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여파…기업 절반 이상 대출 상환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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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고금리 여파…기업 절반 이상 대출 상환 ‘압박’ 건설기업 4곳 중 3곳은 “기준금리, 임계치 넘어”

기사입력2024-02-21 14:01

기업 절반 이상이 고금리 상황에서 받은 대출의 이자를 상환중이며, 자금사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처럼 자금상황이 악화되고 있지만, 고금리 장기화에 따라 단시일 내에 상황이 반전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매출액 1000대 제조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2월 중 진행한 기업의 자금조달 실태조사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이 조사에서는 은행으로부터 차입한 고금리 대출에 대해 현재 이자 또는 원금을 상환하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이 53.3%로 절반을 넘어섰다.

또한, 올해 안에 원리금 상환이 도래할 예정이라는 기업도 19.3%에 이른다. 올해 중 상환예정이 없다는 응답은 4.3%, 고금리 대출이 없다는 기업은 23.1% 였다.

대한상의는 이 조사결과를 두고 “기업 4곳 중 3곳이 올해 고금리 대출 상환 청구서를 받게 될 것”으로 풀이했다.

차입금 평균이자율이 상승하고,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이자보상배율이 급락하는 등 기업 재무부담 증가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기업들이 꼽은 자금조달·운용상의 어려운 점(복수응답)에서도 고금리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가 69.3%로 첫손에 꼽혔다. 이어서 ▲운영상 자금수요 증가(25.0%) ▲은행의 대출심사 강화(22.7%) ▲만기도래 상환 부담(10.0%) ▲기업 신용등급 하락(9.7%) 등의 순이었다.

고금리 압박에 기업들의 주요 자금조달 수단도 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 유보자금을 자금조달 수단 1순위로 꼽은 기업이 63.0%에 달했다. 반면 금융권 차입(33.7%), 회사채·주식 발행 등 직접금융시장(2.3%) 등 외부로부터의 자금조달은 뒤로 밀렸다.

지난 2022년 8월 같은 조사에서는 금융권 차입(48.2%)이 내부 유보자금(27.9%)보다 더 높았다. 또 당시 조사에서는 직접금융시장에서 조달한다는 응답도 21.3%로 올해보다 크게 높았다.

이처럼 기업들이 외부자금 조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인 것에 대해 대한상의는 “고금리 여파가 본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또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년동기 대비 대출규모 증감액이 지난해부터 감소추세를 보였다”는 사실도 제시했다. 차입금 평균이자율이 상승하고,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이자보상배율이 급락하는 등 기업 재무부담 증가가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 외부자금 조달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고금리 상황 단시일 내에 끝나긴 어려워

하지만 기업들은 고금리 상황이 단시일 내에 끝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고금리 기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묻는 질문에는 올해 하반기까지라는 응답이 38.3%로 가장 많았다. 올해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란 응답은 15.7%에 그쳤다.

반대로, 내년 상반기(25.3%)와 내년 하반기(11.3%), 내후년 이후(9.4%)까지 고금리가 여전할 것이라고 본 기업의 비중은 모두 46%에 달했다. 다수의 기업들이 고금리 여파로 인한 자금사정 악화를 단시일 내에 해결될 문제로 보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최근 한국경제인협회(옛 전경련)가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 500대 건설기업 중 102개사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올해 연말 기준금리 수준에 대한 전망을 묻는 질문에서, 현재와 동일한 3.5%라는 응답이 32.4%로 가장 많았다. 이어서 ▲3.25%(30.4%) ▲3%(15.7%)로, 현재보다 0.25~0.5%p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전체의 46%에 달했다.

현재보다 기준금리가 더 오를 것이란 전망도 있었다. 현재보다 0.25%p 인상된 3.75% 수준을 예상한 기업이 15.7%나 있었다.

하지만 건설기업들이 감내할 수 있는 기준금리 수준은 이보다 크게 낮았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기준금리 수준에 대해서는 2.0%이하(20.6%)와 3.0%(19.6%)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3.75% 이상은 17.7% 수준이었다.

한경협은 3.25% 이하가 76.4%인 점을 들며, 이들 기업들은 “현재 기준금리 수준(3.50%)에서 이미 임계치를 넘었다고 응답했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