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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지갑 여는 ‘오래된 것들’의 ‘힙한’ 유혹

전통미에 세련미 입힌 K-컬쳐의 진화…MZ세대 취향을 저격하다 

기사입력2022-05-13 10:52

완전 힙해요!” 분홍색, 민트색 등 형형색색의 파스텔톤 옷을 입은 반가사유상 미니어처를 본 국내외 젊은이들은 그동안 보지 못했던 굿즈에 열광했다. 고리타분하고 지루하다는 편견을 깨고 전통 불교문화가 매력적인 굿즈로 변신해 성공한 순간이었다.

 

새로운 것의 물결 속에서도 클래식은 그 빛을 잃지 않는다는 의미의 올디스 벗 구디스(Oldies but Goodies)’에서, 오래된 것에서 새로움을 찾는 올드 벗 뉴(Old but New)를 넘어, 이젠 전통적인 것에 MZ세대 특유의 힙한 감성을 입혀 새로운 유행을 선도하는 힙트래디션(Hip Tradiion) 문화로 넘어가고 있다. 전통에 색다른 색채를 입힌 문화콘텐츠가 희귀하면서도 트렌디함의 대명사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고, MZ세대는 기꺼이 이러한 감성에 그들의 지갑을 연다.

 

반가사유상, 나전칠기굿즈의 반란=반가사유상 굿즈 열풍의 시작은 세계적인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RM으로부터 시작됐다. RM이 자신의 작업실을 공개했는데, 책상 위에 놓인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2개가 해외 팬들 사이에 힙한 인테리어 소품으로 등극했기 때문이다. 이 미니어처는 작년 해외 활동 후 휴가를 즐기던 RM이 국보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이 전시된 국립중앙박물관을 방문한 후 구입한 것이다. 덕분에 반가사유상 미니어처는 내놓자마자 국내외 팬들의 구매 행렬로 이어져 무려 6차 제작까지 진행될 정도로 품귀현상을 빚었다.

 

반가사유상 미니어처의 매력은 다소 딱딱하고 어려울 수 있는 문화재를 디자인적으로 재해석했다는 데 있다. 실제 반가사유상을 1/8 크기로 줄인 13.5cm 높이로 출시된 이 미니어처는 알록달록 형형색색의 컬러감이 특징이다. 개당 49000원이라는 적지 않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국립박물관문화재단 뮤지엄숍 매장과 온라인에서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대표 단일제품이다.

 

이와 같은 굿즈의 관심은 K-전통문화로도 확대돼 국내외 MZ세대를 관련 전시공간으로도 이끄는 데 한몫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작년 10월 국립중앙박물관이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구축한 가상박물관 힐링동산(feat.국립중앙박물관 반가사유상)’에는 개관 4일 만에 전 세계 95만명이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 중 93%는 해외 방문자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 지난해 11월 조성한 사유의 방은 굿즈 효과와 더불어 독특한 미디어 아트 구조로 MZ세대 사이에 큰 반향을 일으켜 개관한 지 한 달 만에 7만명의 관람객이 다녀갔고, 지금까지 6개월 동안 25만여명의 관람객이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이전에 MZ세대를 뜨겁게 달궜던 전통 굿즈가 있다. 국보 제68호 청자상감운학문매병의 특징을 입힌 무선이어폰 케이스인데, 판매 개시 일주일 만에 약 1만개가 팔려나갔고 북미, 동남아시아 등 해외에서도 구매 요청이 쏟아졌다. 고려청자 무선 이어폰의 인기 비결은 우리의 전통 문양을 MZ세대의 필수 생활품에 접목했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나전칠기 속 자개로 무늬를 더한 작은 상 형태의 자개소반 무선충전기가 힙트래디션의 뒤를 잇고 있다. 67000원이라는 고가에도 소장가치가 있다’, ‘독특하다등의 입소문을 타고 한때 온라인 판매 페이지가 다운되는 현상을 겪을 정도로 인기의 폭주를 달렸다. 그 인기의 날개를 타고 최근 열린 롯데아트페어 2022 부산에도 반가사유상 미니어처와 함께 출품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지난해 11월 조성한 ‘사유의 방’은 굿즈 효과와 더불어 독특한 미디어 아트 구조로 MZ세대 사이에 큰 반향을 일으켜 개관한 지 한 달 만에 7만명의 관람객이 다녀갔고, 지금까지 6개월 동안 25만여명의 관람객이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중앙박물관이 반가사유상 전시 ‘사유의 방’ 언론공개를 통해 공개한 금동반가사유상. <사진=뉴시스>

 

즐길 거리로 변모한 전통의 식문화=힙트래디션의 계보는 굿즈에서 식문화로까지 번지고 있다. 맛있는 먹거리가 가득한 관광명소로만 알려져 있던 광장시장이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한 힙한 장소로 변신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 주인공은 그로서리 스토어 365일장이다. 비비드한 초록색의 네온사인 간판이 눈에 띄는 이곳은 그로서리 스토어와 카페가 결합한 복합공간으로, 로컬 브랜드 제품과 시장을 재해석한 음식 와인 큐레이션 소주 스낵 밀키트 문구류 등을 만나볼 수 있다.

 

그동안 광장시장은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나라 대표 시장으로 해외 유명인사나 관광객이라면 반드시 방문해야 할 명소로 손꼽혀왔다. 대신 젊은 층에게는 전, 떡볶이, 왕순대를 파는, 외국인들로 북적북적한 복잡한 장소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모던한 분위기의 다양한 셀렉션을 갖춘 그로서리 스토어 365일장은 전통시장과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겨졌던 이국적인 감각의 인테리어와 와인, 치즈, 버터류, 다양한 굿즈들로 의외성을 준 것이 MZ세대의 핫플레이스로 거듭난 요인으로 업계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국내 막걸리 시장도 MZ세대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최근 국내 주류산업 침체의 여파로 막걸리 시장 규모는 감소하고 있지만, 막걸리의 소매시장 규모는 증가하고 있다. 이는 특색 있으면서 기존과 차별화된 맛과 디자인으로 MZ세대의 감성을 자극하는 소규모 양조장이 막걸리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는 뜻이다.

 

그중에서도 대동여주도&같이양조장 두술도가 디오케이브루어리 도깨비양조장 술샘 예술주조 제이케이크래프트 한강주조 행주산성주가 등은 기존 막걸리 이미지를 탈피하는 다채로운 맛과 색상,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제품으로 우리의 전통주를 현대에 맞게 재해석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막걸리가 다른 주종에 비해 포만감이 크고, 유통기한이 짧아 저장이 어렵다는 점이 국내 막걸리 시장의 규모 감소에 영향을 끼쳤지만, 최근 출시되고 있는 프리미엄 제품과 온라인 유통채널의 확산으로 인해 MZ세대 사이에서 다시 힙한 주류로 등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에 따르면, 2017년 약 3500억원이던 막걸리 소매시장 규모는 20194500억원, 20205000억원대로 성장했으며 최근에는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의 매출 신장이 눈에 띄게 성장하는 추세다. 이를 뒷받침하듯 올 1분기 편의점 GS25의 막걸리 매출은 2020년 대비 46%나 올랐고, 전년도보다는 22% 올랐다. 이마트의 경우 2020년 대비 17%, 전년대비 6% 증가했다.

 

우리의 전통 유물에 개성과 감성을 불어넣어 이전과 전혀 다른 이미지로 재탄생하는 것은 전통=즐거움이 될 수 있다는 공식을 뛰어넘어 또 다른 문화 아이콘으로서의 가치가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전통적인 것이 무조건 MZ세대의 마음을 끈다는 편견은 버려야 한다고 당부한다. MZ세대가 전통문화에 열광하는 이유는 희소성이라는 가치에 힙한 감성이 맞물려 그들의 소비문화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MZ세대의 이목을 지속해서 끌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경험의 확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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