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을 반드시 성사시켜야 하는 각오를 보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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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미국을 읽다 계약을 반드시 성사시켜야 하는 각오를 보일 때 Sports Metaphor(Baseball) ④hardball, pitch, curve ball, drop the ball, base(s)

기사입력2021-06-28 10:01

이창봉 객원 기자 (cblee@catholic.ac.kr) ㅣ다른기사보기

이창봉 교수(가톨릭대학교 영어영문학부)

야구 경기에서 쓰는 공을 ‘hardball’이라고 부른다. 돌처럼 단단하기 때문에 몸에 맞을 경우 심각한 부상을 당하기도 한다. 반면 상대적으로 안전한 덜 단단한 공으로 야구 경기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야구(baseball)와 차별해 이 게임을 소프트볼(softball)이라고 한다. 미국영어에서 ‘play hardball with ~’라는 표현을 매우 잘 쓴다. 단단한 공으로 경기를 하는 위험을 감수한다는 본래의 뜻이 은유 확대돼 ‘to be firm and determined in order to get what one wants(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단호하게 결심함)’의 태도를 묘사한다.

예를 들어서 무슨 일을 해서라도 그 회사와 중요한 계약을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는 각오를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We should be prepared to play hardball with that company to get this deal done.

‘hardball’은 형용사로도 널리 쓰인다. 특히 직장 인터뷰 등 긴장되는 상황에서 상대방에게 공격적이고 힘든 질문을 할 때 이 표현을 잘 쓴다.

예를 들어서 면접관이 지원자에게 이 질문이 당신의 약점을 건드리는 공격적인 질문이 될 수도 있으나 궁금해서 꼭 묻고 싶다는 뜻을 이 표현을 써서 다음과 같이 할 수 있다.

This might be a hardball question to you, but I really want to ask you this question out of curiosity.

야구 경기에서는 투수(pitcher)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 투수는 타자를 상대로 다양한 구종의 공을 던져(pitch) 그를 삼진(strikeout)이나 범타에 그치게 해서, 수비 선수가 아웃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는 수비의 최전선에 있는 선수다. 그래서 투수에게는 공 하나하나를 매우 세심하게 선택해서 전력을 다해서 던지는 지혜와 인내와 노력이 모두 요구된다. 최선을 다해서 타자를 아웃시키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공을 던지는 이 상황을 묘사하는 ‘make a pitch for ~’ 표현이 은유 확대돼 일상에서 ‘say or do something in support of ~(~을 지지하는 발언이나 행동을 하다)’의 뜻으로 널리 쓰인다.

예를 들어서 문재인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한국형 뉴딜 정책(Korean New Deal) 추진의 필요성을 강력히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는 사실을 이 은유 표현을 써서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

President Moon made a (strong) pitch for the Korean New Deal during the press conference.

야구 경기에서 쓰는 공을 ‘hardball’이라고 하는데, 미국영어에서 ‘play hardball with ~’라는 표현을 매우 잘 쓴다. 단단한 공으로 경기를 하는 위험을 감수한다는 본래의 뜻이 은유 확대돼 단호하게 결심한 태도를 묘사한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투수가 던지는 공들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속구(fast ball)다. 타자에게는 빠른 공이 가장 치기 어렵다. 그만큼 방망이를 휘두르는 속도를 따라가기 힘들기 때문이다. 투수가 속구 다음으로 잘 던지는 공이 커브(curve ball)다. 커브는 직구와는 달리 포물선을 그리며 들어오다가 아래로 떨어지는 공을 말한다. 이 뜻이 일상에서 은유 확대돼 ‘throw ~ a curve ball’은 ‘to surprise ~ with something that is difficult or unexpected(예기치 못한 어려운 문제로 ~를 놀라게 하다 )’의 뜻으로 널리 쓰인다. 투수가 직구를 던질 것을 예상하고 있었는데, 낙차가 큰 커브가 들어와서 곤경에 처한 타자의 입장을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은유 표현이다.

예를 들어서 학기말 시험 준비로 교과서만 철저히 공부하면 될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교과서에서 다루지 않은 몇 개 어려운 문제(challenging questions)가 다른 곳에서 출제가 되어서 곤경에 빠졌다면 다음과 같이 그 상황을 묘사할 수 있다.

I prepared for the final exam just by studying the textbook, but on the exam day, a few challenging questions really threw me a curve ball.

투수가 아무리 공을 잘 던지더라도 타자가 친 범타를 수비 선수들이 잘 처리하지 못하면 진루를 시켜주게 되므로 수비도 매우 중요하다. 야구에서 흔히 일어나는 공을 잡지 못하고 놓치는 상황을 ‘drop the ball’이라고 하는데, 그런 실수를 저지르면 전체 팀을 실망시키고 힘들게 만들다. 이 상황적 뜻이 은유 확대되어서 ‘make a mistake and let ~ down(실수를 저질러서 ~를 실망시키다)’의 뜻으로 널리 쓰인다.

예를 들면 중요한 일을 맡은 사람이 절대로 실수를 하지 않을 것이므로 나를 믿으라고 하는 말을 이 은유 표현을 써서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을 것이다.

I won't drop the ball on this one. I will get it done. Trust me.

수비할 때 타자가 친 공을 잘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능한 공을 빨리 처리해서 모든 베이스(base)의 주자들을 아웃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베이스를 다 대비해서 수비하는 상황을 ‘cover all the bases’라고 하는데 이 표현의 본래 뜻이 은유 확대돼 ‘deal with all the things that could happen(일어날 수 있는 모든 상황에 대처하다)’의 뜻으로 잘 쓰인다.

위에서 시험공부 이야기를 했었는데, 결국 교과서만 공부하면 된다고 쉽게 생각하고 철저히 준비하지 못했다는 후회의 표현을 다음과 같이 덧붙일 수 있을 것이다.

I don't think I covered all the bases. I failed to study thoroughly for the test.

야구 경기에서는 베이스를 누가 먼저 접촉(touch)하느냐에 따라 세이프(safe)와 아웃(out)이 결정된다. 수비에 임하는 야수(fielder)의 입장에서나 진루하려는 타자(hitter)나 주자(runner)의 입장에서나 베이스를 접촉하는 것은 공격과 수비의 시작이자 근본이다. 그래서 영어에서 ‘touch base’는 ‘establish communication with ~(~와 의사소통 관계를 확립하다)’의 뜻으로 은유 확대돼 잘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