반을 넘었다.

 

그러나 올해 ESG 전문가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8.9%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ESG 관심 있지만기준도입·의무화에 견제구

 

기업의 ESG 대응은 형태가 다양하다. 협회 등을 통해 기준도입이나 의무화 등에 견제구를 던지기도 한다. 최근 EUESG 의무화 법안 제정을 추진하자, 한국무역협회가 현지 진출기업들의 입장을 담은 의견서를 제출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유럽의회는 지난 2월 기업의 공급망 인권과 환경 실사 의무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입법 권고안을 채택했다. EU집행위원회는 올 2분기 내에 법률 초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유럽의회의 입법 권고안에는 기업이 공급망 전과정에서 인권·환경 등을 침해하는 활동 여부를 확인, 보고, 개선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적용대상은 EU 소재의 기업 뿐만 아니라 EU 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들까지 포함할 예정이다.

 

이에 무역협회는 지난 2월 유럽에 진출한 300여개 한국 기업을 대표하는 유럽한국기업연합회 명의의 의견서에서 글로벌가치사슬(GVC)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현 비즈니스 환경에서 원청기업이 모든 납품업체의 규정 준수 여부를 일일이 체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독려를 통해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평가기관들의 ESG 평가에 대해 견제구를 던진 사례도 있다.

 

글로벌 평가기관들이 이미 ESG 평가를 보편화한 가운데, 세계추세에 발맞춰 한국의 기업지배구조원 역시 기존의 ESG 모범규준을 개정키로 하고 개정안을 지난 3월 발표했다. 기업지배구조원은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의 세가지 영역에 각각 모범규준을 마련한 바 있는데, 이번 개정안은 기존 모범규준의 세분화뿐만 아니라 친환경 공급망 관리체계 구축(환경)’, ‘주주 및 이해관계자와의 직접 소통(지배구조)’ 등 새로운 내용을 추가했다.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경영 확산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았다. 공시 활성화를 통해 정보공개가 활발해지면 ESG 투자 유치나 기업 이미지 제고, 수출전략 수립에서 기업간 격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이에 대해 전경련은 3월 기업지배구조원에 보낸 의견서에서 “ESG 경영을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이란 취지에 적극 공감한다면서도,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을 피력하거나 개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지배구조모범규준은 이사회는 최고경영자 경영승계와 관련하여 내부규정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업무 단계별 소요기간, 주체, 관련 절차 등을 정할 것을 권고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전경련은 경영승계규정은 글로벌 스탠다드 측면에서도 생소한 제도로 현실적으로 사전에 정할 수 있는 내용인지도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글로벌 트렌드ESG 공시 의무도입은 확정적

 

기업들의 개별적인 견제구에도 불구하고 ESG 경영이라는 글로벌 트렌드가 변할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ESG 경영에서 앞서 나가는 기업과 뒤쳐진 기업들간의 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엿보인다.

 

한국 역시 ESG 공시 의무화 방침이 확정됐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1월 발표한 기업공시제도 개선방안에 ESG 공시 내용이 포함된 것이다.

 

한국형 ESG 공시 제도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의무화 확대이고, 두 번째는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공시 활성화다.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는 주주의 권리, 이사회 및 감사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현황, 외부감사인의 독립성 등 기업지배구조 관련 사항을 담은 보고서다. 2019년부터 자산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를 대상으로 이미 의무화됐다.

 

금융위는 상장사의 기업지배구조 현황은 투자자의 투자판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여서 공시범위 확대가 필요하다고 봤다. 당초 2021년 전면 의무화가 목표였으나, 시한을 연기해 2026년부터 전 코스피 상장사에 의무화하기로 했다. 2022년부터 자산규모 1조원 이상 기업에, 2024년부터 자산 5000억원 이상 기업에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환경 관련 기회·위기요인 및 대응계획, 노사관계·양성평등 등 사회이슈 관련 개선노력 등 지속가능경영 관련 사항을 담은 보고서다. 매년 100여개사가 발간하고 있으나, 이중 거래소에 공시하는 회사는 2019년 기준으로 20개사에 불과하다.

 

금융위는 일단 자율공시를 활성화한 다음, 단계적으로 의무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의 방침에 따라 1단계로 한국거래소가 지난 1ESG 정보 공개 가이던스를 제정했다. 2025년까지는 이 가이던스에 따라 자율공시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2단계로는 2025년부터 2030년 사이 자산규모가 큰 코스피 상장사에 공시 의무화를 추진한다.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와 마찬가지로 자산규모 2조원 등의 기업부터 단계적으로 확대할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전체 코스피 상장사에 대해 2030년부터 공시를 전면 의무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금융위는 공시를 통한 ESG 정보공개가 확대될 경우, 책임투자가 증가하고 이것이 ESG 요소를 고려한 기업경영의 확대라는 선순환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더 많은 기업이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공시하고 보고서의 내용도 충실해질 경우, 책임투자의 기초자료로 활용하는데 적합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의 공시를 매년 20% 증가시킨다는 목표도 수립했다.

 

ESG 경영 확산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은 데 이어, 공시 활성화를 통해 정보공개가 활발해지면 ESG 투자 유치나 기업 이미지 제고, 수출전략 수립에서 기업간 격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새로운 경영성취의 잣대로 대두한 ESG 경영을 앞에 두고 좌고우면하느냐, 앞서나가느냐의 선택이 남았을 따름이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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