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sumer…MZ세대 소비권력을 유혹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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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Cat-sumer…MZ세대 소비권력을 유혹하려면 6가지 인사이트…“힘 빼고, 진정성있게, 지속가능하게” 마케팅

기사입력2022-12-09 11:48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충직한 개의 시대가 가고 자유롭고 도도한 고양이의 시대가 온다.”

최명화 서강대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와이즈앱이 8일 개최한 ‘데이터 기반 2023 비즈니스 필수 전략, MZ세대’ 세미나에서, MZ세대를 신인류 소비권력 ‘Cat-sumer’로 정의했다. 집단보다 개체가 중요하고, 외로운 건 싫지만 얽매이고 싶지 않으며 길들여지고 싶지 않아 하는 것이 고양이의 특성을 가진다는 것이다. 또, 주도적이고 마음에 안 내키면 ‘No’라고 표현하며, 마음에 드는 것이 있으면 집요해지는 것이 이들의 특성이라고 했다.

최 교수는 불의 발견 이후 가장 큰 변혁이었던 디지털라이제이션의 중심세대이자, 소비력이 아닌 정보 파급력이 큰 집단이라는 점에서 또 MZ세대를 주목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작은 시도와 새로움에 큰 반응을 하는 특징을 갖는데,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전국민이 ‘MZ화’ 됐다는 점도 이들 세대를 이해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 마케팅 시장을 혼돈의 시장이라 진단했다. 대기업 화장품들이 광군제에서 굴욕을 당하고 작은 브랜드들이 완판 행진을 보이는가하면, 226억 달러을 쓴 유명 모델 광고의 뷰어수가 600만인데 반해 1인 인플루언서의 같은 제품 뷰어가 5200만에 이르기도 한다. 대기업 홈페이지 방문자 수보다 작은 기업들의 홈페이지 방문자 수가 월등히 높기도 하다. 최 교수는 마케팅 업계는 ‘무엇이 부족하다’가 아닌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아우성이 나온다고 소개했는데, 한마디로 팔리는 공식이 사라진 것이라 했다.

MZ세대 ‘Cat-sumer’를 유혹하는 6가지 인사이트

최 교수는 MZ세대를 훈련시키고 가르치고 명령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강조하고, 자유로운 Cat-sumer를 유혹하는 여섯 가지 인사이트를 소개했다.

▲무시간 속의 예측 불가성=디지털은 시간의 개념을 무너뜨렸다. 10년 전 것이든, 20년 전 것이든 지금 내 눈앞에 보여지고 동의할 수 있다면 그것은 현재가 된다. 할매 입맛 열풍, 동묘 구제 패션 성지의 호황, 뉴레트로 열풍 등 과거의 것은 기꺼이 소환되고, 시간의 경계가 무너지고 모든 존재가 불멸의 의미를 갖게 된다.

▲완벽하지 않기에 완벽하다고 말하는=MZ세대는 수직적 우월함 보다 수평적 다름이 완벽에 가깝다고 받아들인다. 부족하더라도 인정하고 나아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카리스마라고 여기는 것이 이들이다. 본캐보다 부캐가 더 진실될 수 있고, 앞서 많은 걸 이룬 선배보다 동일 성별, 동일 세대 친구에게서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영향을 받는다. 대기업 CEO들은 대중 앞에서 기꺼이 망가지고, 트롯 방송이 열풍을 일으킬만큼 타 세대가 향유하는 문화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 유산슬(유재석), 펭수, 카피추 등 새로운 부캐들이 활약하기도 한다.

▲보여져야만 존재한다는 믿음=이들은 생각을 말하고, 반응을 보이고, 믿고 좋아하는 물건을 보여주고 정보를 나눔으로써 내가 존재한다고 여긴다. 참여할 수 없는 것은 의미가 없으며, 보여지지 않는 것은 애써 알려하지 않는다. 바야흐로 나는 보여진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댓글과 후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보여짐의 욕망과 세분화된 개인취향은 인스타그래머블로 나타난다. 라이브 커머스의 비약적인 성장도 실시간 댓글과 챗을 통한 소비자의 실시간 소통이 원동력이 됐다.

▲신념을 소비하는 미닝아웃=MZ세대는 개념을 소비한다. 자신이 믿는 바를 행동하는 것에 망설이지 않는 것이 이들이다. 환경과 사회문제에 민감하고 공정함에 무게 중심을 둔다. 비건은 음식뿐만 아니라 패션, 화장품에 확고한 테마가 됐고, 개념을 수호하는 기업에 열렬한 지지를 보낸다. 이들은 ‘당신 기업의 의견은 무엇인가요’ 하고 묻는다. 여성의 날을 기념하며 M로고를 거꾸로 달았던 맥도널드는 소비자의 비난에 직면했다. 평소 최저임금 인상 등에 꾸준히 반대했던 맥도널드였고, 최저임금 인상 반대는 취약계층 특히 여성들에게 악영향을 줬기 때문이다.

▲스토리로 경험하고, 경험을 전달하는=MZ세대 소비자는 브랜드의 이야기를 먼저 찾는다. 꾸며진 이야기가 아닌, 어떻게 탄생했고 어떤 생각을 하며 누구랑 어울리는지,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주듯이 소소히 자신의 프리즘으로 이야기를 해석한다. 사진 한장에서 증거를 찾고, 작은 경험에 열광하며 옹호해주고, 자신의 차별성이 그곳에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이들이다. 이들에게는 공간도 스토리가 된다. 마켓 컬리가 작가들을 대거 채용하고, 대형 엔터테인먼트사가 신춘문예 출신 작가들을 채용하는 것은 이러한 흐름으로 이해할 수 있다.

▲S급 인재, 팬덤의 힘=MZ세대는 원하는 대로 변화를 이끌 의지와 첨단의 디지털 수단이 장착돼 있다. 이제 기업의 선택은 명확하다. 앞서서 끌고 나가거나 편히 모시겠다는 생각이 아닌, 그들고 더 잘 놀고 참여할 수 있게 판을 깔아줘야 한다. 그들은 기업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된다. BTS의 성공 이면에는 팬들과 수평적인 관계, 팬이 아닌 친구라는 세계관이 숨어있다. 10대 패션덕후들의 성지가 된 ‘러블리 마켓’은 CEO가 매일 3시간 이상 카카오 단톡방 채팅에 참여한다. 단순 쇼핑몰이 아닌 취향 공동체이자 사회고민 해결장소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최 교수는 MZ세대 소비자를 유혹하는 마케팅을 위해서는 “힘을 빼고, 진정성있게, 지속가능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적극적으로 다른 문화와의 콜라보도 지향해야 하고, 사장은 스토리 텔러가 돼야 한다. 음식을 파는 것이 아닌 그 순간의 특별함을 주는 것, 옷을 파는 것이 아닌 눈부심을 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중요하다. 사내에서 마케팅 파일럿을 통해 작은 부분부터 시장과 직접 부딪쳐보는 것도 좋다. MZ세대로 조직을 꾸리고, 이들이 최종 의사결정도 뒤집을 수 있을 만큼의 힘을 줘야 한다고 최 대표는 제안했다. 무엇보다 개념을 탑재한 브랜드만이 살아남는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