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매매거래량 늘었지만 아직 춘래불사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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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칼럼 아파트 매매거래량 늘었지만 아직 춘래불사춘 미분양 확대되고 있고, 주로 소형면적·저가 급매물 중심으로 매매

기사입력2024-03-28 12:00

함영진 객원 기자 (yjham@wooribank.com) ㅣ다른기사보기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함영진 부장대우

주택시장에 봄이 온 걸까? 1월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2만8113건(2024년 2월16일 집계기준)을 기록하며, 지난해 11월(2만6587건)과 12월(2만4121건) 보다 늘었다. 2023년 8월 3만6815건을 기점으로 4개월 연속 하락세를 못 면하던 매매거래가 연초 순증으로 돌아서며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짝 고개를 들고 있다.

1월 거래량이 작년 11월~12월보다 증가한 흐름은 서울(1820건→1797건→2055건), 경기(5882건→5723건→6853건), 인천(1501건→1354건→1739건)도 마찬가지라 집값이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한편 지난해 전세사기와 역전세 우려로 마이너스 변동률을 보였던 아파트 전세가격(한국부동산원 주간 주택가격동향 조사, 2024년 2월12일 누계 기준)은 올해 들어 전국이 0.11%, 수도권 0.36%, 서울 0.48%로 상승 추세다. 분양시장도 양극화는 여전하지만 서울 등지는 1월 들어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 등이 442.32대 1로 청약 마감하는 등 흥행에 성공하며 1순위 평균경쟁률이 195대 1을 기록했다.

주택시장의 이 같은 움직임에는 9억원 이하 주택을 최대 5억원 이내 대출 한도로 빌릴 수 있는 ‘신생아 특례 디딤돌대출’이 1월 시행(1.6%~3.3% 저리 대출)된 영향이 크다. 여기에 작년 1분기 가격으로 회귀한 집값 하향조정이 급매물 매입 수요를 이끌었던 것으로 보인다.

주택 임대차시장은 매수 대기자의 전세수요 전환과 올해 1만 가구대에 머문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 부족 우려로 전세가 상승을 예상하는 분석이 많다. 여기에 서울 아파트 분양시장은 3.3㎡당 평균 분양가가 상당했음(메이플자이 3.3㎡당 6831만원)에도 불구하고 신축물량 부족과 주변 주택 대비 차익기대로 청약통장이 몰렸다.

주택시장 전반의 회복을 기대하기에는 아직 일러 보인다. 미분양이 다시 확대되는 등 여타 지표를 살펴보면, 본격적인 회복장을 논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하지만 주택시장 전반의 회복을 기대하기에는 아직 일러 보인다. 입춘(2월4일)과 설날(2월10일) 이후 평년보다 따뜻한 봄기운이 주택시장에도 온기를 전하는 듯 싶지만, 시장을 좀 더 자세히 들어다 보거나 여타 지표를 살펴보면 본격적인 회복장을 논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우선 미분양이 다시 확대되고 있다. 2023년 2월(7만5438호)이후 9개월 연속 감소했던 전국 아파트 미분양물량이 11월(5만7925호)을 저점으로 12월 다시 상승했다. 6만2489호로 직전 월 대비 4564호 증가한 모습이다. 향후 미분양 순증의 지속여부가 변수가 될 수 있겠으나, 미분양 적체와 지방의 저조한 청약수요, 고금리와 PF대출 부실 이슈 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지난 1월 아파트 매매 거래시장이 직전 월보다 다소 나아진 것은 고무적이나 주로 소형면적, 저가 급매물 중심으로 매입 수요가 제한된 모습이다. 실제 2024년 매매 거래된 아파트는 3억원 이하 가액대가 55.05%로 전체 거래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49.5%보다 5.55%p 늘어났다. 반면 3억원 초과~6억원 이하는 2023년 33.36%에서 2023년 32.39%로 0.97%p 감소했다. 같은 기간 6억원 초과~9억 이하 거래도 10.22%에서 8%로 2.22%p 줄었다. 9억원 초과 거래는 6.64%에서 4.57%로 2.07%p 축소됐다.

특히 아파트 매매거래 중 직전거래 대비 하락한 거래비중이 2024년 44.7%로 지난해 43.5%보다 상승한 만큼 당분간은 가격만족도가 큰 급매물 위주의 한정된 수요 유입으로 제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금의 주택시장은 봄이 왔으나 완연한 봄을 느끼기 부족한 춘래불사춘(春來不似春)의 형국이다. 일시적 거래 회복에 조바심을 갖기보다는 본인의 자금과 지역 내 매물 및 공급량, 분양가 등의 적정성, 충분한 매매거래 회전율 등을 살펴 연내 구입 타이밍을 조율해도 늦지 않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함영진 부장대우)