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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예술을 읽다

아폴로 12호에 실린 ‘가장 작고 외로운’ 미술관

달나라로 간 미술 ‘달 미술관’㊤ 

기사입력2021-05-12 11:28
안진국 객원 기자 (critic.levahn@gmail.com) 다른기사보기

안진국 미술비평가(‘불타는 유토피아’, ‘비평의 조건’ 저자)
19691112,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아폴로 계획으로 발사될 여섯 번째 유인 우주선 아폴로 12호가 이륙하기 이틀 전이었다. 아폴로 12호는 아폴로 11호가 4개월 전 달에 첫발을 디딘 뒤, 두 번째로 달에 착륙하게 될 우주선이었다.

 

이륙 이틀 전, 바로 그날 오후 335분 미국의 조각가 포레스트 마이어스(Forrest Myers)는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Cape Canaveral)에서 온 전보를 받았다. 그곳은 미국 대부분의 우주선이 발사되는 곳이었다. 전보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

 

“YOUR ON’ A.O.K. ALL SYSTEMS GO” 잘 장착함. 모든 준비 완료.” 보낸 사람은 F’였다.

 

조각가 마이어스에게 왜 이런 전보가 온 걸까? ‘F’는 누구일까? 이 전보는 아폴로 계획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 뭐가 잘 장착되었다는 것일까? 무슨 준비가 완료되었다는 것일까?

 

‘달 미술관’ 장착 완료를 알리는 전보<출처=www.pbs.org/opb/historydetectives>
예술작품을 달에 보내기 작전=아폴로 11호는 1969716일 달을 향해 발사됐다. 그리고 4일 후인 720, 선장 닐 암스트롱과 달 착륙선 조종사 버즈 올드린은 인류 최초로 달에 발을 디뎠다.

 

그리고 4개월 뒤인 11월에 두 번째 달 착륙을 위해 아폴로 12호가 발사됐다. 여기에 달로 간 최초의 예술작품 달 미술관(The Moon Museum)’이 실려(?) 있었다. 아니, 장착되어 있었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

 

최초로 인류가 달에 발을 디뎠다는 사실은 예술가를 흥분시켰고, 그 후 예술작품을 달에 보내고자 하는 열망이 꿈틀거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달 미술관프로젝트는 시작됐다.

 

이 프로젝트를 기획한 사람은 미국의 조각가 포레스트 마이어스다. 그는 예술작품을 아폴로 12호에 실어 달에 보내고자 그 당시 쟁쟁한 다섯 명의 미술가를 섭외했다. 그렇게 해서 이 프로젝트는 앤디 워홀(Andy Warhol), 로버트 라우셴버그(Robert Rauschenberg), 데이비드 노브로스(David Novros), 클래스 올덴버그(Claes Oldenburg), 존 체임벌린(John Chamberlain), 그리고 기획자 본인까지 총 여섯 명의 작가가 참여하게 됐다. 마이어스는 이런 말을 했다.

 

내 아이디어는 여섯 명의 위대한 예술가들이 함께 작은 미술관을 만들어 달에 보내는 것이었다.”

 

‘달 미술관’, 1969, 세라믹 웨이퍼 위에 인쇄, 1.4×1.9cm, MoMA 소장<출처=www.moma.org/collection>

 

그는 이 프로젝트를 실행하기 위해 여러 차례 미국항공우주국(NASA)에 연락해서 허가를 요청했다. 하지만 NASA는 무응답으로 일관했다. “그들은 좋다고도, 싫다고도 하지 않아서, 나는 그들에게 아무 제안도 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마이어스는 공식적인 채널이 아니라, 비공식적인 뒷길을 택해 자신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는 E.A.T.(Experiments in Art and Technology, 예술가와 엔지니어 간의 협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설립된 비영리 단체)의 멤버였다. 그는 자신의 프로젝트 실행에 도움을 받기 위해 E.A.T.의 공동 설립자이자 벨 연구소의 엔지니어인 프레드 발트하우어(Fred Waldhauer) 및 그와 친한 몇몇 엔지니어에게 이 프로젝트를 알렸다. 벨 연구소의 엔지니어들은 예술작품을 우주선에 탑재되는 통신(전화기)회로 기술에 심어서 달에 보내기로 계획했다. 통신회로에 들어가는 웨이퍼(wafer)’라는 세라믹 칩(작은 도기 타일)에 작가들의 드로잉을 새겨서 아폴로 12호에 장착하기로 한 것이다.

 

기획자 마이어스는 작가들의 드로잉을 모아 아주 작은 세라믹 칩 웨이퍼에 새겼다. 벨 연구소에 근무하는 발트하우어는 아폴로 12호 착륙 모듈을 관리하는 우주선 엔지니어를 알고 있었고, 그 엔지니어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기꺼이 웨이퍼를 착륙 모듈에 장착하기로 약속했다.

 

이 프로젝트를 기획한 마이어스는 발트하우어에게 이 일이 잘 진행됐는지 어떻게 알 수 있냐고 물었다. 그러자 발트하우어는 우주선 엔지니어가 예술작품이 새겨진 웨이퍼를 잘 장착한 후에 당신에게 전보를 보낼 거야라고 답했다. 그렇게 해서 마이어스는 아폴로 12호가 발사되기 이틀 전인 19691112일 오후 335분에 장착 완료라는 전보를 받게 됐다. 보낸 이는 F(JOHN F)’. (중기이코노미 객원=안진국 미술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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