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계약서 ‘독점권’ 명시…무조건 효력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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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정책법률 분양계약서 ‘독점권’ 명시…무조건 효력 있지 않다 모든 수분양자 계약서에도 ‘독점 자리’라는 내용이 있어야 하는데

기사입력2022-12-12 11:38

정하연 객원 기자 (myungkyungseoul@naver.com) ㅣ다른기사보기

상가변호사닷컴(법무법인 명경 서울) 정하연 변호사

일정한 임대수익, 시세차익 등으로 상가는 오래전부터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상가분양 시 고액의 투자금이 들어가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분양대행사의 과장된 광고나 직원의 설명만 듣고 덜컥 분양계약을 체결했다가, 막대한 경제적 손해를 보게 되는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약국이나 편의점 같은 특수한 업종은 상가 내에서 ‘독점 자리’를 보장받으며, 다른 호실과 비교해서도 훨씬 더 고액으로 분양대금이 책정되는 경우가 많다. 보통 업종을 독점하는 상가 호실이 분양되는 경우, 계약서 내에 독점 자리라는 문구를 기재하거나 독점 업종 확약서 등을 받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독점 보장 문구나 확약서를 가지고도 업종 독점을 보장받지 못하고 독점권을 침해당하는 사례를 많이 볼 수 있다. 이런 경우 독점 영업권이 있는 상가를 분양받았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는 분양계약서를 근거로 동일 업종 영업을 법적으로 제재할 수 있을까?

업종 독점권이 있는 상가를 분양받고 계약서 내에 명시했을 때, 이를 근거로 동일한 상가에 해당 업종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려면, 당사자의 분양계약서뿐만 아니라 다른 호수 모든 수분양자의 계약서에도 특정 호실은 독점 자리라는 내용이 명시돼야 한다. 현실적으로 전 수분양자의 분양계약서 내에 이러한 내용을 명시하는 게 어려울 수 있다.

이런 경우 별도의 확인서 내에 독점 내용을 기재하고, 전체 수분양자에게 서명을 받는 방법으로 대체할 수 있다. 이 마저도 어렵다면, 분양계약이 체결된 이후 상가 내 소유주들이 만든 번영회나 관리운영위원회의 관리규약 내 독점 내용을 기재하는 방법을 통해서도 독점권의 효력이 발생할 수 있다.

이외에도 독점권을 보장받지 못한 수분양자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바로 상가 공급시행사(대행사)를 상대로 분양계약 자체에 대한 해제를 구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다.

상가 독점 분양사기가 발생했다면 분양계약사 측에서 확실하게 업종 독점권을 보장해줬다는 가정 하에 분양계약 해제 및 취소가 가능한데, 다만 얼마나 확실하게 보장해주었는지 그 정도에 따라 해제 가능성에 대한 차이는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약국을 독점으로 운영할 수 있게 해주겠다’ 정도로 고지하는 등 독점권을 반드시 보장해주겠다고 명시적으로 고지한 것이 아니라면 분양계약 해제를 이끌어내기 어려울 수도 있다.

만약 독점권에 대한 분양사기를 명확하게 입증한다면 지급했던 분양대금을 돌려받고, 해제가 가능하다. 대금 이외에 분양계약을 체결하면서 추가로 들어갔던 간접비용들이 있다면 추가 손해배상 청구를 일정 부분 기대해볼 수는 있으나, 기본적으로 법원에서는 계약취소나 해제 시에 대금 전체를 돌려받으면 손해가 전보됐다고 보기 때문에 추가적인 손해배상을 받기가 매우 까다롭다는 점은 주의가 필요하다.

상가 분양사기는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사기분양을 방지하고, 만약 추후 문제가 생겼다고 하더라도 유리하게 해결하려면 분양계약 체결과정을 문서로 남겨두고, 더 안전한 계약을 위해서는 대화 내용을 녹음하는 것이 좋다. 또한 중요한 문구는 반드시 계약서 안에 정확하게 기재해야 하는 것이 좋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상가변호사닷컴 정하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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