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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조차 직장 내 괴롭힘에 대처못한 이유는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의 제재 규정을 보완하고 강화해야 

기사입력2021-06-09 19:30

네이버와 같은 국내 굴지의 대기업조차 직장 내 괴롭힘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은 원인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근본적인 대처가 시급하다. <사진=뉴시스>

 

고용노동부가 네이버를 대상으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한다고 8일 밝혔다. 지난 5월 직원 1명의 극단적인 선택 배경에 직장 내 괴롭힘이 의심되는 정황이 속속들이 밝혀진데 따른 조치다. 네이버와 같은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조차 직장 내 괴롭힘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은 원인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근본적인 대처가 시급하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과 성남지청 근로감독관들로 구성된 특별근로감독팀은 9일부터 특별감독에 착수한다. 고용노동부는 노동자 사망 사건과 관련해서는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이 있었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근로·휴게시간 위반 여부 등 네이버의 불법 의심 사안에 대해 일제 점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고용노동부는 특별근로감독 결정에 대해 “직장 내에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노동자들에게 부당한 대우를 하는 등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사업장에 대해서는 예외없이 특별감독을 실시한다는 원칙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3월 발표한 2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근로감독 결과에서도, 다수의 법위반과 함께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한 사실이 확인됐다.

자세한 조사결과를 기다려볼 일이지만, 이번 극단적인 선택을 두고 네이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네이버 노동조합이 속한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노동조합은 추모 성명에서 “IT기업들은 기존 대기업과의 차별점으로 수평적 조직문화를 내세웠다”며, 실제 조직문화는 수평적이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번 사태가 “조직 구조에 의한 사회적 타살”이란 것이다. 

 

네이버는 스스로 기업문화를 되돌아보고 유가족에게 진정어린 사과와 함께, 뼈를 깎는 쇄신에 나서야 한다. 특히 경영진급 일부가 직장 내 괴롭힘의 조짐과 정황에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사실을 명명백백히 밝히고 그에 따라 당사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으로 성장한 네이버에서 직장 내 괴롭힘 논란이 발생한 것에 대해 정부의 책임론도 부상하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을 예방하고 조치할 의무가 법제화된 것이 2019년 7월로, 이제 2년 가까이 됐다. 정부가 그동안 사업자 의무 설명회와 조직문화 쇄신 지원에 힘을 기울여 왔으나, 충분하지 못했다는 게 이번 사태로 증명된 셈이다. 지금까지의 조치를 돌아보고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관점에서 직장 내 괴롭힘 방지를 위한 강도 높은 조처를 취할 필요가 있다.

기업들의 안일한 대응에는 법제도의 빈틈도 한 몫 했다. 종전에는 기업이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 사건 조사, 피해자 보호, 가해자 징계 등을 제대로 하지 않아도 제재규정이 없었다. 지난 3월 과태료를 부과하는 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으나, 시행은 오는 10월에나 시작된다. 엄정한 조치를 취할 방법 자체가 부족했다는 의미다. 500만원 수준인 과태료가 충분한지도 논란이다.

화섬노조는 이번 사태를 두고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사망도 중대재해”라며, 관련 법 제도를 개정하라고 요구했다. 국회와 정부는 이 목소리에 귀기울여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의 제재 규정을 보완하고 강화해야 한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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