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과자, 장난감, 가구, 흑돼지…구독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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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자동차, 과자, 장난감, 가구, 흑돼지…구독경제 지자체와 지역 소상공인 협약 주목…소상공인 정기적 판로 될까

기사입력2022-06-20 10:05

정기영 기자 (sksmsskly@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가구당 1~2대의 자동차를 소유하는 시대다. 세계 자동차 시장은 포화 상태로, 최근 자동차 업계에서는 구독서비스 개발을 통해 수익구조 향상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자동차는 물론이고 가전제품, 꽃, 장난감, 가구도 마찬가지다. 과자·아이스크림도 구독해서 먹는 세상이다. 지자체도 수요 예측이 수월한 정기구독의 장점에 착안해, 농특산물 구독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구독경제는 소상공인들을 위한 활로로 주목을 받고 있다. 소비자가 정기구독을 하게 되면 판매자는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할 수 있고, 수요 예측이 수월해 재고 관리가 용이해서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구독서비스 ‘판 키우는’ 자동차 업계=넷플릭스(Netflix) 등 OTT 서비스로 동영상을 감상하거나 멜론이나 스포티파이 등의 월정액 서비스를 이용해 음악을 무제한 즐기는 ‘구독경제’는 상당히 보편화된 상태지만 자동차 구독서비스는 아직 낯설다.

먼저 원하는 차종을 자유롭게 구독할 수 있는 구독서비스가 있다. 스웨덴 볼보의 ‘케어 바이 볼보(Care by Volvo)’, 미국 캐딜락의 ‘북 바이 캐딜락(Book by Cadillac)’, 포드의 ‘캔버스 서브스크립션 플랜(Canvas Subscription Plan)’ 등 월 600~2000달러의 차량 구독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 셀렉션’, ‘기아 플렉스’, ‘제네시스 스펙트럼’ 등의 구독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장기렌트와 유사하지만, 차량 1대가 아니라 구독기간 중 원하는 차를 골라 이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차량뿐만 아니라 자율주행시스템 등 특정기능을 구독하는 서비스가 핵심 사안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완성차기업들은 자동차 내의 특정기능을 구독(Function Subscription)하는 서비스를 출시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테슬라는 레벨2 수준의 자율주행기능을 제공하는 ‘풀셀프드라이빙(Full self driving)’과 ‘커넥티비티 패키지’ 등을 구독서비스로 출시했다. BMW코리아도 자동차 업계 최초로 구독형 차량관리프로그램인 ‘BMW 서비스케어 플러스(ServiceCare+)’를 공식 출시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신규 수익창출을 위해 반자율주행시스템 ‘울트라 크루즈’를 구독서비스로 출시하겠다고 밝혔고, 볼보도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기능인 ‘라이드 파일럿’ 서비스를 구독 형식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향후 구독서비스 부문 연간 영업이익(채택률 30% 기준)은 1180억 달러(약 147조원)로 글로벌 완성차 12개 기업 3년 평균 영업이익인 1090억 달러(약 136조원)보다 높을 것으로 추산했다.

한편, 게임업계도 게임 구독서비스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2017년 구독형 ‘엑스박스 게임 패스’를 내놓으면서 주목을 받았다. 올해 1월 구독자 2500만명을 확보하며 게임 구독서비스 시장을 선점하고 있고, 소니도 지난 5월 구독형 게임서비스를 출시했다.

◇통신 서비스와 구독 서비스의 결합=지난 10일 LG유플러스는 통신서비스에 가전제품 렌털서비스를 더한 ‘헬로렌탈 구독팩’을 출시했다. 헬로렌탈 구독팩은 5G·LTE 요금제와 LG헬로비전의 가전제품 렌털서비스를 결합한 구독형 상품이다.

가입자는 한 달에 최대 8800원의 렌털 요금을 할인받을 수 있다. 결합 할인이 적용되는 가전제품은 TV·정수기·에어컨·안마의자·무선청소기 등 22개 품목 71종이다. 렌털 이용료는 품목별로 월 8000~3만원대 사이다. 이현승 LG유플러스 요금·제휴상품담당은 “고객의 일상을 즐겁게 하는 통신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자들과 손잡고 구독서비스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상남도에서 생산된 의령망개떡, 지리산흑돼지 벌집구이키트 등 특산품을 정기구독할 수 있는 경남몰 홈페이지. <자료=경남몰 홈페이지>

◇과자, 아이스크림, 장난감, 가구도 구독=롯데제과는 제과업계 최초로 매월 새롭고 색다른 과자를 구독하는 ‘월간 과자’뿐만 아니라 아이스크림 구독서비스 ‘월간 아이스’ 구독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월간 아이스’는 한 달에 한 번 다양한 종류의 아이스크림 제품을 받아 볼 수 있는 서비스다. 매월 다른 테마를 적용, 그에 맞는 제품들과 신제품을 엄선해 제품 구성을 달리한다. 이 구독서비스는 이용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 구성 내용은 제품을 받을 때까지 비공개로 진행된다.

지난 16일 어린이 완구 전문기업 손오공이 신생아부터 만2세까지의 영유아를 위한 월령별 맞춤 구독서비스 ‘레벨업 박스’를 론칭했다. 레벨업 박스는 영유아기 전 성장발달 과정을 함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월령별 맞춤형 놀이를 제공하는 육아제품을 3개월 단위로 정기배송받을 수 있다. 24개월 플랜의 정기구독 메인 패키지는 ‘프리미엄 레벨업 박스’와 ‘스탠다드 레벨업 박스’가 있다. 0~3개월 아기를 위한 감각 발달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단계별 놀이시간을 제공한다. 여기에 구독서비스 이용자에게 추가 혜택을 제공한다. 손오공몰 완구 제품을 20% 상시 할인해주고 무제한으로 무료 배송해준다.

이해라이프스타일은 ‘미공’ 플랫폼을 통해 가구, 가전, 침구, 소품 등까지 다양한 홈 제품들을 일정 기간만큼 구독으로 제공한다. 무인양품(MUJI) 등 프리미엄 가구부터 애플, 삼성, LG전자 등 인기 가전과 소품까지 최소 1개월부터 최대 60개월 동안 구독 가능하다. 구독 고객에게 프리미엄 가구 클리닝·케어 정기서비스를 무료 제공하며, 구독 종료 후 반납된 가구는 자원순환을 위해 전문 수리·복원·클리닝 작업을 거쳐 B2B 고객용 상품으로 제공한다.

◇흑돼지도 정기구독…소상공인 활로 될까=구독경제는 소상공인들을 위한 활로로 주목을 받고 있다. 소비자가 정기구독을 하게 되면 판매자는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할 수 있고, 수요 예측이 수월해 재고 관리가 용이해서다.

화훼 스타트업 기업인 K사는 맞춤형 꽃다발을 배송해주는 꽃 정기배송 모델을 운영 중이다. 철마다 가장 적합한 꽃을 선정해 플로리스트가 신선한 꽃을 배송하고, 월 구독료를 결제하면 2주 혹은 4주마다 꽃다발을 배송한다. 2014년 사업 개시 이후, 2019년 정기구독자 수는 10만명, 한달에 발송되는 정기구독 꽃은 3만개로 크게 사세가 확장됐다. B2B 기업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으며, 총 3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기존에는 주로 경조사에만 꽃을 소비하는 문화로 전통적인 화훼시장의 성장에 한계가 있었으나, 정기배송 서비스를 통해 사업영역이 확대된 케이스다.

입맛을 당기는 지리산 흑돼지도 정기구독할 수 있다. e경남몰에서 1주~2주 간격(최소 4회)으로 정기배송을 요청하면, 할인된 가격으로 지리산 흑돼지를 맛볼 수 있다. 정기구독을 신청하면 1회차 30%, 2회차 40%, 3회차 30%, 4회차 40%의 할인된 가격으로 상품을 배송받을 수 있다. 4회차 이용 완료시 e경남몰 적립금 2000원을 추가로 지급한다.

경상남도를 비롯한 강원도, 경상북도, 전북 고창군, 경남 산청군 총 5개 지자체는 지난 5월 중소벤처기업부·중소기업유통센터와 ‘지역 소상공인의 구독경제 시장진출 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자체의 특산품을 정기적으로 제공받는 유통형태다. 소비자는 지자체의 우수 상품을 정기적으로 편리하게 받아볼 수 있고, 소상공인은 정기적인 판로 확보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중소기업유통센터는 지자체와의 협약을 통해 지자체별 특색 있는 구독상품을 발굴·기획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소상공인에게 구독경제 시장에 진출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소상공인이 온라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중소기업유통센터 정진수 대표이사는 “소상공인이 새로운 유통 트렌드를 경험할 수 있도록 지자체와 협업해 구독경제 지원사업을 추진했다”며, “더욱 다각적인 방면의 사업운영으로 지역 소상공인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중기이코노미 정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