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엔데믹 블루…재확산 불안속 일상회복

프린트

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직장인, 엔데믹 블루…재확산 불안속 일상회복 엔데믹의 두 얼굴…항공, 호텔, 화장품 ‘수혜’ vs OTT ‘위기’

기사입력2022-05-30 19:40

정기영 기자 (sksmsskly@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국내 코로나19 확진자의 7일 격리의무가 오는 6월20일까지 4주 연장됐지만, 엔데믹(풍토병) 기조는 확고하다. 입출국 방역 규제가 대폭 풀리며 항공, 레저 및 연관산업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영화관 매출도 급등하는 반면 코로나19로 수혜를 받았던 OTT 업종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일부 직장인들은 때 아닌 ‘엔데믹 블루’를 겪고 있다.

◇항공운송, 호텔, 화장품 ‘수혜’=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확진자 격리의무를 6월20일까지 한달간 유지하기로 했다.

김헌주 질병관리청 차장은 지난 20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면역 감소 효과에 따라 이르면 올여름부터 재유행이 시작해 9∼10월경 정점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엔데믹에 대한 기대심리와 변이 바이러스 재유행에 대한 불안심리가 상존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풍토병(특정지역에 사는 주민들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질병)으로 굳어지는 엔데믹 기조는 변함이 없다.

해외입국자 대상 방역 규제가 대폭 완화돼 지난 23일부터 해외입국자를 대상으로 PCR 검사뿐만 아니라 신속항원검사 음성확인서도 인정하기로 했다. 그간 해외입국자의 경우 입국 48시간 전 PCR 검사 음성확인서를 제출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도 본격적인 유럽 노선 정상화에 나선다. 아시아나항공은 5~7월 유럽 노선을 순차적으로 확대한다. 현재 2개 노선을 주 6회 운항 중이나, 매월 확대해 7월에는 6개 노선을 주 17회 운항할 계획이다. 현재 유럽은 해외입국자에 대한 방역규제를 일찍이 대폭 완화한만큼 일부 서류만 지참하면 격리 없이 여행이 가능하다. 인천-런던 노선 탑승자는 일체의 방역규제 없이 입국이 가능하며, 그외 대부분의 유럽 국가는 ▲코로나19 음성확인서 ▲백신 접종증명서 ▲코로나19 완치증명서 중 1종의 서류만 지참하면 된다. 상세한 국가별 입국 제한 규정은 ‘아시아나항공 코로나19 종합안내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이처럼 하늘길 재개로 인한 수요 증가로 항공권 가격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주요국 격리의무 해제 조치의 일차적 수혜업종은 항공운송업이며, 주요 후방산업인 석유와 가스(에너지), 호텔·레스토랑·레저, 화장품(이상 경기소비재) 업종도 수혜가 예상된다.

정부는 2022년 말까지 단계적으로 항공기 운항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며, 연간 국제선 여객 수는 최대 2750만명(전년대비 9배)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호텔·레스토랑·레저 산업의 경우에도 항공연료 수요가 늘어나고, 국제유가 급등으로 정제 마진이 상승하면서 성장성과 수익성 개선이 뚜렷해질 전망이다. 항공유 수요 확대는 정유사 매출액 5~6% 증가에 기여한다. 하반기 관광수요 회복이 본격화되면서 매출이 증가하고, 코로나 기간 중 단행한 구조조정 효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OTT 위기…극장가 활기 찾아=한편, 코로나19 영향으로 호황을 누렸던 IT·가전 분야는 침체가 예상된다.

코로나19 이후 급성장했던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OTT 업계도 위기를 맞고 있다. 넷플릭스는 10월부터 가족, 친구와 계정 공유를 할 수 없게 됐고 실적 부진으로 150여명의 대규모 해고를 단행했다.

반면, 극장가의 회복세가 뚜렷하다. 상영관 내에서 음식물 섭취도 가능해짐에 따라 CJ CGV가 올해 1분기(1~3월)에 매출 223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724억원)과 비교해 29.4% 증가한 수준이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4월 기준 전체 관객 수는 312만명으로 전월대비 11.6%(32만명) 늘었다. 4월 2주차에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이 개봉 첫 주에만 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4월1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실내 마스크 착용은 유지)된 것과 4월25일부터 영화관에서 실내 취식이 허용되면서 관객 수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했다.

◇‘엔데믹 블루’ 겪는 직장인들=코로나19 상황이 완화되는 추세를 보이면서, 다시 사무실로 출근을 실시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미 변화된 근무환경을 경험한 직원들이 많아지고,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일하는 것이 전 세계적인 추세가 되면서 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커리어테크 플랫폼 사람인이 기업 800개사를 대상으로 ‘재택근무 시행 및 지속여부’에 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위드 코로나를 기점으로 재택근무를 실시하는 기업은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항공, 레저 및 연관산업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코로나19 이후 급성장했던 OTT 업계는 위기를 맞고 있다. 엔데믹 기조가 확고해지면서 직장인들의 ‘엔데믹 블루(Endemic Blue)’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위드코로나 이후 재택근무 방식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계획인 기업은 15%에 그쳤다. 업종별로는 ‘정보통신/IT(28.7%)’ 기업이 ‘재택근무 유지한다’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 이들 기업이 재택근무를 지속하는 이유는 ‘유연한 근무형태가 안착되고 있어서(50%, 복수응답)’와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아서(50%)’를 1순위로 꼽았다. 이외에도 ‘업무 효율에 차이가 없어서(40.8%)’, ‘여전히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있어서(29.2%)’, ‘재택근무 시스템을 잘 갖춰서(24.2%)’ 등이 있었다. 운영방식은 ‘개인의 자율적 선택(횟수제한 없음)’(25%)이 가장 많았고, ‘주 5일 재택’(24.2%), ‘주 2일 재택’(19.2%), ‘주 3일 재택’(10.8%) 등이 이어졌다.

기업들 절반 가까이(48.1%)는 향후 유연한 근무환경을 만들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람인 임민욱 팀장은 “현재는 일상회복 차원에서 사무실 출근을 재개하는 기업들이 많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원격근무는 이미 전 세계적인 추세이며, 우수 인재 확보와 조직 관리 차원에서도 유연한 근무환경을 조성하는 움직임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엔데믹 기조로 인해 사무실 출근, 회식 문화가 부활하며 우울감을 느끼는 직장인들의 ‘엔데믹 블루(Endemic Blue)’ 현상이 가시화되고 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일상 회복과 관련해 최근 전국 만 19~59세 직장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직장인 회식 문화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코로나19 사태로 직장 내 회식 빈도가 이전보다 감소(58.4%)했거나 소규모로 이뤄지는 편(24.5%)이라는 응답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를 통해 그간의 회식 문화에 염증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을 유추해볼 수 있었다. 이전 조사 대비 회식에 대해 느끼는 부담감이 더욱 커지고 있는 점도 확인해볼 수 있었다.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54.4%)은 회식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었는데, 특히 30대(20대 53.6%, 30대 58.0%, 40대 55.6%, 50대 50.4%)와 평사원 및 실무진 직급(평사원/실무진 56.0%, 중간관리직 54.9%, 고위관리직 48.1%)에서 회식 관련 스트레스 수준이 좀 더 높게 나타나고 있었다. 더불어 남성(48.8%)보다 여성(60.0%) 응답자에게서 회식 스트레스 수준이 더 높게 나타났는데, 여성의 경우 술이 없어도 즐거운 회식 문화를 즐길 수 있고(여성:75.0%, 남성:58.0%) 회식 술자리를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여성:39.8%, 남성:27.8%)는 응답을 통해 아무래도 음주를 해야 하는 기존의 회식 분위기에 더 많은 부담감을 느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코로나19 유행 기간 동안 회식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커졌고(86.8%, 동의율) 회식을 해도 예전보다 일찍 끝나거나(81.5%) 소규모로 모이는 형태로 변화했으며(80.7%) 저녁보다 점심 회식 형태로 변화했다는(58.4%) 응답이 높았다. 이에 따라 자연스레 회식에 대한 스트레스가 감소로 이어지게 됐으며(20대 72.0%, 30대 75.6%, 40대 74.8%, 50대 72.4%) 회식 불참으로 눈치를 봐야 하는 경우도 줄어들었다는 긍정적인 인식(20대 59.6%, 30대 58.4%, 40대 68.4%, 50대 81.6%)으로 연결되고 있었다.

하지만 고연령층 및 고위 관리직의 경우 현재의 간소화된 회식 문화에 상대적으로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었다. 회식을 하지 못했을 때 허전한 느낌이 든다(20대 25.2%, 30대 23.2%, 40대 31.6%, 50대 38.0%)는 마음까지 드러낼 정도로 회식 문화에 대해서만큼은 젊은 세대와의 큰 괴리를 보였다.

◇코로나19 변이 재확산 불안=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가운데 15개국이 여객기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 규정을 해제했다. 특히, 프랑스는 비행기뿐만 아니라 기차, 버스 등 대중교통 수단에 대한 마스크 착용 규정도 해제했다.

이탈리아는 반대다. 이탈리아는 당초 5월1일부로 실내 모든 장소에서의 마스크 착용 및 백신패스 의무화를 폐지할 계획이었지만, 확진자 발생이 수직상승하며 실내 마스크 해제 계획을 6월로 변경했다. 6월15일까지 모든 대중교통 수단 이용자들에게 바이러스 방어 기능이 강한 FFP2 마스크 착용을 하도록 했다.

선제적으로 일상 회복을 시작한 미국에서도 전염력이 강한 BA.2.12.1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추세다. 미국은 하루 확진자가 지난 17일 기준으로 석 달 만에 다시 10만명을 넘어섰고, 백악관은 그동안 중단했던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을 다시 시작했다. 중기이코노미 정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