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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녹색분류체계인 ‘K-택소노미’ 살펴라

녹색금융 촉진, 탄소중립 사회…비재무 관점 리스크 관리 역량 필요 

기사입력2022-03-18 11:50
조병옥 객원 기자 (cho2479@daum.net) 다른기사보기

에스엠컨설팅 조병옥 대표, 경영학 박사
ESG와 관련, 환경부는 2년에 걸쳐 유럽연합(EU) 녹색산업 분류체계(Green Taxonomy)’를 벤치마킹해 마련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Taxonomy) 가이드라인을 지난 20211230일 발표한 바 있다. 녹색금융 활성화를 촉진하고 탄소중립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다. EU 집행위원회는 올해 22(현지시간) 천연가스와 원자력 발전에 대한 투자를 환경·기후친화적으로 지속가능한 택소노미로 분류하는 규정안을 확정·발의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국내에서는 원자력 발전 이슈와 함께 정치권을 포함한 산업 전반에 걸쳐 파장이 커지고 있고, 환경부가 발표한 ‘K-택소노미(K-Taxonomy,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범위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연내에 재검토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런 혼란은 우리나라 정부가 원자력 발전은 K-택소노미에서 제외시키고, LNG(액화천연가스) 발전과 블루수소 등은 탄소중립으로 전환하는 과도기적 과정에서 필요한 친환경 활동으로 판단해 K-택소노미에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이는 환경적 성과와 경제적 성과 모두를 잡아야 하는 국내 상황의 특수성으로 해석된다.

 

녹색분류체계(Green Taxonomy)는 특정 기술이나 산업 활동이 친환경인지 판별할 수 있는 기준 역할을 한다. 기업의 녹색활동을 촉진함과 동시에 그린워싱(green washing)과 같이 친환경 활동인 것처럼 위장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투자자는 이를 통해 녹색활동을 용이하게 식별해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된다.

 

  ©중기이코노미

 

K-택소노미는 6대 환경목표(온실가스 감축, 기후변화 적응, , 순환경제, 오염, 생물다양성)에 기여하는 녹색경제활동에 대한 분류체계를 말한다. 녹색경제활동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환경개선에 기여하며, 사전 예방적 환경관리 및 사회적 공감대를 기본으로 하는 3가지 준수원칙과 4가지 적용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녹색경제활동 3가지 원칙을 준수하기 위해서는 환경목표에 기여할 것 심각한 환경피해가 없을 것 최소한의 보호장치 등이 충족돼야 한다. 4가지 적용기준은 활동기준, 인정기준, 배제기준, 보호기준으로 구성된다. 기업이나 금융기관 등이 녹색금융에 해당하는 녹색채권, 녹색여신, 녹색펀드 등의 금융활동을 위해 해당 경제활동이 녹색분류체계에 따른 적용기준을 충족하는지 판단하는 기초로 활용될 수 있다.

 

  ©중기이코노미

 

환경부는 녹색분류체계를 활용한 금융권 시범사업 등을 통해 녹색분류체계가 금융시장에 조기 정착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채권,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사업 단위 금융상품에 우선 적용하고, 시범사업 과정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 등을 반영해 녹색분류체계 가이드라인을 지속적으로 보완한다. 또한 이를 기반으로 2023년부터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를 녹색채권 가이드라인에 전면 적용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중장기적으로는 여신·투자 등 다른 금융상품에 확대하는 한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정보공개에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추진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K-택소노미 가이드에 따르면, 녹색경제활동을 녹색부문전환부문’ 2가지로 나누고 있다.

 

녹색부문은 탄소중립 및 환경개선과 같이 진정한 녹색경제활동과 관련된 것으로 온실가스 감축, 기후변화 적응, , 순환경제, 오염방지 및 처리, 생물다양성 분야로 구분되며 총 64개 경제활동을 포함한다.

 

전환부문은 탄소중립이라는 최종지향점으로 가기 위한 중간과정에서 과도기적으로 필요한 경제활동이라는 점에서 한시적(2030~2035)으로 녹색분류체계에 포함됐다. 중소기업 사업장 온실가스 감축 활동, 액화천연가스 및 혼합가스 기반 에너지생산, 액화천연가스 기반 수소 제조, 친환경 선박 건조, 친환경 선박 운송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이번에 발표된 K-택소노미(K-Taxonomy,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와 유럽연합(EU) 녹색산업 분류체계(Green Taxonomy)는 당분간 정부 정책 및 산업계에 적지않은 파장과 혼선을 가져올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중소기업은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막연할 수 있으나, 큰 틀에서 이뤄지는 정책적 변화에 신경 쓰기보다는 현재 발표된 분류체계의 환경목표, 녹색경제활동 기준 등을 토대로 우리 기업이 지표로 설정할 수 있는 환경목표는 어떤 분야인지, 이를 달성하기 위한 활동기준은 부합하는지부터 차근차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환경정책 변화가 기업에 어떤 리스크로 얼마나 심각하게 다가오는지 간단한 사례를 소개하자면, 몇 년 전 필자의 지인이 근무하던 중소기업은 원자력 사업분야의 관련 부품을 생산 납품하던 중 글로벌 친환경 이슈가 대두되면서 갑자기 원자력 발전사업이 침체기를 맡게 됐고, 회사 매출은 급감해 급기야 대대적인 임직원 감원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결국 필자의 지인도 회사를 떠날 수밖에 없었던 것을 보면서, 다시 한번 중소기업의 리스크 관리가 중요함을 실감했다.

 

현재까지도 많은 중소기업이 ESG는 아직 대기업의 영역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우리 기업과는 관계없는 일로 생각하고 있지만, 위에 소개한 간단한 사례처럼 당장은 보이지 않는 위험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다가와 기업을 위기에 빠뜨릴지 모르는 일이다.

 

이제부터라도 중소기업도 ESG 경영에서 강조하고 있는 리스크 매니지먼트를 재무적 관점뿐만 아니라, 지금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불시에 일어날 수 있는 비재무적 관점의 리스크(RISK)까지도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하고 관리시스템을 조금씩이라도 구축해 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에스엠컨설팅 조병옥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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