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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수 있는 휴게실조차 없는 사업장 수두룩하다

산단 작은 사업장 절반 넘게 없어…“모든 일터 휴게실 설치 의무를” 

기사입력2022-06-21 00:00
산업단지에 위치한 소규모 사업장의 절반 이상이 휴게실이 없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20일 민주노총은 ‘전국 산업단지 노동자 휴게권 실태조사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히며, “모든 일터에 휴게실 설치 의무를 부여하라”고 촉구했다. 

오는 8월부터 20인 이상 사업장과 20억원 이상 건설현장에 휴게실 설치 의무가 부여되는데, 이 중에서도 50인 미만 사업장과 50억원 이상 건설현장은 적용이 1년 유예된다. 이에 대해 노동계는 모든 사업장에 휴게실을 설치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조사결과, 전국 13개 산업단지에서 진행된 거리조사와 온라인조사 등에 응한 총 4021명의 산업단지 노동자 중 43.8%는 휴게실이 없다고 답했다. 특히 20인 미만 사업장에서는 58.2%가 휴게실이 없고, 20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에서는 40.6%가 휴게실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휴게실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23.6% 수준이었다. 

업종 및 규모별 휴게실 없음 응답 비율
<자료=민주노총>

휴게실이 없다는 응답은 제조업(37.6%)보다 비제조업(48.6%)에서 더 많았다. 세부 업종별로 보면 전통적으로 영세하거나 노동환경이 열악한 것으로 평가받는 건설, 섬유의복, 음식숙박업 뿐만 아니라 전문기술, IT·정보통신 등 신흥 산업에서도 휴게실이 없는 곳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업장에 휴게실이 왜 없냐는 질문에 좁은 공간 탓이라고 응답한 비중이 33.0%로 가장 높았다. 이어서 사업주의 무관심(28.8%), 비용(13.7%) 등이 뒤를 이었다. 공간을 원인으로 지목한 비율은 20인 미만 사업장에서 37.9%로 특히 높았다. 그러나 300인 이상 대기업 사업장에서도 30.9%에 달했다. 

조사결과를 분석한 사회진보연대 노동자운동연구소 박준도 연구원은 “휴게실 문제는 비용보다는 사업주의 관심과, 작업장이나 사무실의 업무공간을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 인근 공유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의 문제라는 걸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사업장별 휴게실 미설치 이유 조사결과
<자료=민주노총>

◇부족한 휴게실…매일 이용비율도 절반 수준=휴게실이 있는 경우, 매일 이용한다는 응답자는 50.0%였다. 성별로 보면 남성이 54.6%로 여성(45.4%)보다 높게 나타났다. 세대별로는 40대 이상의 경우 절반 이상(40·50·60대 각각 53.3%, 61.0%, 74.6%)이 매일 이용한다고 답했지만, 20대와 30대는 각각 43.9%와 46.3%로 절반을 넘지 않았다.

일단 휴게실이 있으면, 비제조업보다는 제조업 노동자가, 대기업보다는 50인 미만 작은 사업장의 노동자가, 사무판매직(비생산직)보다는 생산직 노동자가, 고임금 노동자보다는 저임금 노동자가 휴게실을 많이 이용한다고 답했다. 

휴게실 유무와 관계없이 실제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곳은 어디냐는 질문에, 산업단지 노동자들이 가장 많이 지목한 장소는 ‘자신의 업무공간’(46.2%)이었다. 일하고 있는 자리에서, 업무와 휴식을 구별하지 못한 채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휴게실이 없다고 답한 비율이 높은 작은 사업장이 업무공간에서 쉰다고 응답한 비중이 더 높았다. 20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50.0%는 업무공간에서 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단지 노동자들이 생각하는 휴게실 요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눈치보지 않고 쉴 수 있는’ 분위기였다. 복수응답으로 조사한 뒤 1순위에 200점, 2순위에 100점 가산해 평균을 내보면, ‘쉴 수 있는 분위기’가 88.3점으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이어서 휴식시간(59.8점)과 접근성(56.0점)의 점수가 높았다. 

특히, 공동휴게실이 생기면 이용하겠다는 응답이 86.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준도 연구원은 이를 근거로 “휴게실 의무화와 함께 진행될 정부의 휴게실 지원사업은, 작은 사업장을 위한 ‘공동 휴게실’을 곳곳에 만들고 이를 노사정이 공동으로 운영, 관리, 개선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지식산업센터처럼 대규모 집적시설에는 층마다 공동 휴게실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고, 입주자 대표와 노동자 대표가 공동으로 운영하면서 관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산업단지 식당 주변과 공원 주변 등 여러 곳을 선정해 지자체, 산업단지관리공단, 사용자 단체와 노동조합이 공동 휴게실을 설치할 수 있도록 논의를 개시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아울러, “원청 대기업과 지역 선도기업이 참여하는 공동 휴게실은 원청·대기업이 참여하는 공동근로복지기금을 활성화하는데도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다”며, “작은 사업장의 ‘산업안전관리자’ 운영에도 좋은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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