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반도체 패권경쟁…공급망 안정 전략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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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미중 반도체 패권경쟁…공급망 안정 전략 시급 “반도체 공급망 재편은 우리 기업에 기회이자 위기”

기사입력2022-03-25 10:3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향후 반도체 경쟁력이 경제안보를 지배할 가능성이 크고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 공급망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와 우리 기업은 반도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전략을 시급히 수립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연원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경제안보TF위원장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24일 개최한 ‘미중 전략경쟁 시대의 경제안보’ 세미나에서, ‘미·중 기술패권 경쟁과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미·중 기술패권 경제의 핵심품목은 반도체”라며, “반도체는 AI, 양자컴퓨팅, 우주항공, 자율시스템, 5G/6G 등 첨단기술의 근간이 되는 필수품목이자, 디지털 전환의 핵심품목이다. 반도체 공급망의 확보가 국가경쟁력과 경제안보와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경제안보는 국가와 국민의 생존을 위협하는 경제적 공세로부터 국가이익을 보호하는 행위를 말한다.

◇중국, 미국 추월 가능성=하버드대학의 벨퍼센터는 지난해 12월 한 보고서에서 10년 뒤 중국이 AI, 5G, 양자통신, 반도체, 바이오, 그린에너지 분야와 같은 기반기술에 있어 미국을 추월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연 위원장은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의 강점은 첫 번째로 공격적인 투자라고 말했다. 2020년 기준 글로벌 반도체 생산의 15%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반도체 협회, 반도체 전문가들은 2030년 경이면 중국의 반도체 생산점유율이 24%까지 증가하며 세계 1위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은 우리에게 기회이자 위기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의 또 다른 강점은 효율성이다. 연 위원장은 중국이 기존에 나와 있는 원천기술을 활용해 응용기술을 만들어내는데 효율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5년 중국의 기술혁신 생산성은 미국을 추월했다. 그러나 핵심 원천기술은 대부분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의 반도체 산업이 발전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다. 미국의 목적은 중국의 반도체 산업 전체를 무너뜨리려는 것이 아니라 특정 분야, 특히 첨단기술 분야의 탈동조화를 노리고 있다. 이러한 미중 반도체 패권경쟁과 함께 유럽, 일본, 우리나라 또한 반도체 산업정책을 수립해 대응하고 있다.

◇공급망 재편, 기회·위기=연 위원장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은 우리에게 기회이자 위기라고 했다.

우선, 단기적으로 비교우위를 갖는 우리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 및 확대 기회가 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무한경쟁에 돌입하며 우리 산업의 경쟁력 유지에 도전이 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미중 반도체 공급망 재편은 우리 공급망의 취약성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국내 제조역량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재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향후 그린뉴딜, 디지털뉴딜은 반도체 공급망 재편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반도체의 수요 증가와 함께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신속하게 대응한 기업만이 생존하게 될 것이다.

연 위원장은 위기관리를 위해 공급망 정보를 정부-정부, 정부-민간 간 공유하기 위한 노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또, 협력 없는 공급망 안정화 정책은 오히려 공급망의 불안정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국가간 협력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될 것으로 봤다.

우리 정부는 첨단 반도체 기술의 개발, 보호, 활용에 방점을 두고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전체 산업전략의 맥락에서 반도체 전략을 수립하고, 주요 파트너국과 공급망 및 기술협력을 강화해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노력을 필요로 한다. 기술유출 방지를 위한 제도를 정비하고 정부가 새로운 수요를 선도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우리 기업들은 미중 갈등이 첨예한 상황을 염두에 두고 제재의 방향성을 모니터링 해야한다. 기술개발에 중점을 두되, 정보협력으로 시장 왜곡을 해소하고 공급망을 안정화하는 전략을 수립해야한다는 것이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