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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공급망 흔들…GVC 뉴노멀시대 대비를

원자재 가격 당면과제…“구조적 수급불균형은 이전부터 있었다” 

기사입력2022-04-27 12:30

#1. 25일 베이징 차오양구의 일부 마트에서 사재기 현상이 발생했다. 중국 상하이에 이어 수도 베이징도 일부 지역에 사실상의 봉쇄 조치를 시작하며, 극도에 달한 불안감이 원인이다. 현지에서는 코로나19 감염자 1명만 발생해도 아파트를 폐쇄하는 강력한 조치가 취해지고 있다. 중국의 강력한 제로코로나정책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중국과의 교역 비중이 높은 국내기업들도 중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2. 기업 10곳 중 6곳은 러-우 전쟁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가장 커진 부분으로 원유 등 원자재 가격상승을 지목했다. 25일 커리어테크 플랫폼 사람인이 기업 560개사를 대상으로 -우 전쟁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보면, 62.1%(복수응답)원유 등 원자재 가격을 꼽았다. 다음으로 내수 수요 위축(37%)’, ‘운송비 급증(28.3%)’, ‘금리인상(26.4%)’, ‘수출 규모 축소 또는 수출 중단(18.3%)’, ‘자금조달 애로(15.8%)’ 등의 순이었다. 이들 가운데 절반인 50.3%의 기업은 경영 불확실성으로 인해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등 경영목표를 연초에 세운 계획보다 낮췄다고 답했다. -우 사태에 따른 원자재 수급불균형, 국제유가 급등까지 원자재 가격도 문제이지만, 전문가들은 구조적 수급불균형이 이전부터 시작돼 왔다며 장기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제로코로나글로벌 공급망 불안 심화=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해상운임이 올 1월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13주 연속 하락하며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및 중국 도시봉쇄 등 대외변수에 따른 리스크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

 

GVC와 공급망

GVC(글로벌 가치사슬, Global Value Chain)=하나의 상품이나 서비스가 여러 나라를 거쳐 다양한 생산 단계를 통해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되고 소비되는 글로벌 가치사슬.

 

공급망=기업의 원재료 조달에서부터 중간재·최종재의 생산그리고 최종 소비에 이르기까지 재화와 서비스 및 정보의 흐름이 이루어지는 연결망.

특히, 중국의 경우 항만과 공항은 정상 운영 중이라고 하지만, 내륙운송 지연에 따른 항만 정체 등으로 수출입물류 기능이 약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중앙정부는 동태적 제로코로나(Dynamic zero-COVID) 정책에 따라 이동제한 등의 강화된 방역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따라 코트라(KOTRA)는 중국 현지 44개 공동 물류센터를 통해 우리 중소·중견기업의 물류애로 경감을 위해 긴급화물 보관 및 운송비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내륙 운송비 총액에서 1000만원 한도로 중소기업은 전체의 70%, 중견기업은 50%까지 지원한다.

 

한국은행은 중국 정부의 제로코로나 정책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이며, 금년 중국 경제성장률은 4% 중반 전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금년 중국 경제의 성장세 둔화가 예상됨에 따라 중국과의 교역 비중이 높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불가피하다, “중국의 고성장에 의존한 국내 경제의 성장이 앞으로는 쉽지 않은 만큼 중장기적 관점에서 수출시장 다변화, 산업경쟁력 제고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가격 향후 어떻게 될까=한국은행이 지난 24일 발표한 해외경제 포커스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금년 중 연평균 100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기관 역시 국제유가가 금년 중 연평균 100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러시아산 원유의 공급 차질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2022년 한국 경제 수정 전망보고서를 통해 “2022년 들어 국제유가는 세계 경기 개선에 따르는 수요 확대 속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산유국 공급 확대 제한 등으로 급등하고 있다, “향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가능성, 미국과 OPEC 등 산유국 간 갈등 지속, 생산설비 투자 부진 등으로 공급량 확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2022년 국제유가는 이들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을 경우 배럴당 평균 100달러 선을 상회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했다.

 

이 밖에도 한국은행에 따르면, 원자재 가격은 3월 중 천연가스 가격이 러시아산 공급중단 가능성 등으로 전월대비 53.6% 상승했으며, 석탄 가격은 천연가스 대체수요 증가 등으로 29.1% 상승했다. LMEX 비철금속지수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러시아산 알루미늄 및 니켈 공급차질 우려 등으로 전월대비 9.1% 상승했다. 비철금속은 철 이외의 모든 금속을 가리키며 산업용인 구리, 알루미늄, 니켈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알루미늄 가격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수급불균형에 우크라이나 사태로 공급불안이 보다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더해지면서, 3월 중 전월대비 7.8% 상승한 역대 최고 수준(3498달러/)을 기록했다. 니켈 가격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 증가로 재고량이 낮은 가운데 니켈 생산비중이 높은 러시아산 공급차질이 가격상승으로 이어지며, 3월 중 전월대비 41.3% 상승했다. S&P 곡물지수는 소맥 및 옥수수 생산감소 전망 등으로 전월대비 18.8% 상승했다.

 

한국은행은 국제 원자재 가격은 우크라이나 사태 이전에도 팬데믹 충격 이후 빠른 경기회복, 탄소중립 강화 등에 따른 수급불균형 지속 등으로 높은 수준을 보여 왔으며 이러한 구조적 수급불균형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 “향후 우크라이나 사태 종식은 불확실성 해소를 통해 단기적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겠으나, 구조적 수급불균형으로 높은 원자재 가격은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철강, 조선, 건설중소형 업체 부담 가중=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HIF 월간 산업 이슈(4)’를 통해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철강, 조선, 건설업에 대한 산업별 영향을 분석했다.

 

첫 번째, 철강업계의 경우 러시아산 석탄 및 철스크랩 수입 제한, 호주산 대체수요 증가에 따른 수급불안으로 철강 원료가격이 급상승함에 따라 국내 철강가격이 대폭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현대제철 등 철강사와 현대차·기아 등 완성차 업체들이 협상을 통해 자동차 강판을 톤당 15만원 안팎을 인상하는 방안에 잠정 합의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철강가격 상승으로 건설, 자동차, 조선, 가전 등의 전방산업은 원가율 상승에 따라 수익률 하락 위험에 노출되며, 특히 전후방 업체 대비 가격 전가력이 낮은 중소형 제조업체의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중국 정부의 제로코로나 정책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이며, 금년 중국 경제의 성장세 둔화가 예상됨에 따라 중국과의 교역 비중이 높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사진은 지난 25일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의 마트에서 마스크를 쓴 주민들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 인구 350만 명의 차오양구에서 25일부터 코로나19 집단검사가 시작됐다. <사진=AP/뉴시스>

 

두 번째, 조선업계의 경우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며 LNG선 용선료와 신조선가가 급등했는데, 이는 유럽이 러시아로부터 파이프라인으로 공급받던 천연가스를 해상운송으로 대체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유럽의 천연가스 수요 중 파이프라인을 통한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는 30~40%를 차지했다. EU20223월 에너지 분야에서 러시아에 의존하지 않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미국산 LNG가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대체재로 부상하고 있어, LNG선 건조 경쟁력이 높은 한국 조선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 해상운송에 의한 천연가스 운송 비용은 파이프라인에 비해 현저히 높기 때문에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 상승이 불가피해, 국제정세가 안정될 경우 유럽의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가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

 

세 번째, 건설업계는 건설경기가 소폭 회복되는 가운데 글로벌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건축자재 가격 상승 압력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시멘트 생산의 부재료인 유연탄 가격이 예년 대비 4배 가까이 상승해, 시멘트 및 레미콘 가격의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자재가격 상승이 건설 원가 상승에 미치는 영향이 5% 내외로 제한적이고, 주택경기 활황으로 악영향이 제한적일 전망이다. 다만, 중소건설사의 경우 자재가격 보다 자재의 재고 부족으로 인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자재 부족으로 인한 공사 지연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공급망 거점 이동기존 거점국 역할 약화=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해 공급망 교란에 대한 불안심리와 재고 확보를 위한 수요가 몰리면서 나타난 일시적인 현상으로, -우 전쟁이 끝난다는 전제하에 원자재 가격은 하반기 들어 전체적으로 하향 안정될 전망이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이 무역수지 악화, 기업 채산성 악화, 기업 생산활동 중단, 수출활력 둔화 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국가 차원에서 원자재 비축물량 확보, 원자재 재수출·매점매석 제한, 유류세 인하폭 확대 및 공공요금 동결 등으로 단기 피해 완화에 주력하는 한편 원자재 비축대상 확대, 해외 자원개발 및 국내 생산기술 확보, 원자재 정보제공 확대 등 장기적인 공급망 안정성 제고를 위한 대응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글로벌 공급망의 뉴노멀과 우리의 대응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 GVC)의 뉴노멀 시대가 도래했다고 봤다. 이미 공급망에서 핵심역할을 수행해왔던 주요국들이 보호무역주의와 자국 내 공급망 강화 기조로 태세를 전환하면서, WTO 중심의 다자주의 체제와 글로벌화의 기존 질서가 무너지고 있었다. 이에 더해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공급망 위기를 절실히 경험한 세계는 가치사슬 재구축에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 5년 사이에 대륙권별 가치사슬 내 기존 거점국의 역할이 약화되기 시작했다. 중국의 경우 2015중국제조 2025’를 발표하면서 과거 생산기지로서의 기능이 축소됐으며, 아세안(ASEAN) 등 주요 신흥국이 해외신규투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아시아 기존 거점인 중국과 북중미의 미국은 역내무역 비중, FDI(외국인 직접투자), 해당국 최종재 생산을 위한 권역별 부가가치가 모두 하락했다. , 유럽 내 독일은 FDI를 제외한 모든 지표가 하락하며 기존 거점국으로서 역할이 축소되는 모습을 보였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아시아의 경우 중국을 대체할 거점으로 대만이 가장 유력하며, 이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순이다. 특히, 대만은 아시아 주요국 중 2017년 이후 역내무역 비중이 V자 반등을 이루며 상승세를 나타낸 유일한 국가이며, 그린필드 FDI 비중과 최종재 생산을 위한 아시아 내 부가가치 비중 모두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가장 유력한 신규 거점으로 분석됐다.

 

북중미의 경우 미국을 대체할 북중미 지역 내 유망 공급망 거점은 아직 뚜렷하게 보이지 않지만, 향후 멕시코가 신규 거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멕시코를 거점으로 한 역내 교역 비중과 그린필드 FDI 비중 모두 2017년 이후 하락세를 보이나, 멕시코 최종재 수출로 북중미권 내 창출된 부가가치 비중이 2017년 이후 꾸준히 상승했다는 점에서 미국을 대체할 만한 유망 거점으로 주목할 만하다.

 

유럽의 경우 독일을 대체할 공급망으로 프랑스, 이탈리아 순으로 유망한 것으로 분석됐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글로벌 가치사슬의 재편 속에서 기회와 위기가 교차하는 기로에 서 있는 우리나라는 GVC 재편 양상을 주시하며 대응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공급망 안정성 강화를 위해서는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줄이고 역내 핵심 소재·부품·장비 가치사슬 구조 상에서 허브 국가(Supply Hub)’를 발굴하여 대체 가능한 지역 공급선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 외에도 거점별 특화된 산업군의 특성을 고려해 최적의 생산거점을 선정하는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경제안보 차원 글로벌 공급망 가치사슬 재편=향후에 경제안보관점에서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나왔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송영철 연구위원은 개별 기업의 대응만으로 안정적 공급망 확보가 점차 어려워짐에 따라 국가 간 협력을 기반으로 한 공급망 안정화가 중요한 과제로 대두될 가능성이 높다, “원자재시장의 구조적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특정 국가에 대한 원자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글로벌 경제안보 협력의 외연을 확대하고 해외자원개발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강화해야한다. 정부는 자원안보특별법과 같은 제도적 기반을 신속하게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특히 원자재 가격 변동에 취약한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원자재 비축 확대를 위한 정책 지원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 “조달청, 한국광해광업공단 등이 관리하는 주요 원자재 비축량을 중장기적으로 확대하고, 중소기업 지원대상 확대 및 공급비용 절감이 필요하다고 했다. 중기이코노미 정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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