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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주머니 채우지 않고 어떻게 삶을 개선할지

최저임금은 폭등하는 물가에 밥 한끼 거르지 말자는 것 

기사입력2022-04-08 11:30
안호덕 객원 기자 (minju815@hanmail.net) 다른기사보기

윤석열 정부의 첫 최저임금을 결정할 최저임금위원회가 활동에 들어갔다. 노사와 공익대표 각 9명으로 구성되는 위원회는 최저임금 심의를 요청받은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과반수 출석과 과반 이상의 찬성으로 다음해의 최저임금을 의결하게 된다. 지난 5일 첫 전원회의가 열렸는데, 이에 맞춰 노사 양 진영의 신경전이 시작된 모양새다

 

노동자 대표들은 소득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반면, 사용자측은 소상공인과 영세사업주의 경영여건을 고려해 최저임금을 정해야 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윤석열 당선자가 후보 때 주장했던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까지 다뤄질 것으로 보여, 어느 때보다 최저임금을 둘러싼 갈등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때 윤석열 정부 초대총리로 지명된 한덕수 후보자의 최저임금 관련 발언은 논란을 더욱 키우고 있다. 한 후보자는 최저임금 결정과정에서 정부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발언의 내용은 오히려 윤석열 정부의 노동정책을 최저임금 결정에 반영시키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충분히 의심을 살 만하다. 지난 5일 한 후보자는 임금을 논의한다면 합리적인 선에서 결정되어야지, 두 단위로 너무 올라가면 기업들이 오히려 고용을 줄여 모두 패배하는 게임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보다 이틀 전에는 최저임금을 너무 급격하게 올린 것에서 상당한 문제가 발생했다며,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을 직격하기도 했다. 두자리 수 인상은 안된다는 가이드라인의 제시라는 비판도 틀렸다 할 수 없다.

 

지난 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2022년 최저임금위원회 1차 전원회의가 열렸다. <사진=공동취재사진/뉴시스>
세계는 유가와 곡물가 등 모든 물가와 금리마저 치솟는 인플레이션 위기를 맞고 있다. 코로나 정국에서 대기업과 자영업자, 자산가와 시민들의 불평등은 더 크게 벌어졌다. 이런 위기에서 국민의 주머니를 채우지 않고 어떻게 국민의 삶을 개선할지 의문이 생긴다. 자영업자의 도산이 줄을 잇는 건 최저임금 인상 때문이 아니라, 대기업 플랫홈 시장의 확대와 임대료 인상 등 수입보다 지출이 커지는 구조가 심화됐기 때문이다. 정부가 이런 구조를 방치하고 조정을 제대로 못했음은 물론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 문제를 손놓고, 언제까지 편의점주와 알바생의 최저시급 싸움에서 어느 한쪽 편을 들어주는 것을 경제위기의 해결책인양 말할건지 답답하다.

 

한덕수 후보자가 4년 동안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고문료로 받는 돈이 18억원을 넘는다고 한다. 어림잡아 한달 3500만원 이상의 돈이다. 이런 총리 후보자가 시급 9160, 월급 1914440으로 오른 최저임금 때문에 우리 경제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하는 주장은 후안무치한 궤변이다. 우리 경제에서 불평등과 위화감이 커진 건, 9160원으로 오른 최저임금 때문이 아니라 한달 수천만원에 이르는 돈을 고문료 등으로 받아 챙기면서 노동에 따른 정당한 대가라는 자본주의 구조를 유린하는 집단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본인의 18억원 고문료에 대해서는 국민이 납득할 해명도 못내놓으면서, 시급 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에 문제가 생겼다고 말하는 건 국무총리로서 자격을 의심케 만드는 것이다.

 

윤석열 당선자의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 소신도 우려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최저임금은 저소득 국민들에게는 최저생계비다. 업종별로 차등 적용하겠다는 발상은 불량식품이라도 가난한 사람들에게 먹게 해주자는 주장과 다를 바 없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의 위기. 윤석열 당선자는 물가안정을 경제정책에 최우선으로 놓겠다고 했지만, 국민들의 호주머니를 채우는 걸 이렇게 인색해 하면서 목표가 가능할지 회의가 든다. 이제 최저시급은 폭등하는 물가에 밥한끼도 제대로 해결하기 힘든 돈이다. (중기이코노미=안호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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