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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 미비…‘1일 근로시간 상한’ 정한 바 없다

대법원, 1주 12시간 연장근로는 1주 40시간 초과시간 기준으로 판단 

기사입력2024-02-23 00:00
이동철 객원 기자 (leeseyha@inochong.org) 다른기사보기

노동OK 이동철 상담실장
사용자가 근로자를 연장근로 시킬 경우 현행 근로기준법상’ 12시간을 넘겨 시킬 수 없다. 112시간을 넘겨 연장근로를 시키면 사용자는 처벌을 받는다. 연장근로 한도 12시간 초과 여부를 판단하면서 고용노동부는 현재는 18시간을 초과한 연장근로의 1주 단위 합산이나, 140시간을 초과한 연장근로 합산 모두를 기준으로 112시간 초과 여부를 판단해 왔다.

 

그러나 최근 대법원 제2부는 판결(대법 202015393, 선고일 2023.12.7.)을 통해 112시간의 연장근로 한도 위반 여부를 판단하면서 기준이 되는 시간은 “140시간이라는 취지의 해석을 내놨다. 1일 단위 근로시간 상한이 없는 현실에서 불가피한 판단이지만, 병원 등 교대근무 사업장이나 1주 소정근로시간이 불규칙한 서비스사업장에서 1일 장시간 근로가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사건의 경위=피고는 서울특별시 강서구에 있는 서비스업체의 사용자로 500여명의 근로자를 고용해 건물관리 및 항공기 객실청소 등을 수행해 왔다.

 

피고는 위 사업장 근로자 D에게 2014~2016년 사이 3년간 총 110여회 이상 주당 근로 시간을 초과해 근로기준법 제53조 제1항 위반으로 기소됐다. 원심은 시업 시각과 업무종료 시각 사이 시간 중 휴식시간 1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이 모두 실근로시간에 해당한다 전제하고, 근로자 D1주간 근로시간 중 18시간 초과 근로시간을 합산해 112시간을 초과하자 근기법상 1주 연장근로 한도인 12시간을 초과한 것으로 보아 이 중 110회를 유죄로 판결했다.

 

사안의 쟁점과 관련 법리=해당 사건의 쟁점은 112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한 근기법 제53조 제1항 위반을 판단함에 있어서 18시간을 초과한 연장근로의 합산 시간으로 112시간을 초과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느냐다.

 

연장근로와 관련해 법 조항을 먼저 살펴보자. 근기법 제50조는 법정근로시간이라고 하여 18시간, 140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정하고 있다. 다만 노사가 합의하면 연장근로를 할 수 있는데 1주 연장근로의 한도는 현행 근기법상 12시간이다(근로기준법 제53조 제1). 노사가 합의하더라도 1주에 12시간을 초과해 연장근로를 할 수는 없다는 의미다.

 

18시간, 혹은 140시간의 법정근로시간을 초과해 연장근로를 하게 되면 통상임금의 1.5배를 가산해 연장근로 가산수당을 지급받게 된다(근기법 제56). 그러나 당사자 간 합의가 있다 하더라도 사용자가 112시간의 연장근로 한도를 위반해 일을 시키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근기법 제110조 제1).

 

연장근로에 대해 가산임금을 지급하게 법으로 정한 취지는 사용자에게 금전적 부담을 가해 연장근로를 억제하게 하는 한편, 법정근로시간을 초과한 연장근로의 더 큰 피로도에 대해 적절한 보상을 하기 위함이다. 또한 12시간으로 정해진 한도 위반에 대해서 형사처벌까지 하는 이유는 장시간 근로로 근로자의 건강이 위협받지 않도록 사용자에게 연장근로 한도를 지키도록 하기 위해서다.

 

대법원의 판단=대법원 재판부는 원심을 뒤집고 연장근로 한도인 112시간 초과 여부의 판단기준은 18시간을 초과한 연장근로의 합산이 아닌 140시간을 초과한 연장근로 시간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취지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근로기준법 제53조 제1항은 연장근로의 한도를 1주간을 기준으로 설정하고 있다며 1일을 기준으로 삼고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재판부의 지적처럼 연장근로의 한도를 규정한 근기법 제53조 제1항은 사용자가 연장근로를 시키면 112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최근 대법원은 1주 12시간의 연장근로 한도 위반 여부를 판단하면서 기준이 되는 시간은 “1주 40시간”이라는 취지의 해석을 내놨다. 근기법상 1일 근로시간의 상한을 명확하게 두지 않는 입법 미비 상황으로 볼 때 재판부의 이번 판결은 불가피하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재판부는 이에 대해 연장근로란 근기법 제50조 제1항의 1주간의 기준 근로시간을 초과하는 근로를 의미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판단했다.

 

또한 탄력적근로시간제나 선택적근로시간제 시행에서 근기법이 112시간을 1주간의 연장근로 시간 제한기준으로 삼는 규정을 두고 있는데 반해, 18시간을 초과하는 연장근로 시간의 1주간 합계에 관해서는 규정이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 점도 지적했다.

 

재판부는 가산임금의 지급 대상이 되는 연장근로와 1주간 12시간을 초과하는 연장근로 제한의 판단기준이 같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18시간을 초과하는 연장근로에 대해 가산임금 지급을 규정한 근기법 제56조에 대해 재판부는 사용자에게 금전적 부담을 가함으로써 연장근로의 억제를 꾀하는 한편 근로자에게 더 큰 피로와 긴장을 주고 근로자의 생활상의 자유시간을 제약하는 것에 대한 금전적 보상이라는 입법 취지를 강조하며, “연장근로 자체를 금지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했다.

 

이러한 논거에 따라 재판부는 이 사건 사용자의 연장근로 시행이 140시간을 초과했는지를 판단해 볼 때 14일을 근무한 일부 주의 경우, 그 중의 총 근로시간이 52시간을 넘지 않아 연장근로가 12시간을 초과하지 않았는데도 원심이 18시간을 초과하는 근로시간 합산 방식으로 연장근로 시간을 산정함에 따라 이 부분까지 유죄로 보았기에 원심의 판단이 잘못되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재판부의 판단으로 보면, 415()12시간, 416()11시간30, 417()14시간30, 420(일요일)11시간30분 근로를 제공한 경우, 총 연장근로 시간은 1주간의 실근로시간 49시간30분에서 1주 법정근로시간 40시간을 제외한 9시간30분이 되어 1주 연장근로 한도인 12시간을 초과하지 않는다. 18시간 초과 연장근로를 합산하면 117.5시간이 돼, 112시간 상한을 훌쩍 뛰어넘는 것에 비하면 연장근로가 반으로 줄어드는 것이다.

 

여기에 4시간 이상의 근로할 때 30분의 휴게시간이 주어져야 하고, 연장근로시 30분의 휴게시간을 유급으로 부여하기로 정한 이 사건 사업장의 노사 합의로 미뤄 볼 때, 30분의 휴게시간이 주어졌을 가능성을 고려하면 총 실근로시간은 48시간30, 총 연장근로 시간은 8시간30분으로 줄어들 것이라며 이에 대해 원심이 제대로 살펴보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결국 대법원 재판부는 20144월 셋째 주 등 3주에 관한 부분에서 140시간을 초과한 연장근로 시간을 기준으로 근기법 제53조 제1항의 연장근로 한도 위반 여부를 다시 판단하고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판결의 영향과 의의=이번 대법원의 판결로 노동현장에서는 특정시기 집중근로가 필요한 사업장과 교대근무 사업장에서 1일 장시간 근로가 합법적으로 인정될 여지가 생겼다. 고용노동부는 대법원의 판례에 따라 140시간을 초과한 연장근로를 기준으로 112시간을 초과한 경우에만 형사처벌 할 수 있다고 행정해석을 변경할 예정이다.

 

재판부가 연장근로에 대한 가산수당을 규정한 근기법 조항이 연장근로 그 자체를 금지하기 위함이 아니라는 해석은 말장난에 가깝다. 근로자의 장시간 근로를 막고 일·가정의 양립을 통해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입법자의 의도는 장시간 근로를 통한 이윤창출이라는 사용자의 욕망을 경제적 부담은 물론 형사처벌의 부담을 지워 적절하게 통제하는 방식으로 다양하게 표출된다.

 

그런데도 112시간이라는 문언에 충실해 기계적으로 연장근로의 상한을 해석한 재판부의 법 기술은 감탄할 만하나 존경할 수는 없는 판단이다. 연장근로의 한도를 벗어나 근로제공이 가능한 탄력근로제나 근로시간 적용 특례에 관한 조항에서 특정한 날의 근로시간을 12시간으로 정하거나 다음 근로일 개시 전까지 연속해 111시간의 휴게시간을 보장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1일 근로시간이 이를 넘어서면 근로자의 건강상 문제가 제기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법 조항의 맥락을 고려하면 112시간의 연장근로 한도를 1일 단위로 산정하지 못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다만 근기법상 1일 근로시간의 상한을 명확하게 두지 않는 입법 미비 상황으로 볼 때 재판부의 이번 판결은 불가피하다. 시급하게 국회에서 입법을 통해 1일 근로시간의 상한을 정해 근로자의 건강권을 지켜야 할 필요가 제기된다. (중기이코노미 객원=노동OK 이동철 상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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