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금쪽이’ 위해서라면…육아시장은 황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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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우리 ‘금쪽이’ 위해서라면…육아시장은 황금기 “비싸도 산다”…합계출산율 0.78명 시대, 키즈 산업은 프리미엄화

기사입력2023-09-23 00:00

출산율은 매년 곤두박질치고 있는데, 키즈 산업은 유례없는 호황기를 맞고 있다. 신생아가 줄면 자연히 관련 산업규모도 줄어 업계 매출이나 이익이 감소할 거라는 예측과 달리, 관련 업계는 더욱 세분화, 다양화, 고급화 추세를 보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출산율 역대 ‘최저’ 기록했는데, 키즈 산업은 성장 중

출산율 감소로 인해 키즈 관련 시장은 ‘사양산업’으로 접어들 거라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시장규모가 매년 커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키즈 산업 시장규모는 2002년 8조원에서 2009년 19조원으로 급상승했고, 2012년 27조원으로 커져 2015년에는 이미 40조원대를 돌파했다. 현재 국내 키즈 산업 시장규모는 50조원대로 커졌다.

주식시장도 키즈 관련주는 훈풍이다. 작년 12월 상장한 국내 키즈 콘텐츠 제작사인 SAMG엔터는 상장 첫날부터 상한가를 기록했고, 지난 3월 기준 누적수익률 76.18%를 보였다. 이런 상승세는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프리미엄 유아가구 전문기업 꿈비는 2월 상장해 한달 간 191%의 누적수익률을 기록했으며, 대교·아가방컴퍼니 등 키즈 관련주 역시 관심주로 주목받고 있다.

반면, 출산율은 매년 떨어지고 있다. 통계청이 2023년 4월까지 신고된 자료를 집계·분석한 ‘2022년 출생 통계’에 따르면, 출생아 수는 24만9000명으로 1970년 출생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한, 전년대비 첫째아 출생은 8000명(5.6%) 증가한 반면, 둘째아는 1만5000명(-16.7%), 셋째아 이상은 4000명(-20.5%) 감소했다. 즉, 한 가정에 한 아이만 낳는 추세인 것이다.

모든 가족이 아이에게 포커스를 맞추며 아이와 관련한 용품에는 아낌없이 지갑을 열고 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아이가 가정에서 더욱 중요한 위치로 올라서고 있다는 사실은 아이를 키우는 가정의 변화상만 봐도 알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매년 육아휴직자 수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육아휴직자 수는 10년 전보다 84.9% 늘었는데, 특히 남자 육아휴직자 비율이 급상승했다. 남자 육아휴직자는 2011년보다 20.9% 증가해 24.1%를 차지한다.

유연근무제 활용 비율 역시 2015년 4.6%에서 2022년 16.0%로 증가했다. 유연근무제 역시 기혼남성이 택하는 비율이 여성에 비해 높았다. 유연근무제를 택하는 남자 비율은 18.0%로 미혼에 비해 1.1%p 높았지만, 여자는 13.0%로 미혼에 비해 4.6%p 낮게 나타났다.

이처럼 임신한 순간부터 ‘육아’가 부부의 커리어도 전환할 만큼 가정에서 중요한 위치로 올라서면서, 가정에서 아이에게 온 신경이 집중되는 ‘골든키즈’ 현상이 커지는 요인이 되고 있다. 자연히 관련 산업은 프리미엄화 되고 있다. 모든 가족이 아이에게 포커스를 맞추며 아이와 관련한 용품에는 아낌없이 지갑을 열기 때문이다. 이는 ‘텐포켓(Ten pocket)’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내며 또 하나의 사회 현상을 만들었고, 자연스럽게 육아 관련 용품은 성장세를 이루고 있다.

뱃속에서부터 누리는 ‘프리미엄’…부모와 동등한 소비

이처럼 영유아 시장이 커지자, 캐릭터·완구로 집약됐던 전통산업 분야뿐만 아니라 부모와 아이를 위한 스마트미디어 기반의 콘텐츠 관련 시장도 다변화되고 있다. 가정에서 아이가 중요해지면서 초보 엄빠(엄마·아빠)를 위한 교육도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이런 초보 부모를 위한 앱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2020년 7월 ‘베이비빌리’를 선보인 빌리지베이비는 육아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콘텐츠를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빌리지베이비 이정윤 대표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아기가 수정한 이후부터 임신 주차마다 육아정보를 예비 엄마, 아빠에게 제공한다”며, “임신한 시기부터 유저들이 다운로드를 받아 의사, 간호사, 피트니스전문가 등 육아 관련 전문가가 제공하는 정확하고 명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1990년대 동물 키우기 게임인 다마구찌를 하는 것처럼 앱 내에서 ‘베이비빌리’를 키우며 자연스레 육아정보를 익히는 것이다.

이어 이 대표는 “예전에는 부모가 책을 통해 정보를 얻었지만, 요즘에는 검색을 통해 정보를 얻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인터넷 블로그에 나와 있는 정보들은 정확하지 않은 것이 많다”며, “과거 육아 필수도서였던 삐뽀삐뽀119의 역할을 베이비빌리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산율은 매년 곤두박질치고 있는데, 키즈 산업은 유례없는 호황기를 맞고 있다. 관련 업계는 더욱 세분화, 다양화, 고급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2020년 7월 출시한 ‘베이비빌리’는 서비스 출시 1년 만에 10만 회원을 달성했고, 2022년에는 30만 회원을 달성했다. 또, 작년 기준으로 신규 가입한 엄마, 아빠들이 20만명으로 집계됐다. 작년에 태어난 아기가 25만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명실공히 ‘국민 육아템’으로 우뚝 선 것이다.

가방과 모자를 비롯한 의류시장 역시 성장세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아동복 시장규모는 2020년 9120억원에서 2021년 1조648억원, 2022년에는 1조2016억원으로 매년 커지고 있다.

㈜에스제이그룹이 운영하는 의류 및 가방 브랜드 캉골(KANGOL)은 최근 들어 유아제품에 주력하고 있다. 경기도 부천시에 위치한 캉골 매장의 한 관계자는 “1년 전부터 유아를 타깃으로 한 가방의 종류가 눈에 띄게 다양해지고 있다”며, “이전에는 가방의 종류가 2~3가지에 국한됐지만, 지금은 한 라인에서 크기를 다양하게 출시하며 그 종류가 어마어마하게 늘었다”고 중기이코노미에 설명했다.

이런 변화는 소비자의 니즈로부터 시작했다. 이 관계자는 “아이들이 외출할 때 뭐라도 담아서 가져가길 좋아한다. 하다못해 사탕이나 작은 장난감이라도 담는다. 여자아이들의 경우에는 엄마 따라서 자신도 가방을 패션 소품처럼 들기를 원하는 경우도 흔하다”며, “브랜드 자체도 유아용이라고 딱 지칭하지 않기 때문에 같은 제품을 아이와 성인이 함께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2017년 론칭한 하이엔드 영유아 교육 브랜드인 키즈스콜레(kids SCHOLE)는 론칭 1년 만에 연매출 100억원 돌파, 5년 만에 매출 1000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고객 1인당 평균 구매 권수가 130권에 달할 정도로 고객 충성도도 높은 편이다.

인천의 키즈스콜레 매장의 매니저는 “키즈스콜레는 도서뿐만 아니라 에듀테크 기술을 접목한 여러 프로그램도 선보이고 있다”며, “3년 전부터 우드블록과 워크북을 함께 제공해 3살 이상의 유아들이 스스로 책을 찾아보며 블록을 만들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블록의 특징은 어떤 모양이든지 창의적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라고 중기이코노미에 소개했다. 그러며, “블록의 나무는 천연 그대로의 최고급 비취나무로 만든 핸드메이드며, 색감도 묻어나지 않는 천연페인트로 만든 친환경 교구”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서 더 발전해 15개월 이상 영유아의 관심과 흥미를 끌 수 있도록 야광으로 만든 블록도 개발해 내놨고, 한 달 전에는 소프트 블록을 출시했다. 소프트 블록은 자석으로 돼 있어 쉽게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고, 무게도 가벼워 아이 혼자 여러가지 블록을 쌓을 수 있고, 블록을 던져도 다칠 염려가 없다”며, “워크북 역시 스케치북 형태로 만들어 아이가 책이 아닌 그림을 보면서 블록을 쌓는다는 느낌이 들게 해 자신도 모르게 창의적인 사고력을 키울 수 있어 많은 부모가 찾는다”고 덧붙였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