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이코노미

중견·중소기업 소상공인 매체
2023/12/07(목) 11:51 편집
스마트복지포털

주요메뉴

스마트CFO
메일 페이스북 트위터 프린트
오피니언키워드이슈

부동산 경기부양 위해 가계에 빚을 떠넘기는가

시민단체들이 금융당국에 대해 공익감사를 청구한 이유 

기사입력2023-10-05 00:00
신동화 객원 기자 (hwa@pspd.org) 다른기사보기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신동화 간사
서독의 파스빈더 감독이 1974년 발표한 영화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비롯해 독일인들의 이중적인 면모와 부조리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자 했던 문제작으로 오늘날까지 회자되고 있다. 이 영화의 제목이 한국에서만큼 강렬하게 적용되는 곳이 또 있을까?

 

불안이 우리의 영혼을 잠식해가면서 우리사회 전체에 리스크를 안겨주고 있는 영역이 있으니 바로 주택 문제다. 평생 내 집 하나 갖지 못하고 늙어버리면 그 이후의 삶은 답이 없다는 불안감, 다른 이들이 모두 내 집을 갖는데 나만 도태되면 결국 주거빈곤이라는 나락으로 떨어지게 될 것이라는 불안감, 단순히 말해 이 내 집 갖기 경쟁에서 나만 뒤처지면 나의 사회적 지위가 곤두박질치고 급기야 사회적 배제의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다수의 한국인 머리에 깊이 새겨져 있다.

 

그리고 역대 정부들은 이러한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가 사실상 어렵다고 여기거나, 오히려 이러한 불안감을 이용해 자신의 지지율을 높이고자하는 심산으로 서민·실수요자지원이라는 명목의 각종 내 집 마련 정책들을 내놓는다.

 

그리고 이들 정책의 핵심은 대체로 정책적인 대출지원이다. 국민 개개인의 불안감과 욕망을 정부가 정무적으로 이용한 결과, 가계부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이는 다시 거시경제적 리스크와 소비위축으로 되돌아오는 형국이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현재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1012조원을 넘어섰다.

 

빚내서 집사라정책 부활 특례보금자리론

 

지난해 말 부동산PF 부실 상황에서 보여지듯이 코로나19 유행기가 지나고 난 후 급격한 금리상승과 인플레이션은 부동산 경기에도 악영향을 미쳤는데, 이 부동산을 다시 살리고자 내세운 정책이 바로 빚내서 집사라정책의 부활이었다. 윤석열 정부는 올 해 초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에게도 제한적이나마 주택담보대출을 허용해 부동산 투기의 싹을 틔운 한편, ‘서민·실수요자 내 집 마련 지원 강화를 위해 1년간 39.6조원 규모의 특례보금자리론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미래세대의 운신의 폭을 좁히고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은 국가부채가 아니라 바로 ‘가계부채’다. 지금부터라도 중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가계부채 감축 전략이 수립·실행돼야 한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이 특례보금자리론은 이용자의 소득제한이 없고 1주택자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고소득자도 이용할 수 있었으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도 적용하지 않아 빚내서 투기에 정책자금을 지원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여기에 50년 초장기 만기설정도 가능하게 해 은행권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규제 회피를 위해 만기를 연장하는 방식으로 대출을 실행해도 된다는 잘못된 시그널을 남기기도 했다.

 

신규주택 구입, 임차보증금 반환, 기존대출 상환으로 상정된 특례보금자리론의 약 60%는 신규주택 구입에 동원됐고, 이중 40% 이상이 7000만원 이상의 중상위 소득계층에게 돌아갔다. 자신에게 필요한 자금을 금융권에서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이들에게 정책자금의 혜택이 돌아간 것이다. 50년 초장기 모기지론의 폐해는 금융당국이 DSR은 최장 40년으로 한계를 재설정함에 따라 그 정책 실패 사항을 자인한 것만 보아도 잘 드러난다.

 

그 결과, 2022년 겨우 감소세로 돌아선 가계부채 총액이 올 여름을 거치면서 크게 증가했는데, 20231월부터 8월까지 23.8조원 증가한 주택담보대출이 이를 주도했다. 같은 기간 신규주택 구입을 위해 공급된 특례보금자리론 자금이 약 22조원 규모이니, 올 해 주택담보대출의 증가, 나아가 전체 가계부채 증가를 이끌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국가부채가 아니라 가계부채이다

 

금융당국이 지난 반 년 이상 펼친 일련의 정책자금 공급 프로그램은 결국 서민을 위한 주거자금 지원이라는 명목상 목적에 맞지 않게 상당수가 고소득·유주택자에게 제공되었고, 특례보금자리론이 금융권이 만기 50년 초장기 모기지론이라는 DSR 규제회피 모델을 도입한 배경이 되었음에도 이를 관리하지 않아 가계부채를 증가시킨 문제가 있다. 필자가 속한 참여연대를 비롯한 금융소비자연대회의 소속 시민단체들은 정부의 이러한 대출 정책이 공익을 부당하게 해친다고 판단해, 지난 9월 말 공익감사청구를 진행한 것이다.

 

지난 수년간 한국은행은 계속해서 가계부채 리스크를 경고하고 있는데, 금융당국은 정권의 눈치를 보면서 규제를 도입했다가 풀었다가 하는 식의 일관성 없는 정책을 되풀이하고 있다. 유감스럽게도 국가기관들이 서로 모순된 정책을 계속해서 펼쳐나가는 평행선을 그어가고 있다. 금융당국에 몸담고 있는 이들도 가계부채 증가의 위험성을 사실상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권이 이들을 가만히 두지 않는다. 왜 부동산 경기부양을 위해 가계에 빚을 전가하는 정책이 계속해서 되풀이 되는가.

 

국가가 국민에게 돈쓰기에 인색한 동안 국민은 그 빈공간을 빚으로 메꾸어 갈 수 밖에 없다. 주거의 공공성을 약화시키고 시장성을 강화하는 것이 바로 그 실례다. 하지만 분명히 말하건대 미래세대의 운신의 폭을 좁히고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은 국가부채가 아니라 바로 가계부채다. 현재의 문제를 수습하기 위한 임시방편들이 계속해서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지금부터라도 중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가계부채 감축 전략이 수립·실행돼야 한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신동화 간사)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목록 top
스마트에듀센터

객원전문 기자칼럼

 
  • 기업법률
  • 상생법률
  • 부동산법
  • 상가법
  • 생활세무
  • 판례리뷰
  • 인사급여
  • 노동정책
  • 노동법
  • 세상이야기
  • 민생희망
  • 무역실무
  • 금융경제
  • 부동산
  • 가맹거래
  • 기본소득
  • CSR·ESG
  • 예술만세
  • 작가노트
  • 예술별자리
  • 인사노무
  • 빌딩이야기
  • 플랫폼생태계
  • 자영업
이전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