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위기가 ‘선제 구조조정’ 신호탄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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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파트너 ㅣ 대기업·공기업 태영건설 위기가 ‘선제 구조조정’ 신호탄되나 금융당국, 취약기업 구조조정 피력…태영건설 워크아웃엔 긍정 신호

기사입력2024-01-09 17: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금융당국이 금융기관에게 선제적인 구조조정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신호를 내놓았다.

9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주요 금융지주회사 회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2024년 신년 금융현안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KB‧신한‧농협‧우리‧하나‧한국투자‧메리츠금융지주 회장, 산업은행 회장, 기업은행장이 참석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 자리에서 “향후 취약기업의 구조조정이 지연돼 시장 불안요인으로 작용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채권금융회사가 보다 엄중한 상황 인식을 바탕으로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구조조정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만에 하나라도 향후 1~2년 내에 다시 저금리 환경에 기반한 부동산 호황이 올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를 근거로 예상되는 손실인식을 지연하고 구조조정을 미루기만 하는 금융회사가 있다면, 감독당국에서는 이에 대해 좌시하지 않고 엄중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각 업권별로 현재의 충당금 적립 수준과 향후 예상손실 규모 등을 감안해 충분한 수준의 손실흡수능력이 유지될 수 있도록 경각심을 가지고, 신속하게 충당금을 적립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구조조정 과정에서 구조조정 기업의 협력업체라는 이유만으로 여신거래 상의 불이익을 입지 않도록 지원하는 한편, 최근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영세 중소건설사에 대해서도 유동성 애로가 악화되지 않도록 상생금융 차원에서 적극적인 배려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태영건설 워크아웃에 “채권단 사후책임 묻지 않을 것”

이복현 원장은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신호를 내놓았다. 금융기관이 채무자의 책임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태영건설뿐만 아니라 모기업 등의 채무를 고려해 지원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했다.

금융당국이 태영건설 워크아웃과 관련된 금융기관의 결정에 대해 사후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밝혔다. ©중기이코노미

특히 “워크아웃의 기본 취지에 따른 채권단의 의사결정에 대해서는 감독당국도 비조치의견서 발급 등을 통해 해당 담당자에 대해 사후책임을 묻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영건설에 대해서는 “이해관계자의 고통분담이 수반되는 부실기업 구조조정에 있어서는 자기책임 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할 것”이라며 압박하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아울러 “자력이 있는 대주주가 워크아웃중 필요한 자금을 최대한 지원한다는 상호 신뢰가 전제돼야 한다”면서, “채무자와 대주주는 강도 높은 자구계획을 제시함으로써 워크아웃 추진과정에서 필요한 역할을 다하겠다는 신뢰를 얻을 필요가 있으며, 이러한 요청을 주주 유한책임 원칙이나 시장원칙에 반한다고 보기는 곤란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채권단에 대해서도, “채무자 측의 회사를 살리려는 의지가 확인될 경우 기업개선을 위해 불가피하다면, 채무자의 직접 채무뿐만 아니라, 직간접 채무 또는 이해관계자에 대한 지원 등도 폭넓게 고려하는 것이 워크아웃의 본래 취지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고 적극적인 지원을 주문했다.

동시에 “그룹내 일부 계열사의 워크아웃 과정에서 모회사를 포함한 그룹 전체의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는, 의도치 않은 결과를 피할 수 있도록, 워크아웃 신청기업 뿐만 아니라, 모기업 등 연관회사의 유동성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할 필요가 있겠다”고 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과정에서 모기업인 TY홀딩스와 주요 계열사인 SBS의 부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태영건설 워크아웃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는 금감원장의 발언뿐만이 아니다. 지난 8일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개최한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에서도 유사한 신호가 포착됐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국은행 총재,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 대통령실 경제수석, 산업은행 회장 등이 참석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이날 간담회 참석자들은 태영그룹 측이 워크아웃 신청 당시 제출한 4가지 자구계획이 이행될 필요가 있다고 공감한 가운데, “채권단에게는 태영 측의 실효성 있는 자구노력 의지가 확인되는 경우, 태영건설 워크아웃 절차를 정상적으로 진행해 줄 것”을 당부했다. 대주주 측에 자구책 마련을 압박함과 동시에, 채권단에는 워크아웃 개시를 받아들이라는 메시지를 내놓은 것이다.

기재부는 또, “여러 불확실성을 감안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금융시장 안정 및 건설업 지원, 수분양자·협력업체 영향 최소화에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의 파장 확산 차단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