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이코노미

중견·중소기업 소상공인 매체
2024/04/17(수) 16:36 편집
스마트복지포털

주요메뉴

등기데이터2
메일 페이스북 트위터 프린트
Live 중기산업뉴스

계속되는 꿀벌 폐사…위기의 양봉산업 대책은

이상기후 등 복합적 원인 추정…지자체 ‘꿀벌 살리기’ 안간힘 쓰지만 

기사입력2024-02-29 00:00
“우리 도는 폐사율이 50% 정도 돼요. 이게 작년보다는 나아진 거예요. 그런데 다른 도는 더 심하다고 하더라고요.”

한국양봉협회 경남지회 정현조 지회장이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작년에는 벌꿀 폐사율이 90%에 육박했는데, 그나마 올해 상황은 나아졌다는 얘기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양봉 농가에는 긴장감이 감돈다. 월동을 끝낸 꿀벌을 깨워야 하는 시기인데, 벌통에 있어야 할 벌이 집단 폐사하거나 갑자기 사라지는 사태가 재작년부터 계속돼 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벌집군집붕괴현상(CCD, Colony Collapse Disorder)’이 일고 있는 것이다. 

이유를 두고 관련 학자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이상기후로 인해 집을 나간 꿀벌이 돌아오지 못하거나, 응애를 비롯한 각종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인한 피해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이에 각 지자체는 양봉 농가 지원에 나섰다. 하지만, 제대로 된 지원을 하려면 지역마다 벌꿀 폐사율, 꿀 생산량부터 어떤 질병이 많은지 지역별 특성을 알아야 하는데 이런 통계가 불명확해 맞춤형 지원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매년 각 농가의 꿀벌이 집단 폐사하는 문제가 발생하면서, 지자체는 꿀벌 살리기 지원책에 고심하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양봉 농가의 모습 <사진=경기도>

매년 계속되는 폐사…집계도 어렵고, 백신도 할 수 없다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도 위험에 빠진다고 많은 학자는 경고하고 있다. 꿀벌은 인간이 소비하는 식량의 약 1/3을 수분하는 역할을 하는 등 생태계 유지 및 보전에 중요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꿀벌이 생태계의 작은 건축가로 불리는 이유다. FAO(유엔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 100대 농산물 중 71종은 꿀벌의 화분 매개에 의존하고 있다.

문제는 꿀벌이 환경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기온이 따뜻하면 꿀 채집을 위해 벌통 밖으로 나가는데, 전국적으로 176억 마리의 월동 꿀벌이 사라진 것으로 추산된 2022년은 특히 이상기후가 심했던 해였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매년 계속되고 있다. 

한국양봉협회 경남지회 정현조 지회장은 “작년 초봄에 기온이 높아서 아카시아가 냉해를 많이 입었다. 꿀 생산량도 전년도 대비 60% 정도 낮았다. 요즘에는 꽃이 빨리 핀다. 그러면 꿀 작황이 좋지 않다”며, “올해도 일단은 4월 중순 정도 돼봐야 꿀 생산량이 얼마나 될런지 대충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걱정했다.

경기도 조류질병관리팀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해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올해도 2월이 돼 벌을 깨우고 보니 폐사가 많이 났다는 말을 들었다”며, “거래되고 있는 벌통의 가격을 보면 폐사율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이 되는데, 최근에 수십만원이 올랐다고 한다. 고가인 걸 보면 폐사가 많은 것”이라고 우려했다. 

꿀벌이 폐사하는 이유는 기후 문제만은 아니다. 경기도 조류질병관리팀 관계자는 “단적으로 뭐가 문제라고 딱히 꼬집기는 어렵다. 여러 가지 문제가 복합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라며, “이상기후에 따른 부분이 가장 크다. 혹자는 전자파에 관한 주장을 하는 학자도 있다. 질병 측면에서 보면 응애에 의한 피해가 크다. 꿀벌이 월동하는 시기에 응애 질병이 문제가 돼 제대로 월동하지 못하고 폐사하는 사태가 있다”고 말했다. 

양봉 측면에서는 백신을 할 수 없다는 특이성도 폐사율 증가의 한 원인이 된다. 이 관계자는 “꿀벌은 다른 종과 달리 백신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양봉의 경우 바이러스성 질병이 꽤 많은데도 불구하고, 다른 약제나 항생제 등으로 치료할 수 없다”며, “응애 방제약이나 바이러스 질병 관련 백신은 없기 때문에 소독제 면역증강제 정도로 대체하고 있다. 바이러스 질병은 면역체계에 의해 이겨내도록 도와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자체 ‘꿀벌 살리기’ 안간힘…“신경 쓰는 만큼 좋아진다”

경기도는 올해부터 특단의 결정을 내렸다. 국비 사업의 일환으로 ‘신품종 여왕벌 지원사업’을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경기도 축산정책과 관계자는 “2023년도에 8만 벌통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는 벌통 수의 30% 정도 되는 양이라서 꿀을 따는 데 큰 어려움이 있는 건 아니지만, 피해를 본 농가는 타격을 입기 마련”이라며, “올해에는 예산을 편성할 때 이 분야를 넣어 신규로 준비하고 있다. 도의 월동 꿀벌 폐사율이 많다고 하니까 농가에서 키우는 여왕벌도 피해를 봤을 테니 이를 대량증식 하는 체계를 갖추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경기도의 계획은 5월에 분양할 수 있는 여왕벌 1만 마리를 생산해 공급하는 것이다. 꿀을 채집할 인력(벌꿀)이 없어지는 것이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어, 산란 가능한 여왕벌을 증식해 이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12월부터 2월까지 여왕벌이 월동하는데, 날이 따뜻하면 벌이 나왔다가 기온이 급격히 내려가면서 벌이 동사한다는 게 폐사율 원인의 하나다. 또, 응애 피해로 인해 벌들이 집 밖으로 탈출해 돌아오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로 지목됐다. 갑자기 벌이 없어지니 여왕벌을 구할 데가 없어지고, 여왕벌을 구하지 못하니 벌통의 가격이 비싸졌다”며, 벌 수확기에 꿀 수확을 하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경기도 조류질병관리팀은 올해부터 양봉 농가 질병관리 지원사업을 시작한다. 경기도의 경우 노제마 등 설사 질병, 부접병을 비롯해 애벌레가 부패하면서 산란이 안 되는 문제를 야기하는 낭충봉아부패병과 진드기, 응애에 의한 질병이 많다고 한다. 특히 낭충봉아부패병으로 인해 토봉산업 기반이 무너질 정도로 심각하다고 한다. 꿀을 채취하는 시기에 말벌에 의한 공격도 벌통 자체의 힘을 약화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조류질병관리팀 관계자는 “맞춤형 질병 컨설팅을 새로 시작한다”며, “농가마다 어떤 질병이 문제가 되고 있는지 알기 위해 수의사를 통해 질병 검사를 병행하면서 자문해 주는 사업을 시범적으로 도입한 것”이라고 했다.

강원도 역시 꿀벌 월동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지원책을 강구하고 있다. 강원도 내 양봉 사육현황을 살펴보면, 2022년 말 기준 총 3297농가에서 하고 있고, 사육 군수로 따지면 18만750군이다. 

축산과 관계자는 “추우면 월동 피해가 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전기 가온 장치를 지원하고 있고, 양봉 기자재를 비롯해 꿀벌들이 먹는 먹이(화분) 등을 지원하고 있다”며, “이외에도 농협에 도내 꿀을 판매하는 등 줄어드는 생산량에 대비한 농가 지원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설채소 비율이 전국의 33%를 차지하는 경상남도는 꿀벌 폐사율은 비단 경남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한국양봉협회 경남지회 정현조 지회장은 “고추, 단감, 사과, 수박 등 작물이 경남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벌이 부족하면 시설 채소 농가들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며, “하우스로 재배하는 산딸기 농가에는 벌을 한 통씩 넣어서 수정시킨다. 그래야 작물이 좋게 나온다”고 지역 양봉산업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 “도 축산과와 방역과에서는 농가 교육 위주로 하고 있고, 협회에서는 회원들을 중심으로 방제 날짜를 정해 알려주고 있다”며, “벌통 내부 소독, 공장 주위 청결 등을 독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현재 도 방역과에서 질병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있다. 경남도의 벌을 수거해서 세균성 바이러스 검사를 하는데, 소독 전과 후로 나눠 검사를 해 각각 몇 가지의 바이러스가 나오는지 모니터링 하고 있다. 이런 방식은 전국에서 경남만 하고 있다”며, “결과는 다음 달이 되면 나올 것”이라고 했다. 특히 방역은 2022년부터 매해 봄, 가을마다 진행하는데, 이로 인해 바이러스가 많이 줄었다고 한다. 

지역별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지만…실태 조사는 어려워

매년 같은 문제가 발생하면서 각 지자체는 ‘꿀벌 살리기’에 여념이 없다. 하지만, 전국 단위는 물론이고, 각 지자체 역시 정확한 실태조사는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모든 양봉 농가를 지원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경기도 축산정책과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양봉 농가는 계속해서 줄고 있지만,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다. 취미 농가도 꽤 많고, 벌의 경우 월동을 위해 부산 등 다른 지방으로 가기도 하기 때문”이라며, “2019년도에 양봉법이 제정된 이후 양봉업 등록을 하도록 돼 있는데, 그 신고율이 100%에 이르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다 보니 지자체의 지원을 받는 농가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 관계자는 “양봉법에 의해 꿀벌을 키우는 농가와 지자체 지원을 받는 농가 위주로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단, 경기도 자체 통계에 따르면, 양봉 사업규모는 2010년 1749농가, 12만3613봉군에서 2020년 2788농가, 25만3043봉군으로 늘었다. 하지만, 2022년 이후 질병과 기후 변화 등으로 큰 피해를 보는 상황이다. 

전국 양봉 농가의 6.8%, 토봉 농가의 15.2%를 차지하는 강원특별자치도 역시 마찬가지다. 강원도 축산과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듣기로는 폐사율이 전년도와 비슷하다고 하는데, 아직 정식적으로 집계는 안 된 상황”이라며, “꿀벌 실종이 재작년과 작년에 연속해서 나타나 실태조사는 추진하고 있지만, 명확하게 꿀벌 실종 및 폐사와 관련해 조사된 건 없다”고 말했다.

지역별 특성에 맞춰 벌의 생육에 대한 지원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한국양봉협회 경남지회 정현조 지회장은 “경남은 고온다습하고, 밀원이 부족하다는 지역적인 특성이 있다. 즉, 꽃가루가 없는 것이다. 꽃가루가 있어야 벌의 생육에 도움이 된다”며, “벌의 먹이인 화분을 공급하는 것이 지금으로선 필요하다. 이에 도 축산과에 이런 내용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목록 top
스마트에듀센터

객원전문 기자칼럼

 
  • 부동산법
  • 상가법
  • 준법길잡이
  • IP 법정
  • 생활세무
  • 판례리뷰
  • 인사급여
  • 노동정책
  • 노동법
  • 인사노무
  • 민생희망
  • 무역실무
  • 금융경제
  • 부동산
  • 가맹거래
  • 기업법률
  • CSR·ESG
  • 예술만세
  • 작가노트
  • 예술별자리
  • 세상이야기
  • 빌딩이야기
  • 자영업
이전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