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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글 열풍…‘빵순이들의 꿈’이 된 이유있다

MZ감성 자극, SNS로 시선 끌고 건강한 식사빵으로 자리매김 

기사입력2023-06-24 00:00
“대기번호 808번 손님, 지금 입장해 주세요. 5분 안에 안 오시면 대기 접수가 자동 취소됩니다.”

요즘 줄 서도 먹지 못한다는 핫한 베이글 전문점에서 날아온 알림 메시지다. 유명 연예인들이 새벽부터 줄 서서 겨우 사먹는 모습이 방송을 타고, 원격 줄서기 앱을 통해 일어나자마자 대기를 타도 이미 순번이 150번대가 넘어가 ‘절망’했다는 글이 SNS에 끊임없이 올라오면서 런던 베이글뮤지엄은 빵순이·빵돌이들의 성지가 됐다. 이외에도 니커버커, 마더린러베이글, 코끼리 베이글 등이 꼭 가봐야 할 베이글 맛집으로 소문나며 MZ들의 오픈런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건강한 빵’의 재발견…쫄깃한 식감·담백한 맛의 조화=그동안 마카롱, 모카번, 소금빵, 카스텔라, 크로플등 수많은 종류의 빵이 유행했지만, 최근 빵지 순례를 이끄는 핫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는 베이글은 이전에 유행했던 종류와는 사뭇 그 계보가 다르다. 달콤하고 푹신하고 화려한 토핑이 넘치는 빵이 대세였던 과거에는, 담백하다 못해 밍밍하기까지 한 베이글은 인기 품목이 아니었다. 

KB국민카드가 최근 4년간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매출액 및 신규가맹점 비중을 분석한 결과, 베이글은 2019년 대비 2022년에 매출액이 216% 증가해 디저트 업종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중기이코노미

하지만, 건강을 중시하는 사회적 흐름에 따라 토종효모빵과 같은 건강식이 뜨면서 베이글의 인기도 올라가기 시작했다. 특히 당분이 적고, 굽기 전에 물에 데쳐 내는 방법으로 만들기 때문에 다른 베이커리에 비해 칼로리가 적다는 점이 주효했다. 여기에 다양한 메뉴 구성도 인기를 끄는 이유다. 이런 점들이 조화를 이뤄 베이글은 트렌디한 식사빵으로 등극했다.

베이글의 인기는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KB국민카드가 최근 4년간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매출액과 신규가맹점 비중을 분석한 결과, 베이글은 2022년 매출액이 2019년보다 216% 증가해 디저트 업종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2022년 기준으로 가맹점 수는 2021년말보다 48% 늘어났다. 

◇오후 2시면 절반이 품절’…줄 서기 실패 경험이 특별함으로=맛있고 건강하다고 해서 모두 대세 품목으로 등극하는 것은 아니다. 먹어보고 싶다는 욕구를 자극해야만 한다. 실제로 런던 베이글뮤지엄 방문자 중에는 유독 줄 서기 실패담을 털어놓는 이가 많다. 줄 서기 실패와 같은 경험이 곧 특별함이 되는 것이다. 

영국에서 왔다는 A씨는 직장 동료를 따라 이곳을 찾았다고 한다. 그는 “베이글의 원조는 뉴욕이라고 생각했는데, 영국을 모티브로 만들었다는 점이 놀랍다”며, “영국에도 수많은 베이글 전문점이 있지만, 이곳처럼 대기하면서 먹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기자 역시 소문난 베이글을 경험해보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원격 줄서기 앱으로 대기를 걸었지만, 실패했다. 오픈한 지 2년 정도가 지났기 때문에 열풍이 식었을 거라는 예상이 제대로 빗나간 순간이었다. 오후 1시쯤 북촌에 도착해 테이크아웃으로 대기를 거니 대기번호는 808번. 앞 대기팀만 71팀이 있었다. 해외에서 방문한 여행객도 꽤 많았다. 스태프 말로는 1시간에서 1시간 30분을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대기 시간동안 근처에 위치한 다른 베이글 전문점을 방문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긴 지 20분이 지났을 무렵, 뜬금없이 매장에서 입장하라는 메시지가 왔다. 5분 안에 도착하지 않으면 대기가 취소된다는 멘트도 함께 있었다. 대기를 미루는 것도 불가능했다. 매장 안에서도 줄을 선 후 겨우 베이글을 고를 수 있었지만, 절반가량의 메뉴는 품절이었다. 

런던 베이글뮤지엄에는 MZ들이 찾는 감성이 곳곳에 있었다. 영국 특유의 붉은 톤 벽돌과 우드톤으로 맞춘 내부는 런던의 한 시내에 위치한 베이글 가게에 들어선 듯한 느낌을 자아냈다. 

전문가들은 이런 점이 사람들의 구매 열망을 자극하는 요인이라고 말한다. 맛과 치열한 줄 서기, 영국 현지에 온 듯한 분위기가 어우러져 ‘SNS 인증각’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30년 이상 제빵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한 파티시에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SNS로 인한 열풍을 무시할 순 없을 것”이라며, “이런 이유로 새로 구매하려는 신규 고객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피스 타운에 위치한 베이글 전문점 역시 오후만 돼도 품절 행렬을 겪었다. 서울시 강서구의 오피스 타운에 위치한 한 베이글 전문점은 6월 중순에 새로 문을 열었다. 관계자는 “오후 3~4시만 되면 13가지에 달하는 모든 베이글 메뉴가 동이 난다”라며, “주변의 직장인들이 점심 대용으로 많이 찾고 있다”고 중기이코노미에 말했다. 

종로구의 또 다른 베이글 전문점 관계자 역시 “점심시간이면 인근의 직장인들이 식사대용으로 베이글을 많이 찾는다”라며, “나이대도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하다. 단, 주말에는 20대의 방문이 더 높은 편”이라고 했다.

단, 전문가들은 베이글을 구입할 때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고 했다. 품절 되기 전에 힘들게 구입했다고 해서 한꺼번에 너무 많은 양을 사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디저트 가게를 운영중인 파티시에는 “베이글의 유통기한은 그리 길지 않다”라며, “다음날 먹어도 맛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되도록 구매 후 빨리 먹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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