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법인 세금회피의 저가주택 구입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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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다주택자·법인 세금회피의 저가주택 구입 주의 공시가격 1억↓ 주택 취득세 중과 배제…저가아파트 매수 쏠림 보여

기사입력2021-12-31 00:00

함영진 객원 기자 (yjham@zigbang.com) ㅣ다른기사보기

직방 함영진 빅데이터랩장

국토교통부는 지난 11월10일 법인·외지인이 공시가격 1억원 이하의 저가아파트를 집중 매수하는 사례를 대상으로 실거래 기획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취득세 중과를 피하기 위한 편법으로 1억원 이하 저가아파트를 매집하고 있다는 국회·언론 등의 지적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실제 2020년 7월에 발표된 7·10 대책에서 공시가격 1억원 이하의 주택이 취득세 중과에서 배제된 것을 기점으로 저가아파트에 매수 쏠림이 나타나고 있다.

계약일 집계기준(2021년 11월9일) 전국 1억원 이하 아파트 매매 거래비중은 2020년 11.4%에서 2021년 16.2%로 4.8%p 증가했다. 연내 월별 거래로 살펴보면, 증가 속도가 더 가파르다. 2021년 1월 14.38%였던 전국 1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비중은 2021년 11월9일 현재 30.83%로 약 두 배 상승했다.

수도권도 비슷한 흐름이다. 고가아파트가 밀집한 서울은 1억원 이하 매매 거래비중이 11월9일 현재 2.7% 수준에 그쳤으나 인천은 15.3%, 경기도는 11.3%로 제법 높은 비중을 나타냈다. 각 지역 0.4%, 4.9%, 3.55%를 보였던 2021년 1월 수치에 비해 모두 저가아파트 매입비중이 커진 모습이다.

거래가 1억원 이하 아파트는 대개 면적이 작아 다인가구의 거주가 쉽지 않거나 매입자 선호와 입지여건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노후화로 투자자·실수요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지 못해왔다.

하지만, 상환능력 중심으로 대출 심사를 강화한 가계부채 관리방안 발표(10·26)와 기준금리 인상 우려로 중고가 아파트의 접근이 제한되고, 추가 주택구매시 거래세 중과를 회피할 수 있다는 매력이 부각되자 1억원 이하 저가아파트는 수요자를 유인할 만한 이유를 갖게 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0년 7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약 1년2개월간 저가아파트의 전체 거래량은 24.6만건이다. 이 가운데 법인 6700여개가 2.1만건(8.7%)을 매수했는데, 법인 1개당 평균 3.2건을 매수한 셈이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단기차익 목적 또는 여러 채를 추가 구입하려는 다주택자에겐 취득세 중과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 지난해 지방세법 개정으로 다주택자와 법인의 주택 취득세가 강화되며 조정대상지역내 2주택 및 조정대상지역 외 3주택자 취득세율은 8%로 인상됐다. 특히 조정대상지역 내 3주택, 조정대상지역 외 4주택 이상은 취득세율이 12%로 중과된다. 개인을 제외한 단체는 법인으로 보아 규제지역 여부와 상관없이 12% 중과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당시만해도 공시가격 1억원 이하 주택은 투기 대상이 될 가능성이 적다는 이유로 다주택 및 법인의 취득세율 중과 대상에서 배제되면서 취득세율 1.1%(농어촌특별세 및 지방교육세 포함)가 유지되자, 시가 1억3000여만원대 이하로 매집 수요의 풍선효과가 발현된 것이다.

국토교통부의 조사에 따르면, 2020년 7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약 1년2개월간 저가아파트의 전체 거래량은 24.6만건이다. 이 중 법인 6700여개가 2.1만건(8.7%)을 매수했고 외지인 5만9000여명이 8만건(32.7%)을 매수했다고 한다. 법인 1개당 평균 3.2건 매수, 외지인 1인당 평균 1.3건을 매수한 셈이다.

저가아파트를 여러 채 매수했다고 곧바로 투기수요로 판단하거나 위법행위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법인의 대량매수 사례 중에는 사원아파트를 일괄매매한 경우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저가주택은 대부분 서민주택시장의 거래가 상승 우려를 낳거나 지역 내 실수요자의 주택매입가격 부담을 불러오게 한다.

저가주택에 대한 세금회피 목적의 거래가 법인과 비실거주 목적의 외지인 거래로 더욱 심화되지 않도록 분석·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정부 조사는 2020년 7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저가아파트를 매수한 법인·외지인의 거래에 대해 자금조달계획, 매도·매수인, 거래가격 등을 검토해 이상거래를 선별할 예정이다. 2022년 1월까지 부동산거래분석기획단의 집중적인 실거래 조사가 이루어질 예정이니 만큼 투기목적의 원정투자는 자제하는 것이 좋겠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직방 함영진 빅데이터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